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생명을 보는 것 같다.
일렁일렁 타오르다가
산소가 차단되면 서서히 줄어들고 끝내 훅 꺼진다.
사람에게 깃든 생명이란 촛불 같은 것이 아닐까?
그 누구도 사람의 몸에서 홀연히 떠나가는 영혼을 붙잡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거나 능력이 있어도, 심지어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죽음은 사는 것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중요하다고 여기고 살아온 것들이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든다.
우리의 심지가 다할 때까지, 혹은 산소가 차단될 때까지,
우린 그저 열심히만 타오르면 되는 걸까?
바람 앞에서 애써 살아남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