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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프번들 May 17. 2022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지혜

Dear Life

  사막에서 사는 선인장이 왜 나를 이곳에 살게 했냐고 원망하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선인장은 뜨거운 태양과 모래바람, 물기 하나 없는 그 척박한 땅에서도 꽃을 피우고 자기 자신을 실현하며 살고 있다. 땅에 떨어진 씨앗 위에 큰 바위가 굴러와 누르고 있어도 씨앗은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려 한다. 씨앗은 바위틈으로 손을 내밀어 하늘을 향해 몸을 세우려고 혼신을 힘을 쏟아붓는다. 우리는 온몸이 비틀어져 있어도 활기차게 주어진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에의 경외감을 갖게 된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저마다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최선의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그녀도 대학까지 나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였다. 엄마는 딸의 장래에 대해 심하게 간섭했다. 그녀의 인생은 엄마에게 담보 잡혀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철학관에서 점 보러 다니면서 그것을 믿고 강요할 때면 너무 화가 났다. 엄마의 간섭은 모두 자신이 잘되라고 하는 것임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 더 이상 참기가 어려웠다. 그는 엄마의 지나친 기대와 욕심, 그리고 자기의 독립적인 삶 사이에 갈등으로 지쳐있었다.      

   사막의 선인장도 바위에 눌린 씨앗도 그들 나름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싶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엄마는 헬리콥터처럼 머리 위를 빙빙 돌면서 잔소리를 퍼붓고 있다. 노심초사 딸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려는 엄마는 딸의 고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그녀와 엄마의 갈등은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날까. 아마도 두 가지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하나는 엄마가 이기고 딸이 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딸이 이기고 엄마가 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긴 사람은 기분이 좋겠지만 진 사람은 항상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모든 관계를 끊고 싶을 것이다.      


  갈등은 서로 자기가 이기려고 하므로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타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무승부 법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녀는 먼저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엄마 의견 중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을 적어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주장도 정리해 보는 것이다. 그런 후 자기의 생각을 분명하게 엄마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양보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무승부 법은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 타협하게 한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하면서도 자기의 생각과 느낌, 주장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엄마와 자녀와의 갈등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엄마가 자녀를 자기 소유물로 보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의존적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로 자기 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자연에서 생명들은 환경과 서로 타협하면서 살아가듯 엄마와 딸도 지혜롭게 타협하며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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