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기본 틀
R. W. Tyler(1902~1994)
Bobbitt가 성인의 활동을 유일한 근거로 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본 것과 달리, Tyler는 학교 교육의 목표를 학습자, 현대 사회, 교과의 광범위한 자원으로부터 도출하는 절차를 제안하였다(김두정, 2013). 또한 Bobbitt는 교육과정 만들기는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서만 수행될 수 있는 전문 분야라고 본 반면(홍후조, 2021) Tyler는 교육과정 작업을 하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기본 틀을 제공하였다(김두정, 2013). 또한 교육 목표를 도출하는 절차부터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회의 보편적인 교육 목표를 미리 설정해두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Null, W., 2011).
Tyler는 그동안 교육과정학자들이 밝힌 ‘무엇’을 어떻게 선정하고 반영하고 확인해야 하는지를 합리적인 개발 모형으로 제시했다. 먼저 교육목표를 수립하는데, ‘학생에 대한 연구’, ‘사회에 대한 조사’, ‘교과 전문가의 제언’을 원천으로 하여 잠정적 교육목표를 수립한다(Tyler, R. W., 1996). 그리고 이 목표들은 교육철학을 통해 그 가치를 검증하고, 학습심리학을 통해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검증한다. 검증 후 학습경험은 실천해 볼 수 있는 것,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 수행 가능한 것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교육과정은 계속성의 원칙에 따라 수직적으로 반복되며 지속적으로 다뤄지도록, 계열성의 원칙에 따라 동일 수준의 반복이 아닌 점차 어려운 수준으로 심도 있게 확장되도록, 통합성의 원리에 따라 한 교과의 요소가 다른 교과에서도 활용되고 응용되어 통합되도록 한다(Tyler, R. W., 1996).
교육과정에 있어 타일러의 가장 큰 공은 ‘평가’에 있다. 타일러는 교육목표를 수립하고 교육과정 및 학습경험을 수립한 후 교육목표가 과연 달성되었는지를 짚어야 함을 중시하였다. 즉, 교육과정 개발과 평가를 통합하여 평가를 교육과정의 한 부분으로 통합시켰다. 평가는 앞선 절차들이 실제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또한 다음 교육과정 개발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다. 평가의 대상은 학생들의 행동이며 학생들의 행동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필기시험, 관찰, 면접, 질문지, 작품 수집, 기록부 등 여러 가지가 활용될 수 있다. 행동상의 변화의 증거를 제공한다면 그 방법은 어느 것이든 허용된다. 다만 활용된 평가도구는 그 객관성, 타당성, 신뢰도를 검토받아야 한다. 또한 평가는 한 번으로는 변화를 알 수 없기에 충분하지 않고 최소 초기-후기에 2회 이상 진행되어야 한다(Tyler, R. W., 1996).
타일러의 교육과정 원리가 제시되고 교육현장에서 널리 사용되었다는 것은 학창 시절을 회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학년이 거듭되면서 반복되면서 확장되었던 교과 내용과 한 교과에서 배운 원리를 다른 교과에서 적용했던 경험은 쉽게 그 예시를 떠올릴 수 있다. 타일러의 목표중심 교육과정 개발 모형이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목표가 과연 평가 가능한 행동목표로 진술될 수 있는가, 이다. 그러나 이 부분을 타일러가 간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습경험을 선정하면서 해당 학습경험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일러도 모든 결과와 목표가 진술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핵심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짚어야 한다는 의도로 사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