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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 May 26. 2022

나에게 로또가 찾아왔다.

8년 전, 신랑과 신랑의 외가 가족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차 안에서 친구의 톡을 보게 되었다. 


"나 임신했어"


결혼 직후부터 임신을 원했지만 1년 넘게 소식이 없었기에 나의 스트레스는 상당했다. 그즈음 다니던 회사 동료들의 임신소식에 부러움이 커지던 무렵이라 너무나 축하받아야 마땅한 친구의 톡이 그만 나의 눈물샘을 건드리고 말았다. 

우는 나를 보며 눈이 퉁퉁부은 상태로 친지 어르신분들을 찾아뵐 수 없었던 신랑은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이후로도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집 근처 유명한 난임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도입부에서도 썼지만 임신이 되기까지 비슷한 시기에 맞춰 결혼을 한 나의 친구들과 지인들의 임신소식을 듣는 것이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말로는 축하한다고 했지만 때로는 질투에 사로잡혀 때로는 자책감에 너무나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임신의 경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배 위에 과배란 주사를 놓아야 한다. 주사를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누가 놔줘도 싫은 그 주사를 내 손으로 내 배에 놓는 것. 처음에는 배 근처에 가져다 대었다 뗐다를 몇 번이나 하며 겨우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워낙 얇은 주삿바늘에 주사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스스로 주사를 놓는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과배란 주사의 부작용으로 밤에 누워서 잠을 자지 못하고 앉아서 자야 할 정도로 배에 복수가 차서 꽤나 고생을 해야 했다. 복수가 차는 것 때문에 한동안은 혈액 내 수분이 부족해서 혈액이 끈적해질 수 있다고 해서 이온음료를 수시로 먹어야 하기도 했다. 


처음 인공수정을 하기로 결정할 당시 나의 담당의사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쌍둥이 임신 가능성에 대해 의사를 물었고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쌍둥이도 상관없다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과배란 주사의 처방을 결정하기 위해 물어보신 듯했다. 이 당시 모두 다 아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들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고 쌍둥이 삼둥이 육아의 환상이 생기던 시기였기 때문에 나도 꽤나 쉽게 쌍둥이 육아에 대해 생각하고 그렇게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인공수정 시술을 받고 약 일주일 전후로 착상이 된다고 하고 복수가 차는 증상은 인공수정 후 열흘 정도 지났을 때쯤 생겼다. 복수가 차면 성공이 됐을 확률이 높다고 해서 임테기를 했고 처음으로 보게 된 두줄. 

진짜일까?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시술 후 첫 외래에서 피검사를 했고 결과는 899. 수치상 다태아일 확률이 있다는 것. 


흔히 첫 번째 인공수정은 성공확률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난임부부들 사이에서 첫 번째 인공수정에 성공하는 것을 로또 당첨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바로 인공수정 1차 만에 임신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에게 로또가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여행 브런치 작가 아델입니다. 

저의 부족한 글들을 구독해주신 분들에게는 세계일주 여행기를 올리던 브런치에 갑작스러운 쌍둥이 이야기라 당황하셨을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찾아온 브런치에서 세계일주 여행기와 별개로 쌍둥이 육아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남들보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소소한 쌍둥이들의 육아 이야기 그리고 쌍둥이들과 함께할 새로운 여행 이야기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세계일주 여행기(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도 얼른 준비해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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