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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Jan 20. 2023

<멋쟁이 토마토>

<멋쟁이 토마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는 바로 토마토 요리이다. 토마토는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피부미용에 좋은 것은 물론이고 항암작용까지 탁월하다. 라이코펜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인데 과도한 활성산소를 몸 밖으로 배출 시키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에 항암효과가 있는 것이다. 특히 토마토는 혈압을 내리고 혈관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살균작용이 있어 염증을 없앤다. 거기다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토마토가 붉게 익으면 의사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린다는 서양 속담처럼 남자들의 정력제로 사용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몸에 좋은 음식중의 하나이다. 식전에 먹으면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비만인 나의 건강습관을 잡는데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보통 7월부터 10월까지인 제철인 토마토에다. 거기다 부산 바닷가 염분을 먹고 자란 짭짤이 토마토는 2월부터 5월까지 나오니 보관만 잘 한다면 거의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채소인 것이다.

토마토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는 인터넷에 차고 넘치지만 특별히 내가 애용하고 즐기는 음식은 토마토 보양숙이다. 남편이나 아이들이 입맛 없거나 기운이 없으면 나는 후다닥 냄비에 물을 부어 토마토를 익혀낸다. 토마토를 익혀 먹으면 체내 영양소 흡수율이 잘 되는 것도 이유지만 이물감처럼 미끌거리는 겉껍질을 쉽게 벗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칠 때 칼집을 열십자로 내어 그 부분이 아래쪽을 향하게 하고 익혀 주는 것이 포인트다. 1분정도 지나면 껍질이 싸악 벗겨지고 얼른 꺼내 익은 토마토를 얼음물이나 찬물로 헹궈 샐러드에 쓴다. 하지만 대부분은 따뜻한 채로 요리한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포인트는 올리브 오일이다. 

요리 시에 나는 기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평소에는 포도씨유나 선물로 들어온 다양한 기름을 쓴다. 하지만 소고기와 토마토 요리를 할 때 만큼은 품질 좋은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올리브유는 과일에서 추출한 것이라 그 과정이 순수하고 빠를수록 향이 풍부하고 질도 좋다. 일반적으로 산도가 낮을수록 맛이 깊고 좋은 향이 나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 올리브유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눈이 아닌 향기와 맛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토마토 요리를 할 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기름을 사용한다. 최상품 올리브를 압착해 얻은 첫 번째 오일인데다 산도가 1% 미만이니 신맛이 거의 없다. 발사믹 식초와 곁들여 빵을 찍어 먹거나 샐러드 드레싱에도 입맛을 돋우고 깊은 향미를 즐길 수 있다.

방금 익힌 토마토위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그리고 달콤한 꿀을 곁들이면 달콤하면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나만의 비법을 하나 더 얘기 한다면 아이들은 꿀보다 메이플 시럽을 더 좋아하니 메이플 시럽을 넣는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는 반대로 차게 해서 요리할 때도 있다. 익힌 토마토에 얼음을 집어넣고 올리브 오일과 꿀을 넣어 믹서기에 넣어, 드르륵 갈면 든든한 한끼 식사를 대신 할 만큼 만족스럽다. 거기다 장식으로 허브향이 나는 애플민트나 허브딜, 바질등으로 장식을 내고 빵과 곁들이면 된다. 나는 허브가 없을 시에는 집에 있는 초록 이파리 아무거나 올려 놓을 때가 많다. 예를들면 참나물이든, 쑥갓이든, 버리지 않고 모아 말린 파슬리잎이든 빨강과 초록의 시각적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색깔을 곁들여 준다면 훨씬 더 맛의 신선함을 느낄 있기 때문이다. 

보양 요리라고 치기엔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보양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재료가 때론 가장 가치 있게 다가오는 기쁨을 주부라면 한 두 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만개의 래시피를 만들 수 있는 흔한 재료. 오늘 같이 더운 여름날, 에어콘 바람에 익숙해진 나의 몸을 따듯한 토마토 보양숙으로 말 나온김에 애들과 함께 맛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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