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 죽어! 그럴 수 있어!”
우리 아이가 무심하게 툭 던진 한마디에 눈이 커진다.
“요즘 우리 친구들하고 자주 하는 말인데!” “안 죽는다니까! 괜찮아! 걱정하지 마!”
그래도 괜찮다는 말! 죽을 일 아니니 걱정 말라는 말, 그럴 수도 있다는 말!
공감의 고백은 큰 용기를 가져온다.
주저앉고 싶은 자리에서 다시금 일으켜 세우게 한다.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어른들은 절대로 꿈꾸지 못할 기적이 매번 일어 난다.
학교에서 배우고 나누는 말 한마디 안에 참 많은 꿈이 담겨 있다.
관용의 별, 포용의 꽃, 격려의 빛, 용기의 바람까지!
참 넓은 사랑을 안고 있기에,
그로 인해 지그시 밀려오는 행복감에 놀랄 수밖에 없다.
어른인 나보다 마음이 훨씬 더 큰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잔뜩 움츠린 어린아이를 교실로 들여보냈다.
삶의 터전이 옮겨진 후,
분명 새로운 학교에 녹아들 시간이 아이에게도 필요했을 것이다.
“어머, 천사 같은 아이가 저희 반에 왔어요.”
문자 한 통 안에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봐주시는 선생님의 미소가 떠올랐다.
다른 무엇보다 아이를 사랑해 주실 선생님을 만난 것만으로
걱정의 산을 쌓고 있던 내 마음은 어느덧 구름 위를 걷고 있었다.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학교, 이 학교를 보내기 정말 잘했구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고, 하루하루가 기쁨의 시간들로 채워졌다.
지금은 6학년 졸업을 앞둔 시점. 아이는 학교 가는 걸 제일 좋아한다.
혹시 결석을 할라치면 자신이 제일 안타까워한다.
교실문을 열고, 자리에 앉아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떤다.
선생님께서는 오늘도 가르침의 숟가락을 한입 한입 아이들에게 정성스레 먹여 주신다.
이 모든 걸 잠깐이라도 놓치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다.
아이는 왜 자꾸만 학교에 가고 싶어 할까? 학교가 채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든 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넉넉함으로 기다려 준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이런 얘길 서슴지 않고 해 주시는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도 어느덧 마음이 단단해지며 커가고 있었다.
매 학년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은 큰 밑거름이 되었고 해가 바뀌면 키가 자라는 만큼 마음과 생각도 함께 자라났다.
엄마보다 아이 마음이 더 크고 단단해져 갔다.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잘 떠오르지 않을 만큼 말이다.
아이가 보이는 너그러움과 여유의 미소는 분명 학교생활에서 받은 사랑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확신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이제 몇 달 뒤엔 중학생이 될 6학년 아이들을 응원한다.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는 선생님들의 따뜻한 시선이 이 아이들을 단단하게 키워주신 거라 생각한다. 바뀐 환경 속에서도 받은 그대로, 그 사랑이 밑거름이 되어 중학교 생활 또한 잘 해내리라 믿는다.
누구에게나 초등학교의 시간은 단 한 번뿐이다.
지나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운 유년기의 꽃이다.
그런 시기를 동신초등학교라는 꽃밭에서 아름답게 가꾸고 키우고 자라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