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활비도 선택과 집중
남편은 벌써 은퇴한 지 2년 7개월 차입니다. 저는 올해 2월에 은퇴를 했어요. 우리는 은퇴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1년씩 살자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은퇴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안으로 자연휴양림을 1달에 1~ 2번 예약해서 여행하기로 했어요.
올해 3월 말부터 국립 변산 자연휴양림, 국립 방장산 휴양림, 주작산 자연휴양림, 국립 진도 휴양림, 국립 운장산 휴양림, 데미샘 자연휴양림, 팔공산 금화 자연휴양림,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용봉산 자연휴양림 9개를 4개월간 다녀왔습니다. 그중에서 남편이 4박 5일 교육을 진안에서 받아서 운장산 휴양림 3박 4일, 데미샘 휴양림에서 1박 2일을 했어요.
우리가 자연휴양림을 주로 여행하다 보니 좋은 점은 숙박비가 평일에는 호텔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그러나 자연휴양림은 불편한 점도 있어요.
첫째는 자연휴양림은 예약하는 날짜를 놓치면 예약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리고 휴양림은 성수기나 주말에는 추첨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은퇴한 부부라 주로 주중에 예약을 했어요.
둘째는 국립휴양림은 화요일이 쉬는 날이라 중간에 공립, 사립 휴양림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주로 휴양림을 3박4일 이용하는 경우 휴양림과 휴양림 거리가 가깝지가 않습니다.
셋째로 휴양림 이용시간이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합니다. 휴양림은 아침 11시 정도 퇴실하고, 오후 3시 정도에 입실입니다. 가장 좋은 시간대를 이용하려면 2박 이상을 이용해야 편안합니다.
남편이 진안에서 교육받는 첫날은 제가 그 교육장소 밖에서 하루 종일 놀았어요. 남편이 엄청 미안했나 봐요. 그다음 날부터 교육장소와 가까운 마이산에 가서 놀아보라고 남편이 운전해서 사전답사도 갔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다음 날 마이산 검색을 하고 갔는데 남편과 사전 답사를 간 곳이 아니었어요. 이유인즉 첫날은 마이산 북부를 다녀왔고, 둘째 날은 마이산 남부를 다녀왔어요.
제가 마이산 남부를 갔다 왔을 때는 진안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마이산 북부에 가서 느낀 점은 봄날이었는데 가을 하늘처럼 높고 맑은 파란색이었어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 쳐다보았던 그 맑은 파란 하늘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선들선들한 바람이 저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이때부터 제가 진안을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마이산 북부는 평일이라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저 혼자 마이 열차를 타고 연인의 길도 가 보았어요. 그리고 제가 은수사 평상에 누워서 맑은 하늘과 마이산을 보며 1시간 정도 놀고 왔어요. 마이산 북부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저에게 강렬하게 심어주었어요.
4박 5일간 남편 교육이 끝난 후에 집에 돌아오면서 “우리가 거주하는 이 땅은 하늘이 왜 이렇게 뿌였지? 공기도 좋지 않은 것 같아”라는데 의견이 일치되었습니다. 그다음 날 남편이 진안에 월세나 전세 집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다행히 부동산 사장님이 월세집이 있다고 해서 그다음 날에 다시 진안에 왔어요. 지금 사는 집을 보고 다른 사람이 계약할까 봐 계약금도 20%을 지불했어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진안에서 우리 부부는 월세 2년을 계약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진안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올해 처음으로 진안에 남편과 저는 방문했어요. 저는 진안에 대한 기억은 고등학교와 대학 동기인 친구가 집이 진안이었어요. 그렇지만 저와 그 동기는 학교 다닐 때 별로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제가 다른 친구를 통해 전화번호를 수소문해서 전화로 신고식만 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그 친구와 만나서 진안에서 더 즐겁게 노는 방법을 배우려고 합니다. 그 친구도 경기도에 살다가 최근에 낙향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진안에 세컨드 하우스에서 월세로 사는 것은 은퇴한 우리 부부의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골에 살면서 불편한 점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좋은 집을 월세로 살아서 불편한 점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이웃을 만나서 우리가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우리 부부의 2년 월세 계약은 너무 장기간이라고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안에 사는 동안에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을 두루 돌아다녀 볼 예정입니다. 은퇴 후 전원생활은 월세나 전세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우리가 느끼는 행복한 소소한 행복이 날마다 쌓이면 만복이 가득하지 않을까?
우리 부부가 세컨드 하우스 전원주택에 월세로 살면서 느끼는 장점 3가지입니다.
1.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가 생긴다.
처음에는 우리가 원래 살던 아파트와 세컨드 하우스 거주기간은 각각 4박 5일씩 하기로 했어요. 그러나 진안에 거주하다 보니 거주 기간이 4박 5일에서 9박 10일로 증가하고 있어요. 진안에 오면 공기도 좋고 하늘도 참 이쁩니다. 아파트에서 누릴 수 없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파트에 살면서 위층과 아래층 소음,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 아파트 놀이터에서 떠드는 소리 등이 들립니다. 전원주택인 세컨드 하우스는 사람의 소음이 없습니다. 다만 자연의 소리인 풀벌레 소리, 홈통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등은 들립니다. 이런 소리는 소음이 아닌 힐링이 되는 소리입니다.
맑은 하늘과 공기를 벗 삼아서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밖에서 했어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날씨가 서늘해져서 이제는 아침 식사는 2층 베란다에서 하고 있어요. 아침 햇살이 등 뒤로 따스하게 쪼이는 따뜻한 기분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어요.
세컨드 하우스에 오래 머무르면 맨발 걷기 흙길도 남편이 조금 더 쾌적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예전에는 길 가운데 풀이 나 있었어요. 그 가운데 풀을 모두 제거해서 평평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그 맨발 흙길 주변에 가을이 되어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이름 모르는 노란 꽃, 분홍 꽃, 흰 꽃, 보라색 꽃이 피었어요. 남편이 만든 흙길과 함께 자연이 꽃길도 만들어 주었네요.
2. 전원주택 생활은 일상이 여행의 즐거움이다.
우리는 "세컨드 하우스가 너무 좋다! 좋다! " 하고 집 밖으로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옆집 사는 분들이 우리가 집 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아서 '살아있나? '하고 살펴보러 와 주셨어요. 우리가 세컨드 하우스에서 4박 5일 거주할 때는 집안에서 하루 종일 놀아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우리가 진안에 거주하는 날이 9박 10일로 증가하자 집에서만 지내기는 약간 지루했어요. 우리가 진안에 살 수 있는 기간은 2년입니다. 이제는 우리는 진안 군민으로서 진안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은퇴한 부부가 전북 진안에 살면서 주변 지역에도 방문하면서 전라도 풍류를 누리고 있어요. 이러한 사소한 즐거움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진안은 노후를 즐기기에 쾌적한 지역입니다. 우리가 진안 군민이 되면서 진안홍삼스파도 1/3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남편은 이제 노인이 되어 작은 목욕탕도 2,000원에 주 2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부부는 낯선 지역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서 과감하게 월세를 살 수 있네요.
3.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에 집중한다.
제가 시골 할머니처럼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남편이 밭에서 가져온 부추를 다듬었어요. 이유는 저에게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하네요. 예전에 저는 매일 사무실에 앉아서 일만 했어요. 제가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 햇빛을 쪼이러 밖에 나가기도 싫고, 시간도 마땅하지가 않았어요.
우리는 주로 집밥을 먹습니다. 우리 집 냉장고 냉동실에는 인스턴트식품이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우리 부부는 식성이 거의 비슷합니다. 우리가 은퇴 후에 외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는 건강한 먹거리를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제일 맛있습니다. 둘째는 은퇴 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식비뿐입니다. 은퇴 후에 남편이 물건은 사지 말고 먹고 싶은 것은 식재료를 사서 먹자고 합니다. 제 노동력이 들어가면 싼 가격에 좋은 품질 음식을 먹을 수가 있습니다.
진안은 고원지대라 햇빛이 좋아서 농산물을 말리고 싶어서 사 왔어요. 요즘 만가닥 버섯, 새송이 버섯, 표고버섯, 송화 버섯을 말려서 육개장,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에 풍부하게 넣어서 먹고 있어요. 남편이 버섯을 너무 많이 사 온 것 아니냐고 하네요. 저는 버섯을 말리면 줄어든다고 결코 많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비타민 D가 부족해서 영양제를 처방해서 먹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영양제 먹기 싫어서 햇빛에 건조한 식품들을 챙겨서 먹고 있어요.
제가 전원주택에서 월세 살기에 불편한 점도 찾아봤습니다. 사실 우리는 100% 만족이지만 불편한 점을 찾는다면 왜 없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전원주택 월세 살기 불편한 점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전원주택 거주하면서 불편한 점 3가지입니다.
1. 베이비부머로 2시간 운전은 장거리 운전이라 사고 위험성도 있다.
남편과 제가 베이비부머로 모두 60이 넘었습니다. 남편은 호적상으로 만 65세 노인이 되었습니다. 노인은 시야가 좁아지고, 운전할 때 반응 속도도 늦어집니다. 제가 옆에서 보면 남편은 가끔씩 차선을 어길 때도 있어요. 그래서 남편 운전할 때 제가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해서 졸지 못합니다.
아파트에 거주할 때 남편은 운전자 보험을 해약했어요. 그러나 세컨드 하우스 이동할 때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해서 남편은 운전자 보험을 다시 가입했어요. 남편이 2/3을 운전하고, 제가 1/3을 운전합니다. 이제 우리는 노인들이라 혼자서 2시간을 운전하기는 약간 무리입니다.
2. 식비 이외에 생활비로 100만 원이 더 지출된다.
우리가 전원주택에 월세 계약했다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수도권으로 전원주택을 얻었다면 환영을 했을 거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저 멀리 남쪽으로 가니까 축하를 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친구가 전세가 나가지 않아서 아파트 2개 관리하고 있어요. 저보고 집 관리비가 2배로 들 텐데 하면서 걱정을 해 주었어요.
처음에 전원주택 생활 경비는 월세와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 통신비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한 것 이외에 전원주택지까지 이동 거리가 멀면 주유비와 고속도로 통행료가 월세만큼 들어가네요.
3. 부부 위주 생활로 다른 사람과 교류할 시간이 없다.
제가 직장 생활하는 동안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려고 해요. 그런데 5일은 진안에 살고, 3일~5일 주거지에서 살아요. 그런데 주거지에 가서 몇 가지 일을 하다 보면 식사 날짜를 잡기가 어려워요. 제가 고마운 사람에게 식사 시간을 잡으려면 상대방에게 3~5일 선택권을 주고 약속을 잡아야 예의라고 생각해요.
0월 0일만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면 듣는 사람이 불쾌할 수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어지는 일들이 많아지네요. 국민연금공단에서 노후준비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노후에 너무 부부 위주로 생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해요. 부부가 한날한시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친구 관계도 중요하다고 해요.
전원주택에서 월세로 5일 살기는 생활비 절약에는 도움이 안 됩니다. 우리는 전원주택 월세 사는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다른 비용은 절약하고 살아요. 사람들이 가치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삶의 만족도는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저는 생활비는 추가로 100만 원이 더 들지만 전원주택 월세살이로 삶의 질은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남편과 저는 지병이 있어서 해외여행 가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분들은 해외여행 가는 것이 좋으면 그곳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실 것 같아요. 우리는 해외여행 대신에 국내여행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여행을 매번 다니는 것도 싫어서 전원주택을 월세로 사는 것이 좋아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니 무엇이 좋은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선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합니다. 나에게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은퇴 후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