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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울과 철학 Dec 02. 2021

절망 극복하기

우울의 시간을 받아들일 것

절망의 시간이 계속되어도 절망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절망의 상황은 보통 계속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절망에 수반하는 감정들은 점점 옅어진다. 슬픔, 집착, 미움, 구원되지 못할 것 같은 감정들은 점점 옅어지거나 사라진다. 이러한 감정들은 영속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영속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은 슬픔, 집착, 미움에 빠진 사람들이 생을 스스로 마감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죽음을 통해 슬픔의 문제를 나름대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절망 자체는 죽음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절망을 안고 있으면서도 그에 수반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잦아들기를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단 이러한 감정들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이러한 감정을 잊고 세상에 나간다고 해도 얼마 안 있어 같은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더 큰 울림으로 감정들이 일어나서 그때야  '내가 회복된 것이 아니었구나' 하고 자책하게 된다. 절망의 상황에서는 철저히 절망해야 한다.


고뇌는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경험해야만 치유된다

  마르셀 프루스트


분명한 것은 영원히 쓰러진 채로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슬픔과 미움 같은 영속적이지 않은 감정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 전과 달라진 점은 더 이상 세상을 낙관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슬픔과 불행이 가득 차 있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자아의 모습이다. 세상에는 어떠한 불행한 일들도 있을 수 있다. 그것에 대비하는 과정은 극심한 우울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러한 우울증의 나날 속에서도 항해의 전망을 놓지 않는 것이 참된 자아의 모습니다. 링컨을 관찰해 온 사람들은 그가 정반대의 특질들을 잘 종합해 낸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링컨을 ‘불안정하면서도 강인한 사람, 폭풍우에 흔들리지만 목표를 향해 끈질기게 나아가는 철사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링컨이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제를 폐지하는 대업을 이끌 수 있던 근저에는 이러한 우울의 전망이 놓여있다. 그는 젊은 시절 ‘환상, 정성, 상상력’을 보여 주었는데 나이 들면서 멍한 명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중년에 이르러 링컨의 슬픔은 통제된 조용한 동경으로 바뀌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엄격하게 통제해 철학적 우울증을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우울의 전망은 그 형식과 관련된 것이지 내용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형식은 우울할 지라도 세계에서 일으키는 반향은 긍정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사람은 행운이 따를 때 위대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로 향상되는 것은 불운할 때다

  프리드리히 실러


절망을 겪고 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창의성의 확산이다. 그는 세계를 이전과 같은 눈으로 보지 않는다, 아니 보지 못한다. 대신 새로운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세계에 존재하는 규칙들을 새롭게 보게 되고 그 규칙들에 맞추어 자신만의 새로운 도덕 규칙을 만들어 나간다. 새로운 규칙들 속에서 그는 진정으로 도덕적인 삶을 추구하게 된다. 내가 스스로 경험해서 깨운 친 것이 아니라면 세상의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은 도덕률이라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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