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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육각 Jan 10. 2022

[내식대로] 한 끼가 맛있으면 매일이 좋은 날

by 용훈, 이슬 부부(2)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초신선한 식재료의 ' 믿는 정육각이  (my style)대로 행복한 내식(eat-in)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내식대로> 인터뷰에서 #정육각을먹는습관 을 가진 이웃들을 만나보세요.




인터뷰 속 모든 이미지 출처는 인스타그램 @songforchoi


안녕하세요. 최용훈, 송이슬 부부입니다.

저희의 첫 번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1화를 먼저 읽어주세요.



계절의 맛


캠핑장에 올 때마다 식량을 푸짐하게 준비하는 편인데, 이건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예요. 이슬이가 직접 만든 밤조림이에요. 이슬이는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스무 번은 넘게 봤는데, 철이 오면 영화에서 나온 밤조림을 꼬박꼬박 만들어요. 만들 때 상당한 정성과 인내가 꽤 들어가는데 이슬에겐 그 시간이 힐링이래요.


올해도 어김없이 이슬표 밤조림

저희는 인스턴트나 완조리 제품을 거의 사지 않아요. 대신 지금 가장 신선하거나 제일 맛있는 메인 식재료를 구입하고, 맛을 살려줄 소스나 향신료, 야채들을 챙겨갑니다. 요리하는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신선한 식재료라면 굳이 속세의 맛을 팍팍 첨가할 필요도 없거든요.


 

밤이 오기 전에 간단히,

프렌치토스트


지금은 운영을 안 하고 있지만 논현동의 '67소호'라는 브런치 카페를 너무 좋아했어요. 지인분의 가게였는데 이슬이 오픈 초기에 그곳에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회사에 지쳐있다가도, 주말 67소호의 주방에 가면 늘 기분이 좋았죠. 이때 배운 요리들 덕분에 실력이 일취월장했고, 대표인 자매 두 분의 요리 스타일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67소호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크레이프였지만 우리의 최애는 프렌치토스트였어요. 그렇게 맛있는 프렌치토스트는 처음이었거든요. 네, 바로 그 기억을 더듬어, 67소호를 오마주한 프렌치 토스트 되겠습니다. 밖에서 먹으면 무엇이든 맛있지만 이 프렌치토스트는 추억의 맛이라 더 특별해요.


제철 과일을 잔뜩 올리는 게 포인트


소고기는 특별하다


용훈이 어렸을 때 특별한 날 가족들과 소고기를 먹었는데 자주 먹지는 못했어요. 특별한 날이 별로 없었나 봐요. 그 기억이 깊어서 지금도 의미를 두고 싶은 날엔 소고기를 굽는 게 제일 좋아요.


매달 25일은 용훈의 월급날이라 늘 맛있는 걸 먹는데요. 지난달엔 때마침 크리스마스까지 겹쳐 이 좋은 구실을 그대로 넘길 수는 없었어요.


둘 다 고기 냄새에 정말 예민한지라 정육각에서는 수육용 돼지고기를 주로 구입했는데, 특별한 날이니까 소고기를 굽기로 했습니다. 양도 넉넉한 등심을 골랐으니 스테이크를 굽기로 결정!


정육각은 '초신선'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소고기는 숙성 한우더라고요. 숙성 온도 차를 무려 0.01℃ 이하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니 저희도 최상의 상태로 요리해드려야죠(!). 캠핑장 출발 당일, 새벽배송으로 주문해두고 나가면서 잽싸게 픽업!


저희가 주문한 한우 등심 구이용(1+등급)은 스테이크용(30mm)입니다


어떻게 구워요?


스테이크는 기본에 충실하면 실패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전설의 스타 셰프 페란 아드리아의 요리책에서 본 4가지 지침이 있는데 이렇게 구우면 항상 성공했어요.


1. 고기는 고열에서 조리한다.
2. 기름은 최소한만 써서 조리한다.
3. 두꺼운 팬을 쓴다.
4. 고기의 1회 조리 분량은 팬의 크기에 맞춘다.

(출처:  <패밀리 밀>, 페란 아드리아, 세미콜론)

팬은 아주 아주 뜨겁게!


이슬이 빵을 굽는 동안 용훈이 커피를 내리면 손발이 착착 맞는 것처럼 스테이크를 구울 때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타이밍이 있어요.


고기를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 소금, 후추 등으로 시즈닝을 하고, 그 사이 채소나 다른 재료를 손질해요. 팬을 두 개 꺼내서 뜨겁게 달군 다음 하나는 가니쉬를 굽고, 다른 하나는 고기를 구워요. 팬에서 꺼낸 고기를 휴지하는 동안 접시에 가니시를 먼저 얹고 이것저것 세팅을 마무리하면 따끈하면서 래스팅이 잘 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요.


좋은 날을 만들어 주는 정육각 등심

용훈, 이슬처럼 굽고 싶다면 30mm로 선택하세요!




눈도, 고기도

사르르 녹네



두꺼운 등심 스테이크에 크리스마스 색감을 더해줄 청경채, 토마토, 마늘를 같이 구워 곁들였어요. 연말에 연이은 야근들을 잊게 할만큼, 소고기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습니다.


한우는 가격이 높은 데 비해 만족도 면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정육각 한우는 가격도 적당하고 숙성 컨디션도 일정하니까 저희 집 VVIP 손님(양가 부모님) 오시는 날 한 번 더 주문해야겠어요.


입에서는 등심이 사르르 녹고, 옆에서는 뱅쇼가 뭉근하게 끓고, 때마침 눈까지 내려서 정말 아름다운 순간! 기억도 사르르 녹지 않도록 카메라에 꼼꼼하게 기록하고요.



잠깐만

쉬었다

갈게요


배도 부르고 살짝 느끼하니까 뜨끈한 국물도 한 술 드시고, 잠깐 불멍 좀 때리세요. 캠핑의 묘미는 바로 이거예요. 멍 때리기.


평화가 온기처럼 스미는 순간


행복도 아카이브가 됩니다


작년 봄에는 캠핑을 주제로 유튜브도 시작했어요. 행복한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우리만의 아카이브를 쌓자는 마음으로요.


취미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자꾸만 재밌는 게 생겨서 큰일이에요. 평소에는 본캐에 충실하다 보니 업로드를 자주 하는 건 어렵지만 꽤 진지하게 임하고 있어요. 틈만 생기면 편집을 하거나 다음 콘텐츠를 구상하죠. 이슬의 본업이 콘텐츠 기획자라서 그런지 더 욕심을 내기도 해요. 아직 밸런스를 찾아가는 중이라 집중이 어렵지만 새해에는 더욱 나아질 거예요.

라고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인 이슬
이슬이의 브런치 레시피는 여기서 보세요


초등학생 남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네 식구의 일상도 들어보실래요?

일 때문에 번아웃에 빠진다면? 이 이야기에도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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