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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봄봄 Jul 09. 2021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렇게 열심히 했다.

우리 둘째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우리 둘째는 결국 태어난 지 103일, 교정일 38일에 기관절개술을 했다.  

   

2020년 12월 31일 둘째 봄봄이가 태어났다.

임신 30주 5일 만에 1602g으로 태어나버렸다.      


둘째가 집에 오니 신생아가 있는 집이 그렇듯 아기 수유하랴, 유축하랴, 집안일하랴, 첫째 챙기랴,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고 눈뜨면 또 그다음 날이 되는 그런 날들이었다.      


NICU 퇴원 일주일 뒤 2월 16일, 첫 외래진료를 받으러 갔다. 둘째가 NICU에 있을 때부터 봐주시던 교수님이셨는데 그날 처음 뵈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마다 전화로 둘째의 상태를 알려주셨는데 전화 너머로 들리는 차분하고 친절하신 목소리 그대로 진료를 볼 때도 차분하고 친절하게 자세히 둘째의 상태를 체크하시고 알려주셨다.      

 - 이른둥이의 발달 상태, 우유는 얼마 정도 먹어야 하는지, 복용하는 약은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의 기본 정보

 - 기저귀 발진이 있으니 에스로반과 보소미약 바르면서 물티슈 사용하지 말고 물로 씻고 손수건이나 거즈로 눌러 닦고, 자주 기저귀 벗겨놓고 노출시켜두라 하심

 - 왼쪽 팔의 혈관종은 돌까지 점점 커지다 돌 이후 줄어들 것이고, 배꼽탈장도 크면서 괜찮아질 거라고 하심

 - 딤플 소견이 있는데 단순 딤플인 것 같으니 초음파로 한번 확인만 하자고 하셔서 2월 26일로 예약 잡음 

 - 서혜부 탈장 – NICU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탈장이 있음. 오른쪽은 도드라져 보이고 왼쪽도 있긴 있는 거 같은데 확실하지 않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심, 수술 방법은 절개, 복강경 두 가지 방법 중에 복강경으로 하는 게 나을 듯함. 수술은 전신 마취해서 하는 것이라서 2일~3일 입원하면 될듯하고, 신생아들도 하는 수술이라 하심. 그런 후 아산병원 *** 교수님을 추천해 주심

 - 심방중격결손증 - 심방에 구멍이 있는데 크기가 작아서 저절로 닫힐 거라 하심, 추후 심장초음파를 한 번 더 보자고 하심

 - BCG(경피용) 접종

 - RSV 감염예방접종 중 1월 2월은 접종하였고, 3월까지는 접종해야 한다고 하여 3월 외래 때 접종하기로 함.     

딤플? 서혜부 탈장? 첫째를 낳고 키우면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였다. 딤플은 초음파만 하면 되니 예약을 잡고 왔지만, 수술은 아직 신생아이고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는 말에 머뭇거려졌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후 서혜부 주위를 보니 전에는 몰랐었는데 듣고 보니 탈장이 도드라져 보이고 다음날은 더 켜져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또 둘째가 용쓰기를 자주 하는 편이었는데 용쓰기 할 때마다 걱정이 되어 계속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기를 놓치면 갑자기 응급실로 가서 응급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하여,  결국 신랑과 나는 고민 끝에 수술을 결심하였다.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아산병원 예 전화해 보니...*** 교수님의 진료예약은 적어도 3월 초에 되고 수술은 그다음 주가 휴무 시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하였다. 결심이 섰을 때 빨리해버리고 싶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더 초초해졌다.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다가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 교수님 진료를 예약하였다. 바로 다음 주 2월 23일에 진료를 볼 수 있었다.      


2월 23일 먼저 건국대학교 소아청소년과에 혈액검사와 진료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하였다. 그날은 진료 보기 전에 혈액검사를 하였는데 둘째가 NICU에서 매일같이 혈액검사를 받다 보니 혈관이 약해져 있어서 여러 번 찌른 후에야 성공할 수 있었다. 둘째가 너무 아파하며 몸무림치고 우는 모습을 보니 새삼 봄봄이 가 NICU에서도 저렇게 매일 이렇게 아파했겠구나 하는 마음에 나도 같이 울었다. 혈액검사 결과와 함께 진료를 보았다. 교수님은 갑상선 수치가 조금 높은 것 말고는 괜찮다고 다음번에 한 번 더 검사해보자고 하셨다. 교수님께 아산병원은 서혜부 탈장 진료예약을 3월에야 잡을 수 있다고 해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진료예약을 하였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은 여전히 아산병원을 추천한다고 하셨고 그래도 어머님이 빨리 진료 보고 싶은 마음 이해한다며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진료를 보시라고 하셨다.      


같은 날 오후 1시 15분 친청 엄마와 함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 교수님 진료를 기다렸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처음 가봤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예약을 하고 갔어도 꽤 오래 기다렸다. 진료 차례가 되자 교수님이 바로 수술하자고 하셨다. 양쪽 다 있는 거 같으니 복강경으로 하자고 하셨고, 복강경으로 하면 배꼽으로 하니 배꼽탈장도 같이 할 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짧게 진료를 마치고 옆에 진료실에서 입원 및 수술 진행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전담간호사님이 따로 해주셨다. 전담간호사님은 아기가 NICU에 있었던 아기라 수술 후 중환자실로 잠깐 가 있을 확률이 높다며 중환자실 자리와 교수님 수술 스케줄을 보더니 3월 2일에 입원해서 3월 3일 날 바로 수술을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간단한 수술이니 빠르면 1박 2일 좀 더 있으면 2박 3일 입원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였다. 오늘은 수술 전 검사인 심전도, X-ray 검사, 혈액 및 소변검사를 받고, 24일에는 오늘 건국대학교에서 한 혈액검사에 갑상선 기능 검사를 했던 결과지를 가지고 소아청소년과 내분비 질환 교수님 진료를, 25일에는 아기가 심방중격결손증이 있다고 했으니 건국대학교 NICU에서 했던 초음파 영상과 결과지를 가지고 소아청소년과 심장 교수님 진료를 봐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입원환자와 상주 보호자는 입원 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이라는 문자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갑작스럽게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해서 정신이 없었다. 우선 첫째가 하원 할 시간이 다가와서 친정엄마는 먼저 집으로 가고, 둘째와 나는  수술 전 검사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 병원에 머물렀다.      


2월 24일 오전에 둘째를 친정엄마에게 잠깐 부탁하고,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가서 초음파 영상과 결과지, 갑상선 기능 검사지를 발급받았다. 혹시나 해서 NICU에 있었을 때의 의무기록지를 다 발급받았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내분비 교수님의 진료를 보았다. 다행히 건국대학교에서 한 혈액검사에서도 갑상선 수치는 조금 올라가 있었고,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한 혈액검사에서는 갑상선 수치는 정상이라고 수술을 해도 이상 없겠다고 하셨다.      


2월 25일 오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심장 교수님 진료를 보았다. 의무기록지와 초음파 영상과 결과지를 보시더니 수술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2월 26일 오후 건국대학교에 예약했던 딤플 초음파를 시행하였다. 결과는 다음 외래 때 들으면 된다고 하셨다.      


2월 28일 오전 나만 동대문구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가서 둘째가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병원에서는 입원환자만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하고 동대문보건소에서는 36개월 이상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한다고 하여 할 수 없이 난 보건소, 둘째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따로 검사를 받았다.     


수술을 위한 준비는 다 끝났고, 그리고 우리 가족의 20일간의 평범한 일상생활도 지나가고 있었다.   

   

봄봄아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렇게 열심히 검사 안 했을 텐데... 수술 안 시켰을 텐데...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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