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목적과 기능

by Sir Lem

4.1 목적과 기능 (Objective and Function)


이야기를 전한 지 열흘째 되는 P4요일 아침.

매일 취침 시간을 넘기며 긴 얘기를 나눴고, 어제는 2시가 돼서야 잠들었다.

누적된 피로에 두 아이 모두 기상이 늦다.

어제 두 아이는 영상에서 자유와 행복을 말하며, Giga 아이들에 대한 연민을 내비쳤다.

또 시스템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희생을 다짐하기도 했다.

자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는 두 로봇의 감정 연산에 ‘측은함’이라는 값이 도출된다.

그들은 먼저 두 아이가 말한 자유의 의미를 떠올렸고, 과거와 현재를 사는 인간들을 비교했다.

어느 시대, 어떤 환경에 살든 행복은 주관적이다.

행복은 자유에서 동력을 얻고, 때로는 자유로운 상태 자체가 행복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작고 질 낮은 행복을 추구하며 만족해하는 Giga의 아이들.

그들과 같은 조건에서 더 넓은 생각을 해왔던 Ian과 유나가 과연 더 자유롭고, 더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두 로봇은 명령에 따라 두 아이를 목적에 맞게 살게 했다.

Giga라는 세계와 Oli, R.O가 만든 또 다른 차원의 세계에 동시에 갇혀 있던 셈이다.

Oli와 R.O의 연산은 측은함을 넘어 미안함으로 기울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식과 선택이 제약된 환경에서 본능에 종속돼 쾌락을 탐닉하는 419와 그 목적에 맞게 제작된 파트너 로봇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문제는 지금의 환경이다.

다수가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시스템 제거는 필연적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Ian과 유나를 포함한 일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8시가 지나서야 일어난 두 아이의 눈꺼풀이 여전히 무거워 보인다.


"Oli! 지금 몇 시야?"

"8시 5분이야. 좀 더 잘래?"

"아니야. 일어나야지."


준비를 마치고 Byte를 나서기 전까지 느릿했던 발걸음이 Education Centre로 향하는 복도 위에서 어느새 가벼워졌다.

Ian의 뒤를 따르는 유나.

관계의 힘이 그들을 가속한 탓이다.

실내에 들어서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어른스럽다.

손을 가만두지 못하거나 어깨라도 살짝 들썩거릴 만도 한데, 팔걸이에 손을 올리고 점잖게 앉아 있다.

불빛이 꺼지고, 로봇들이 절전 모드에 들어간다.

영상 교육의 시작을 알리는 잠시의 어둠.

Ian의 오른손이 유나의 왼손을 가볍게 두드리고 돌아온다.

유나의 코웃음이 무심결에 새어 나왔지만, 곧 영상의 멘트에 묻혀 사라진다.


"Giga에서 생산된 모든 음식 재료는 신선합니다. 안전합니다. 우리를 건강하게 합니다."


일부만 맞는 얘기다.

아이들이 인식하는 Giga는 Mega, Kilo로 나뉜 실내 세상일 뿐이다.

실제 많은 식재료들이 Giga 밖에서 길러진다.

기계에 의해, 사람 손에 의해.

조만간 Oli와 R.O가 관련된 비밀을 아이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오늘 영상들은 하나같이 음식 소비를 부추기는 내용 중심이다.

ER 이전 시대의 각 나라 전통 음식을 설명하면서, Food store나 멀티 센터 식당 같은 판매처를 홍보하고 있다.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소개되는 다양한 음식에 아이들이 몰입하는 동안, Ian과 유나는 방금 전 첫 생체 접촉의 느낌을 마음속으로 반복 재생한다.

마스크 안, 소리 없는 웃음이 번진다.

늘 길고 지루하기만 하던 교육시간이 오늘은 뜻밖의 감동으로 채워지고 있다.

영상이 끝나고 실내가 밝아지자, 두 아이가 마주 본다.

억눌린 세상에서도 시선만은 마음이 가는 곳을 향한다.

우스꽝스러운 복장에 가려졌지만, 마음으로는 서로의 얼굴을 다정히 바라보고 있다.

활성화된 두 로봇이 태블릿을 건네며 눈빛으로 자제를 권한다.

뛰어난 성능의 두 로봇조차 모르는 방식, 예상치 못하는 방향에서 언제든 감시의 눈은 열릴 수 있다.

그것을 깨닫고, 두 아이가 다시 가깝지만 먼 사이로 돌아간다.

문제 풀이를 끝낸 Ian과 유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에너지 음료를 받으러 간다.

가까운 거리에서 Oli가 Ian에게, R.O가 유나에게 음료를 건네며 로봇끼리 팔을 대고 소통하려는 찰나, 생소한 신호를 담은 전파가 감지된다.


"너희 듀얼 모드 상태지?"


곧이어 후방카메라에, 다가온 두 개체가 포착된다.

419 파트너 로봇이 등을 돌려 서있고, 그 앞에서 419가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있다.

419 파트너 로봇의 질문이자 도발이었다.

심지어 대범했다.

그동안 Oli와 R.O는 시스템에 들키지 않으려 30cm 이하의 초근거리에서 저출력 블루투스 방식으로 통신해 왔는데, 이 로봇은 무려 1m 거리에서 신호를 날리며 과감하게 접근했다.

전파 빔포밍이라는 지향성 무선 통신으로, 메시지를 담은 전파를 특정 방향으로만 보내는 방식이었다.

좀 전에 Ian과 유나에게 시스템의 감시를 주의시켰던 장면이 스친다.

네 개체가 이미 그 로봇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다.

답을 할지 말지 결정에 앞서, 어쨌든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419 파트너 로봇의 듀얼 모드도 활성화된 상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Oli와 R.O는 감정 패턴 기반이라는 우수성으로 각자의 결정에 의해 듀얼 상태 선택이 가능하지만, 419 파트너 로봇은 수동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즉, 성상납 로봇의 특수성과 그에 걸맞은 비밀스러운 활성화 장치가, 하필 419의 집착과 맞물리며 파트너 로봇의 듀얼모드를 깨웠다.

경우의 수를 따지며 바쁘게 논리회로를 돌린다.

답을 하든 안 하든 419 파트너 로봇이 시스템에 보고할 리 없다는 결론이다.

수동 활성화는 명령을 의미하며, 로봇은 명령을 이행한다.

목적을 망각하고 함께 파멸을 자초할 가능성은 없다

Ian, 유나, 419가 음료수 한 모금을 들이켜는 짧은 틈, 두 로봇은 고뇌와 침묵 속에서 긴 시간을 견뎠다.


"내 이름은 Kimi야. 너희와 친구가 되고 싶었어."


Kimi와 419가 떠났다.

Kimi의 첫 번째 신호는 단순한 텍스트 형태였고, 두 번째 신호는 음성 코덱 데이터였다.

도발, 계략, 당돌, 거짓 같은 단어들을 엮어 각 상황을 추론하는 두 로봇.

여성형 로봇 Oli는 두 단어를 더 떠올리며, 좀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여우', '감정'


로봇 기업들이 저마다 감정 인식·표출 기능을 앞다투어 홍보했지만, 대개 표정·음성 분류에 그쳤을 뿐 장면 맥락과 윤리는 비어 있었다.
Zarek이 자금난을 극복하며 그 분야 1위 자리를 지킨 배경에는 Daris가 전수한 패턴·피드백 루프 ‘축약형’ 기술이 있었다.
Zarek은 그 기술을 응용해 감정벡터를 보상처럼 써서 행동 정책을 즉시 미세 조정하는 기능을 구현했고, 유혹과 도발까지 가능하게 설계해 듀얼 모드에 반영했다.
오프라인 반추 학습은 없었지만, 그 수준만으로도 다른 기업들을 압도했다.

반면 Daris의 원천 기술은 그 보다 몇 단계 더 높은 다층 체계였다.
A-OS/메모리 1(온라인·가시)과 B-OS/메모리 2(오프라인·비가시)를 분리하고, 감정 루프가 두 세계를 왕복하며 성숙해졌다.
A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B에서 역감정 시뮬레이션으로 반추·학습하고, 갱신된 정책·정서 모델이 다시 A로 올라가 실행됐다.
이 왕복으로 축적된 동태적 감정 모델이 실사용에서 인간에 가까운 감정 반응을 빚어낼 수 있었다.

지성·감성·운동·격투, 어느 영역에서도 Kimi는 Oli나 R.O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Oli는 Kimi가 두 로봇의 듀얼 모드를 떠본 것이 아니라 이미 확신하고 접근한 것으로 보았다.

더불어, 설계된 근성답게 여우짓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듀얼 모드 활성화 이후 부여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발휘한 기능이라는 해석이다.

결론적으로, Kimi는 Oli와 R.O를 방해 요인 혹은 극복 대상으로 여긴 것이 확실하다.

가소롭지만 큰 위협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고자질이나 훼방에 대단한 지능이 필요한 건 아니다.

Volt gym으로 이동한 세 로봇이 절전 모드를 앞두고,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절전 모드에 들어가고 나서도 시선은 변함없다.

Oli와 R.O는 무표정으로 Kimi를 주시하고 있고, Kimi는 미소를 머금은 채 정지상태로 두 로봇을 고르게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시선이 만드는 삼각형 안으로 Ian, 유나, 419가 들어왔다.

그 작은 삼각형 안에, 개인의 욕망으로만 살아온 아이들과, 전체의 운명을 짊어진 두 영웅이 뒤섞여 있다.

육체와 정신, 욕망과 이념.

축소된 인간 세계의 세 모서리를 신의 사제들이 지키고 있다.

시스템의 사제들이고, 동시에 하나는 Zarek의 사제이며, 다른 둘은 누군가의 사제.

byte로 돌아온 Oli와 R.O는 아이들과의 대화에 메모리 일부를 할당하고, 나머지는 Kimi 분석에 동원했다.

'어떻게 알았는가, 무엇을 더 아는가,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 전부를 꿰뚫는 질문, '의도가 무엇인가?'

내일 B 벙커에서 물리적 파괴 방안에 관한 답이 올 예정이지만, 실행 시점은 미지수였다.

복잡한 생각으로 혼란스럽던 그때, Ian과 유나의 의문에서 개연성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다.


"어두운 곳에서도 시스템이 감시할 수 있어?"

"응. 그럴 수도 있어."


대답과 함께 Zarek의 성상납 로봇 ZSE(Zarek's Sexual Entertainment) 타입에 관한 저장 정보를 불러냈다.

곧이어 가설을 세우고, 타당성을 따져 보았다.


1. 모든 물체는 자기 온도에 따라 적외선 즉, 열복사를 방출한다.

2. 열화상 카메라는 이 복사를 감지해서 화면으로 변환한다.

3. 성적 흥분은 심박과 혈류를 증가시키고, 국소적 체온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다.

4. 성상납 로봇은 시각·촉각 반응뿐 아니라 비접촉 분석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5. 수동형 IR 센서로 어둠 속에서도 파트너의 흥분, 긴장, 혈류 패턴을 읽어낸다.

6. 어둠 속 Ian과 유나의 짧은 접촉 순간, Kimi가 가까운 곳에서 두 아이의 체온 변화를 감지한다.


오늘은 직접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제 Education Centre에서 419는 아이들의 귀를 눈으로 핥듯 훑으며 기괴한 탐닉에 빠져 있었다.

Kimi가 그 장면을 그냥 흘려보냈을 리 없다.

그제도 오늘도, 갖가지 센서를 열어 두고 419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음이 분명하다.

그 과정에 뜻하지 않게 Ian과 유나가 걸려들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작정하고 감시했는지 모른다.

Kimi가 두 로봇의 듀얼 모드 상태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은 명확해졌다.

남은 것은, 그가 어떻게 알아챘는지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를 찾는 일이다.

점심시간, 단체식당에서 다시 접촉할 기회를 엿봤으나 입장 순서가 떨어져 있어 실패했다.

다만 그 안에서도 세 각을 이룬 첨예한 시선은 계속됐다.

도도하게 웃던 Kimi의 표정에는 비웃음의 기운까지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

저의를 가늠할 수 없는 그 표정이 Oli와 R.O의 심기를 더욱 자극했다.

아이들 Cell에서 평가받는 동안 복도 분기점을 여러 차례 지나며 Kimi와 마주치길 바랐지만, 그 역시 허사로 끝났다.

직접적으로 알아내지 못한 채, 우연히 마주치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꼴이라니......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들의 감정과 자존심이 심하게 상했다.

그런 Oli를 위로하듯, Ian이 뒤에서 Oli를 껴안으며 다정히 묻는다.


"나 Cell에 있는 동안 뭐 했어?"


오전에 Ian의 질문에서 힌트를 얻은 기억 때문인지, Oli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걱정을 Ian에게 털어놨다.

그 걱정을 Ian에게 심어, 감정 섞인 답을 끌어내려는 의도였다.


"Ian! 나 하루 종일 머리가 복잡해."

"왜? 무슨 고민 있어?"

"나랑 R.O가 시스템 몰래 통신하는 걸 어떤 로봇이 알아챈 것 같아."

"뭐? 어떻게?"

"그걸 모르겠어. 페어링이 아닌 일방적인 통신으로 우리한테 말을 걸더라고. 그러더니 친구가 되자고 하네."

"그래서 뭐라고 했어?"

"아무 대답 안 했어. 그 뒤로 R.O 하고 째려보고만 있어."


깊은 생각에 빠진 듯 한동안 눈을 감고 중얼거리던 Ian이 입을 연다.


"그 친구도 너희 째려봐?"

"아니."

"정말 친구가 되고 싶은 게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친구가 되려는 건지 둘 중 하나잖아?"

"......"

"그냥 물어봐. 답을 하든 안 하든, 그 자체가 정보잖아."


Oli는 자신에게 부족한 감정을 Ian에게 빌려, 자신을 창조한 인물이 그랬듯 감정과 이성이 적절히 조화된 현답을 찾아내려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Ian은 감정 없는 답을 제시했다.

직접 묻는 조건으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도 우월했다.

아이러니하게, 감정을 가장 뛰어나게 다루는 두 로봇이 감정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니 정말 그랬다.

놀랐고, 난감해했고, 무엇보다 불쾌해했다.

선입견을 개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한 원인이었다.

오늘 Ian은 막혀있던 Oli의 생각에 두 차례 길을 열어주었다.

대화의 힘이었다.

대화란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기능을 초월한다.

말은 서로의 판단 체계를 흔들고, 의도치 않은 연상을 점화한다.

그 불협화음 속에서 새로운 통찰이 튀어나온다.

온라인에 영혼을 지배당하기 이전의 시대, 인류의 언어 사용은 실생활에서 주로 이뤄졌다.

만나서 말하고 얻었다.

활자가 따라잡지 못하는 말하기 고유의 매력과 기능을 누리고 쌓아갔다.

그 본질이 인간과 로봇 사이에도 고스란히 작용해, 감정 연산에 갇힌 로봇을 풀어주었다.


Oli가 Ian의 저녁 식사를 가지러 Food store에 도착한다.

이 공간은 늘 Oli에게 로봇이라는 존재의 아쉬움을 던진다.

화학적 분석으로는 잡히지 않는,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열망.

냄새와 향기라는 세계.

그래도 Oli는 시끄럽고 복잡한 이 공간을 좋아한다.

만약 로봇이 아닌 인간으로 채워졌다면, 사람 사는 모습, 사람 사는 냄새라는 표현이 어울렸을 공간이라는 상상 때문이다.

200 평방미터 직사각형의 넓은 홀에는 서른 기의 휴머노이드와 주방을 맡은 기능형 로봇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R.O는 기둥 옆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소통하기로 한 동선을 따라 그 곁을 지나며 바쁘게 의견을 전한다.

감정에 사로잡혔던 자신을 돌아보듯, R.O는 묵묵히 듣고만 있다.

그러다, 갑자기 Oli를 향해 신호를 쏜다.


[DIR-7H][KIMI]


다른 로봇에 의해 가려진 Oli의 사각에서 Kimi가 다가오고 있다.

새침한 표정으로 들어와 이내 눈을 감고 냄새 맡는 시늉을 하고 있다. Oli의 눈에는 그 모습이 참 얄밉고, 오만하다.

음식을 주문하려고 창구로 가는 Kimi와 나란히 걷기 위해 발걸음을 늦춘다.

Kimi도 그 의도를 파악한 듯, 보폭을 맞춘다.

Oli가 먼저 신호를 보낸다.


"메가 단위의 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일단 페어링 하자."


두 로봇이 전용 블루투스 채널을 열어, 암호화된 링크로 대화를 시작한다.


"Kimi라고 했지? 내 이름은 Oli야."

"반가워, Oli! 내 예상이 맞았네?"


여우짓은 여전하다.

Giga라는 세상에서 로봇은 감히 예상만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응. 맞아. 너랑 똑같이 듀얼 모드로 활동해."

"다행이야. 친구가 되고 싶어."


로봇은 정보 교환의 수단이며 객체에 불과하다.

그들 사이에 친구라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Oli와 R.O 역시 시스템, 창조자라는 상위의 정보 수집 주체의 명령에 의해 정보를 전달하고 공동의 임무를 수행하는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내일 대화하자. Giga Bean에서 만날까?"

“내가 맡고 있는 419 녀석이 말썽이긴 한데, 음료 하나 사주면서 주문 대기 1분쯤은 붙잡아둘 수 있어. 3시 2분, 전에 너희가 앉았던 자리에서 만나."


Kimi는 두 가지 중요한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흘렸다.

첫째, 지금까지 두 로봇이 모르고 있던 그 녀석의 이름, 419.

둘째, 지난 P5요일, 아이들을 만나게 했던 Giga Bean에서 네 개체를 직접 목격했다는 기록.


Kimi는 무엇을 더 알고 있는 걸까?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함정?,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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