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라는 이름의 검정고양이 1
1.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검은색 털을 가진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살았습니다.
고양이는 ‘스트레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만성 어깨 통증과 거북목으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BOSS 고양이의 명령에 의해 서울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고양이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고양이였기 때문에,
간단한 한국어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2번 게이트로 나가면,
거래처에서 마중 나온 고양이가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는 열 받은 목소리로 스스로 말했습니다.
‘퍽, 퍽, 퍽~~~~ 냥냥냥~~!!!!’
스트레스는 그렇게 스스로 열이 뻗쳐서,
어깨와 목은 더욱더 긴장되었고,
이제는 위까지 꼬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에 하얀 원피스를 입는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스트레스님 맞으시죠?’
아리따운 고양이를 본 스트레스는 갑자기 정중한 고양이의 모습을 띄며, 미소로 답했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2.
하얀 원피스를 입은 고양이와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함께 업무를 마치고, 저녁으로 참치를 먹기 위해 고급 레스토랑에 들렀고, 츄르를 한 잔 하게 되었습니다.
하얀 원피스 고양이가 물었습니다.
“한국에는 처음 오신 건가요? 혹시 한국 이름은 있으신가요?”
스트레스가 답했습니다.
“부모님께서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하시는 바람에,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저도 미국으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제 본명은 ‘압박과 긴장’이라고 합니다."
하얀 원피스 고양이가 말했습니다.
“아! 본명이 훨씬 멋지네요. ‘압박과긴장’,
그럼 앞으로 ‘압박과긴장’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스트레스가 답했습니다.
“네, 그냥 친근하게 ‘긴장’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하얀 원피스 고양이가 말했습니다.
“네, 그럴께요. ‘긴장’님”
한국어로 긴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신선한 참치를 칼로 썰다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제가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하얀 원피스 고양이는 밝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제 이름은 ‘놓아버림과 이완’이라고 해요. 그냥 편하게 ‘이완’이라고 불러주세요.”
3.
‘긴장’은 ‘이완’이라는 고양이의 자태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업무를 하는 동안에도,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이완’은 너무나도 편안해 보였고,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긴장은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부드럽게 일하고 사람을 대할 수 있는 거지?
난 어째서 ‘이완’님처럼 그렇게 할 수 없는 걸까?”
긴장은 ‘이완’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궁금했습니다.
4.
‘신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의 축복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긴장’의 출장은 ‘고로니’라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갑작스런 출몰로 인해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출장이 길어졌다는 표현은 맞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이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긴장’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장기 거주를 위한 캣타워에 입주를 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긴장’은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제길! 왜 내가 출장을 오게 된 거야?”
“신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대체 뭐 하는 거야?”
“냥!!! 냐~~ 앙~~~~~~”
‘긴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이런 외부 상황이 너무나도 참을 수 없었습니다.
5.
‘긴장’은 극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만성적으로 가지고 있던,
어깨 통증과 거북목의 증상은 혈액순환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긴장’은 잠을 이룰 수 조차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잊으려고 하면 할 수 록, 과거의 연인이었던 ‘생각’이라는 고양이가 떠올랐습니다.
‘생각’이라는 고양이에 대한 생각은,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두려움’이라는 고양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치 자신의 꼬리를 잡기 위해 빙빙 도는 것 같았습니다.
‘긴장’은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자살’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찾았습니다.
스마트폰의 통화기록을 찾았습니다.
‘자살’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의 전화번호를 눌렀습니다.
그 순간 ‘긴장’은 정신을 잃었습니다.
6.
긴장이 눈을 떠보니,
수액이 앞발에 꼽혀있었습니다.
희미한 영상처럼 ‘이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완님, 어떻게 된 일이죠?”
‘이완’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긴장’을 바라보면 말했습니다.
“긴장님께서 ‘자살’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만나려고 하신 것 같아요. 병원에서 제게 연락을 했고,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이제는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