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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Aug 26. 2021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노력만으론 어려운


누군가의 신뢰를 얻고자 애를 쓰고 맘을 쓰고 몸을 힘들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사람의 사소한 눈길이 나에게로 향했으면 했고, 마음의 축이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내가 있는 곳을 향해 기울었으면 했다. 내가 꼭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좋았고, 그저 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좀 더 늘어난다면 뭐가 돼도 좋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신뢰를 얻는 것이라 생각했던 어린 지난날들이 있었다. 부단히 노력했다.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나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품평해도 뭐라 불평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며 아랫입술을 꾹 말아 물었다. 잠시만 참으면 그 사람의 마음이 내게 향할 테니까.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아무리 노력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마음과 행동으로는 도저히 되지 않는 일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상황이, 순간들이 포함되어 나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경우를 맞이할 때면 내가 너무나 허황된 꿈을 꾸었구나.  상상만 하던 현실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음을 믿지 않고 싶어 진다. 현실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는 게임이었으면 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녔다. 그때에도 나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아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애써 꾸미려 들고 간 가죽 가방엔 손톱 자욱만 가득했다.


애써 돌아온 집엔 한숨보다 무거운 정적이 가득했다. 기분처럼 날씨도 먹구름이 가득했으면 좋으련만, 오묘한 분홍빛의 노을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와 더 대비되어 나 자신이 초라하고 비참했다. 왜 그 사람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 사람이 아니어도 되었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장소, 그 순간에 그 사람이 있었을 뿐이라고.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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