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자신을 위한 정리하기
"정리 좀 해라."
어렸을 적 누구나 수없이 들었던, 또한 매우 많은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듣는 말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
그 정리한다는 행위는
사실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에 필요하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면 지금의 도시화 산업화 된 시스템에 익숙해진 우리들의 인식에 의한 정리와는 매우 다른 정리방법대로 살게 된다.
어린이 때에는 아마도 본능적으로 그런 자연이 시키는 대로의 공간사용을 했을 것이고, 점점 사회화 교육을 받아가면서 네모난 집에서 네모난 가구들 안에 수평수직으로 놓는 공간사용을 학습한다.
이러한 학습은 콘크리트 시멘트로 지어지는 집에서 살면서 더욱 가속화된다. 수직수평으로 나열할 수 없는 물건들은 보이지 않게 가리고, 수직수평적으로 만들어진 가구들 안으로 넣고 문을 닫는다.
이 방법의 정리가 맞거나 이에 대해 별생각 없는 사람은, 어른이 되면 스스로도 그렇게 물건을 놓아야 정리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런 정리를 좀 해 보니 불편해서 자신만의 정리방법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있고, 계속 (사회화된 인간이 되기 위한) 정리를 강요받는다.
요즈음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여럿이 같이 살 때처럼만큼의 타인을 위한 정리를 안 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 지인을 초대하기는 어려워하게 마련이다.
정리를 안 했다는 인식, 이는 초대받는 이를 불편하게 하고, 혹은 자신이 게으르다는 인식을 준다고 우리 사회는 말하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은 인간이 비생물을 그렇게 다루라고 하지 않는다.
자연에는 직선 직각의 형태가 없다고 한다. 공간 효율성을 생각하면 네모네모끼리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은데 자연물 생긴 것들 보면 다 어찌어찌 곡선이다.
어느 학자는 성장 효율성으로 보면 자연물의 방법- 원형과 구형, 방사형-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했다. 한 중심점에서 뻗어나가는 그 방식말이다. 그렇게 보면 직선, 사각형, 직육면체 등 이 모든 것들은 인간 중심적 방법인 것 같다. 성장이 아니라 분해할 때 가장 편한 자르기, 그걸 틈 없이 배치하기 등 모두 직선과 직각일 때에 잘 적용된다.
여러 사람이 쓰는 공간에서는 그 물건이 그 자리에 있는 것에 대한 약속이 지켜져야 하는 기준에서의 정리가 필요한 것이지, 물건이 안 보이도록 혹은 수직수평으로 놓도록 하는 약속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혼자 쓰는 공간에서도 마찬가지이고
혼자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타인과의 약속이 필요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의 동선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구성하는 것이 정리이다. 이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공간구성방식과 사뭇 다를 수 있다. 아니, 세상에 같은 사람 하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리 체계는 모든 이들이 다 달라야 정상이다.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던, 어떤 물건을 어떻게 쓰던, 그저 그 사람 자체로 바라봐 주는 것처럼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공간을 구성하던, 그것을 그렇게 바라봐주어야 한다. 자기가 불편하니까 타인에게 자신의 방식대로의 정리를 하라고 하는 것 아닌지.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때가 되면 자신의 정리 방식을 바꾸며 그렇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표현해 가는 것임을 바라봐주는 인식이 필요하다. 남이 하는 정리방식을 시도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 성장해 가는 과정이고 세상에 정리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있다면 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이 최고라고 말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업뎃) 블로그에도 정리에 대한 약간의 나의 생각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