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좋은 지도자는 필수다. 많은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당연한 얘기다. 그럼 대통령을 잘 뽑으면 좋은 나라가 되나? 그렇지 않다.
박정희처럼 두발 단속하고 치마길이 단속하고 통금 걸고 해가면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만들어갈 정도의 권한은 요즘의 대통령에게 없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의 평균적인 됨됨이에 따라서 일은 흘러가게 마련이다. 지금 박정희가 다시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장동 같은 부패는 뿌리뽑을 수 없다. 검경, 법원, 국회, 재계, 문화계까지 전부 걸쳐있는 네트워크의 밥줄을 함부로 끊으려고 들면 외려 탄핵당하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박근혜처럼.
그런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좋은 나라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국민 개개인이 거짓말 하지 않고 양심이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국민의 51%가 그렇게 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대장동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너 50억 줄테니까 이거 하나만 눈감아주라, 100억 줄테니까 이름만 올려주라, 200억 줄테니까 저것좀 해주라 했을 때 절반 이상이 거절을 한다. 그 과정에서 제안을 받았다가 거절한 사람이 생업을 제쳐두고 온세상에 범죄 계획을 알린다.
51%의 국민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작은 거짓말도 할 생각이 없다. 혼외정사를 하지도 않고 위장전입조차 안 한다. 주위에 양심을 어기는 사람이 보이면 곧바로 생각을 바꾸도록 조언을 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해도 경찰에 알린다. 그게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을 위하는 길이기에.
국민(성인)의 51%가 그런 사람이 되기 전에는 그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대장동은 잘만 돌아간다. 대통령에게 독재자의 권력이 주어지지 않는한 정화할 수 없다. 간단한 논리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세상의 청렴도는 유권자 개개인의 청렴도에 비례하지 지도자들과는 사실 별로 관련이 없다. 다 국민들의 양심이 썩은 걸 보고,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것이다.
'너 아니어도 하겠다는 놈은 많아'가 척도이다.
초밥 심부름 하나 마음놓고 시킬 수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출세를 위해 양심을 버리고 법카로 소고기를 사나르는 국민이 먼저 사라져야 한다. '너 아니어도 하겠다는 놈은 많아'소리가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나부터 그런 양심적인 사람이 된 뒤 주위사람들도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국민 1인당 주변사람 10명씩만 감화시켜도 금방이다. 하지만 그 일이 어려운 이유는 오직 내가 남을 감화시킬 정도의 양심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나라가 아닌 이유는 나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