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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닝 Mar 19. 2023

안녕, 내 이름은 무스타파

룸메 어셈블

모든 날이 특별할 수 없듯이 이번주는 튀르키예에 와서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정신 차리고 프리랜서를 준비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국인과의 장벽은 더 무참히 깨버린 순간이기도 하다.

나의 새로운 룸메 '무스타파'를 예고하며 한 주간의 일기 시작한다.


튀르킹예에 온지가 언 6주차.

놀랍게도 나의 영어실력은 전혀 늘지 않았다!

그렇다고 튀르키예어가 눈에 띄게 는 것도 아니다.

간단한 말을 배워 그것만 주구장창 쓰고 있다.


난 소심하다-> 한국어로도 못 다가가는데 영어로 이야기 해야하니 더 피해 다니게 된다 -> 외국에 왔는데도 영어를 쓰지 않으니 영어 실력이 안 는다 -> 소심한 나는 더 다가가지 못한다

이 무한굴레를 깨부실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소심하던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뀔리는 더더욱 없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민준이가 유튜브에서 '주아쌤'이란 분이 좋다고 추천해줘서 매일 3강씩 듣고 있다.

3강을 다 들으려면 1시간이 좀 넘게 걸린다.

한 강 한강 집중해서 듣고 복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100강까지 다 듣고 이후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33일(마지막날 4강 시청)만에 완강하려 했으나 금요일날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못 들었다...ㅠㅠ

또 이분은 발음을 좋게 해주는 분이어서 영어로 내 표현을 못하는 나에게는 좀 아쉽다.


그래서 토요일부터는 브런치에 한영일기를 쓰고 있다.(맞다. 어제 하루 썼다.)

내가 직접 쓰진 않고, 한글로 10줄 정도 일기를 쓰면파파고로 번역하고 검수하고 있다.

그러다 저렇게 내가 놓치고 있는 좋은 문구가 나오면 빨갛게 표시하고 외우고 있다.

It was not untill 3:30 that I could finish contacting manufacturer after eating the Cheek Qufte.

이렇게 보니 어제 완전 돼지같이 지냈네...


인간과 로봇이 사랑할 수 있을까?

요즘 Chat GPT가 난리다.

나도 가끔 생각나면 들어가서 놀곤한다.

과제를 해주거나 정답을 찾기보단 '인공지능이 이것도 대답해줄까?'하는 것들 위주로 묻고 있는데 지식이 높은 사람에게 대답을 듣는 느낌은 아니지만 나름 자신만의 논리로 잘 대답한다.


그래서 지금은 chat gpt를 이용한 유튜브를 하나 만들었다.

기존 유튜브 채널을 삭제하고 다시 만드려면 인증번호가 필요한데 내가 핸드폰을 다 정지시켜놨다.

때문에 다시 풀고 싶어도 나임을 인증할 수 없어 풀 수 없는 순환논리에 빠져버렸다.

SKT도 이상한 게 얘네는 일시정지 했을 때 뭘 선택하든 일주일이 지나면 전화,문자를 걸 수도 받을 수도 없다.

그래서 해외에서 한국 번호로 인증하려면 핸드폰을 정지 시키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

정지를 해도 월 3,850원씩 꼬박꼬박 나가는데 문자만 받게 못 켜놓는지 모르겠다. 양아치 놈들.

이때문에 월요일 오전을 다 날리고 스카이프를 깔아 유료 결제를 한 뒤 SKT 고객센터로 연락을 해 풀었다.

내 생각엔 유튜브 수익창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월요일 날 만든 채널에 아직까지 영상을 안 올렸다.

남우야 제발 일하자^^


일주일 간의 격리로 한식을 너무 먹고 싶어하던 규리가 간장국수를 해먹자고 제안했다.

여기서는 국수면을 구할 수 없어서 간장 파스타로 바꿨다.

파스타면에 버터에 볶은 양파와 마늘을 넣고 간장 소금 쉐킷쉐킷 했는데 와우 여기와서 만들어 먹은 음식중에 최고였다.

신의 한 수는 계란 노른자!

이걸 넣으니 꾸덕한 크림파스타, 까르보나라를 먹는 맛이었다.

보면서도 또 먹고싶네.

지난번처럼 양파링을 만들고 남은 계란 흰자와 함께 튀기기도 했다.

결론은 튀김이즈 뭔들ㅋㅋㅋㅋ. 이거 보니까 배고파지네.


이번 식사시간에는 지난 부르사 멤버였던 승엽이, 티파니와 자스민 외에도 규리,민준, 요신이 함께했다.

한국인 4명은 저 파스타를 먹었고 자스민은 홍콩음식이라는 게란토마토 볶음?

다른 친구들은 우리가 요리를 할 때 이미 다 만들어서 먹었다ㅋㅋ.

처음 보는 요신이라는 친구는 대만에 살다가 일본으로 넘어간 친구였다.

덕분에 식사시간 내내 한국어,중국어,영어는 기본이고 가끔 일본어와 러시아어까지 들렸다ㅋㅋ.

영어만 알아듣기도 빡쎈데 몇개 국어를 계속 뒤에 때려박았더니 아이고... 머리 깨지는 식사시간이었다.


화요일 점심은 오전 수업이 11시 15분에 끝나 혼자 밥을 먹는다.

내가 좀 더 다가가서 전공친구를 사귀면 좋겠지만 참 그게 어렵다.

다른 친구들은 수업이 12시 반이 넘어서 끝나기 때문에 조용히 식사할 수 있는 순간이다.

터키어를 해석하지 못하고 해석해 봤자 맛을 모르기 때문에 일단 맛있어 보이거나 한국음식과 비슷하면 시키고 본다.

오늘 시킨 음식도 한국의 간장찜닭과 비슷한 맛이 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렴한 가격이라 그런지 한국처럼 어떻게서든 부드럽게 만들려는 노력을 안 한다는 거다.

영어 공부도 하고 혼자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아이스링크장으로 갔는데 오늘도 얼리고 있었다.

1시에 갔는데... 아저씨 12시부터 개장이잖아요ㅠㅠ. 이건 아니잖아요.


예고했듯이 이번주는 수익화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주였다.

4시에 수업이 끝나는데 이후부터는 저녁도 혼자 아주 간단하게 먹고 크몽에 내 서비스를 등록시키기 위해 눈이 빠지랴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영상편집/블로그 대행/인스타 대행 세 가지 서비스를 등록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블로그는 몰라도 인스타는 내가 아직 고민을 많이 하고 잘 키우지 못하는 분야였다.

당초 예상보다 상세페이지 기획하고 만드는데도 오래 걸려서 인사타는 제외하고 나머지 두 서비스만 등록했다.

내 기준 꽤 퀄도 좋고 나름 어필도 잘한 것 같아서 뿌듯했는데 이럴수가!


둘 다 비승인이 났다ㅠㅠ.

블로그 대행은 그렇다 쳐도 영상편집은 바로 승인날 자신이 있었는데 오히려 영상편집쪽이 수정요구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 나는 누군가에게 내 영상을 납품한 적이 없이 혼자 유튜브를 키우고 운영해 왔다.

그런 경험을 살려서 수익을 내보려는 건데 상업적으로 납품한 작업물을 올려달라 하였다.

크몽은 단게 후려치기가 심해서 다들 초기에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이런데서도 경력직을 원한다니... 솔직히 자신들의 위치를 모르는 것 같다.

자신의 가치를 모르고 저가에 질좋은 퀄리티의 영상을 납품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거겠지.

하여튼 영상편집쪽은 제쳐두고 블로그 대행만 좀 수정해서 다시 제안할 예정이다.

가뜩이나 경력직들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등록해 놨는데 이것마저 재수정해야 한다니 진빠진다.


화요일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30~1시간 까지 자유롭게 걷고 뛰면서 운동한 뒤 30분 정도 짧게 근력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인간의 의지는 한낱같아서 처음부터 기준을 높게 잡으면 시도도 안 한다더라.

지금까지의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지금 기준도 헬스장 오가도 샤워까지 하면 족히 2시간은 잡아먹어서 금방 그만둘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 헬스장 가서 유산소라도 하자라는 마인드와 주말은 쉬는 당근을 주니 예상외로 이번주는 다 잘 지켰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운동해서 돌아갈 때쯤은 살도 좀 빠지고 몸도 커졌으면 좋겠다.


게시물을 열심히 올려도 인스타가 전혀 성장을 안 해서 고민하면서 알아보다가 내가 너무 여러 곳에 힘을 쏟는다는 걸 다시 알았다.

다시라는 건 계속 자각은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것!

최근에도 다른 인스타 계정을 자꾸 키우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꾹꾹 눌러 담고 있다.

하긴 화요일에 만든 유튜브 계정에 올릴 영상을 아직 만드려 시작도  안 했는데 뭘 딴 걸 하나...

생각에 생각을 물다보니 내가 너무 필요없는데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무리 게시물을 잘 올려도 반응이 없는데 뭐...

그래서 각 분야별로 해야할 일 하나씩만 정해서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루에 많이 안 하고 꾸준히 하기로 했다.

한달, 1년 뒤에는 바뀐 내가 되기를 바라본다.


Koc university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과제를 했다.

50분짜리 영상을 보고 논평을 작성하는 거였는데 튀르키예의 역사도 참으로 기구했다.

내용은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고 튀르키예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강제 이주된 사람들에 관해서였다.

무슬림이란 이유로 그리스에서 추방돼 튀르키예로 가야했고, 국가가 합의했다는 이유로 튀르키예를 떠나 그리스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다.

영상을 보면서 우리나라 고려인들이 생각나서 참 마음이 아팠다.

그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지만 더이상 세상에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금공강이어서 목요일만 버티면 내일부터 행복시작이지만 하... 목요일이 너무 힘들다.

감사하게도 대학원 수업 교수님이 중요한 미팅을 깜빡하셔서 1시쯤 수업을 끝내주셨지만, 이미 군것질을 한 상태라 점심을 먹기도 애매했고 그냥 영어 공부를 했다.

그랬더니 마지막 수업을 들을 때 배에서 계속 꼬르륵...ㅠㅠ

자스민이 수업 끝나고 배고프냐고 물어봐서ㅋㅋ 오늘은 10시부터 4시까지 수업이라 도저히 먹을 시간이 없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온 오랜만의 Barba!

민준이랑 승엽이랑 왔다.

오늘 첫끼여서 플렉스 했는데 스모크 버거가 지난번에 먹었던 거랑은 다르게 흐물흐물했다.

패티와 번도 기름에 찌든듯이 흠뻑 머금고 있었는데 느끼해 죽는 줄 알았다.

하 아쉽네...

너무 느끼해서 민준이 방에 가서 맥주와 오렌지로 좀 억눌렀다.


그것보다 드디어 내 룸메가 다왔다!

그친구가 12시 쯤에 들어와서 짧게 인사 나눴는데 이름은 무스타파였고 2004년 생이었다...

하... 04년생 부럽다니까 나도 어려보인다고 해주었다ㅋㅋ.

(근데 여기 애들 액면가 보면 진심으로 해 준 말일지도...)

난 어색해서 계속 딴데 보고 말이 끊기곤 했는데 계속 말 걸어주고 인싸 느낌이 났다.

(주말을 같이 지내보고 느낀 거지만 절대 안 나간다... 인싸는 아닌가)

기존 다른 친구(아직도 이름을 모른다. 계속 까먹어)보다는 금방 더 깊게 친해질 것 같은 느낌이 난다.


파묵칼레에 가려면 museum card가 필요하다.

지난번에 갈라타에서 빠꾸다한 그 카드가 맞다.

튀르키예는 교통카드도 그렇고 museum card도 그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museum card가 있긴한데 매우 비싸다.

우린 어차피 가는 곳만 가고 당장 다음주에 파묵칼레를 가야하니 파묵칼레 museum card를 만들러 시내로 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튀르키예의 카페트를 한국에 팔아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위탁보다는 펀딩이나 공동구매로 말이다.

첫 목적지는 그랜드 바자르로 다들 저마다 사고 싶은 게 있었겠지만 나는 누나를 사준다는 명목하에 계속 카페트 시세만 알아보고 다녔다.

실제로 사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어서 재질과 가격을 꼼꼼이 따졌다.

품질이 좋은 카페트는 정말 비싸다.

근데 정가제가 아니니 확실히 깎을 수가 있다.

내가 보기엔 기본 50%는 내려가는 것 같다.

물론, 가끔 20%정도 이상은 절대 안 된다는 곳도 있는데 그런데는 미련 없이 나와도 될 정도로 이 큰 바자르 안에 동일한 상품을 파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이렇게 가격표가 붙어있는 경우는 정말 드물고 다들 부르는 게 값이다.

실제로 우리 앞에서 600리라라고 부르는 걸 듣고 우리가 가격을 물어봤는데 우리한텐 700리라라고 불렀다ㅋㅋ.

근데 그게 최종에 가서는 400리라까지 내려갔다.

더 깎을 수도 있을 것 같다.


700리라 제품을 400에 주신다는 아저씨

당장 살 건 아니어서 사진을 찍고 다음에 다시 온다니 자신의 얼굴까지 기억하라면서 전체적으로 찍으라 하셨다ㅋㅋ.

튀르키예 사람들은 비싸게 팔아먹으려 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심성은 착한 것 같다.

그냥 같이 이야기 하다보면 유쾌하고 즐겁다.

호객행위도 많지만 절대 선은 넘지 않는 느낌?

하여튼 열심히 돌아다녀 시세파악을 하고 기숙사 와서 한국 가격을 찾아봤는데 바로 사업을 포기했다.

한국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쌌다.

물론, 오리지널 터키 수공예 상품이 아닐 수 있지만, 요즘은 공장 제품도 퀄리티가 좋아서 현지가격도 아니고 배송비에(요즘 터키 상황 때문에 배송비는 더 비싸다) 마진까지 붙여서 팔면 절대 안 팔릴 것 같았다.

나중에 집 갈때 누나거나 하나 사러 들려야겠다.


원래 쇼핑같은 거 잘 안하는데 바자르에 들른김에 기념품도 사고 우정팔찌도 맞췄다.

지난번에 맞춘 우정반지는 민준이가 일주일도 안 돼서 잃어버렸다^^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안 싸우고 사이좋게 잘 만나고 있다.

여기서 만든 인연이 한국에서 어떻게 유지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계속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다 한국에 가고싶다.


feat. 짠돌이인 내가 바자르에서 만 원 넘게 썼을 정도로 요즘 돈관리를 너무 안 한다. 돈을 더 벌든지 아끼든지 잘 선택해서 실천해야겠다.


바자르를 쭉 한번 돌고 우정팔찌도 맞춘 뒤 museum card를 맞추려 가니 5시 반이 넘어 문들 닫았댄다.

당시 시각 5시 45분...

구경하면서 오지만 않았어도 안 늦고 오는건데ㅠㅠ

알고보니 4월까진가는 5시 반에 닫는다고 한다.

원래 7시 닫아서 구글맵에도 7시로 뜨느데ㅠㅠ

다시 한번 구글맵의 정보는 믿을 게 안된다고 느꼈다.


결국 원래 제1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지친채 찾아간 자흐 케밥 맛집!

지난 주 맛있는 닭윙 집을 찾아낸 민준이의 원픽 추천 맛집이었다!

민준이 말로는 저 케밥의 크기가 클수록 맛집이라고 한다.

그만큼 다 팔 자신이 있다는 거라나.

저건 우리가 나갈때쯤 교체한 완전 뜨끈한 신상고기인데 보면 알겠지만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그만큼 맛있다ㄷㄷ

맛집의 보증수표인 단일메뉴를 판다.

다른 음식도 있긴 하지만 다 디저트일뿐 메인메뉴급은 자흐 케밥 하나다.

가격은 120리라.

싼 가격은 아니지만 탁심에서 먹었던 다른 케밥집을 생각하면 비싼 가격도 아니다.


물론 양이 많지는 않지만 와... 튀르키예에서 먹은 케밥 중에 제일 맛있었다.

나처럼 민간함 사람은 느낄 수 있는 살짝의 고기향이 났지만 이거야말로 잡내가 아닌 육향이라고 불러야한다 정도의 좋은 냄새였다.

고기도 우리가 처음 시킨 건 마지막쯤 남은 고기였고 후에 민준이와 승엽이가 다시 시켰을 때 운 좋게도 교체 후 첫 고기를 받게 됐는데 맛과 향에서 비교도 안 될만큼 후자 압승이었다.

만약 가게 될 일이 있다면 고기가 최대한 클 때 방문하는 걸 추천드린다.

어쨌든 먹으면서 와... 정말 맛있다를 연발했던 것 같다.

튀르키예에 케밥집 많고 웬만하면 맛있는데 진짜 맛집을 느끼고 싶다면 검색하고 가는 걸 추천드린다.

그냥 가긴 아쉬워서 MADO에서 차이 한 잔씩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위에 한영일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토요일은 밀린 잠을 보충했다.

그렇다고 평일에 못자는 것도 아닌데 어제 구린 날씨에 돌아다닌 게 좀 컸나 계속 졸렸다.

사진도 튀르키예에 와서 거의 처음일정도로 한 장도 찍지를 않았다ㅋㅋ.

대신에 새로 시작한 일이 있다.

앞에서 내가 여러분야에서 한 가지 일만 한다고 한 거 기억하는가?

단기적인 수익화를 위해 공동구매를 시작해서 10곳의 제조사에 컨택 메일을 넣었다.

내 생각보다 답변을 잘 주셔서 놀랐다.

이거면 큰 돈은 아니어도 월 100은 벌 것 같다.


작년 9월쯤 아임웹으로 웹사이트 만드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언제나 그랬듯 듣기만 하고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기능만 좀 알고 완벽한 웹사이트를 만들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위해선 웹사이트 만드는 기술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고 토요일부터 수익화를 위해 매일 1시간씩 작업하고 있다.

일요일까지 이틀간 쇼핑 기능을 넣고 상하단 디자인 하는 법을 익혔다.

이렇게나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 안 한건지...

하고 싶은 게 많은 게 자칫 잘못하면 살면서 독이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30분 독서도 시작했다.

이틀간 조금씩 오바해서 70분 정도 읽었는데 120쪽 이상을 읽었다.

바뀌기로 결심하지 않았다면 반 년 뒤에도 지금 책을 한 쪽도 못 읽었을 거다.

언제나 바뀌기 위한 생각을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보니 일요일에 정확히 일기를 쓰는 것도 지난 6주간 몇 번 안 되는 것 같다.

이것도 나와의 약속이니만큼 매번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feat. 하지만 다음주는 파묵칼레에서 야밤에 오는 관계로 월요일에 쓰기로...


마지막으로 다른 룸메는 매 주말마다 형집에 가서 무스타파와 저녁을 먹었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제안해 줬는데 내가 그때 혼자 조용히 빠르게 먹고 싶어서 거절했다.

그게 미안하기도 하고 친해지려면 같이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처음에는 카페테리아에서 먹자 했는데 보아하니 싫어하는 눈치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저기는 맛이 없다고 한다ㅋㅋ.

그래서 밖에 나가서 피자집에 갔다.

지난번에 가서 우리들의 평이 안 좋았던 피자 라자냐였는데 이 친구는 싸고 맛있다고 생각하나보다.


피자를 시키려는데 피자 기계가 지금 고장났다면서 15분 뒤에 오라했다.

그래서 콜라와 과자를 사고 다시 기숙사에 돌아온 후 다시 나가서 피자 두 판을 사왔다.

반반 내려 했는데 무스타파가 튀르키예에서는 손님이 오면 다 대접하는 게 문화라면서 사줬다.

사실 다 사준 건 아니고 돈이 부족해서 내 돈을 빌려가는 바람에 그 친구가 조금 더 냈다ㅋㅋ.

그래도 사주겠다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기숙사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알게 된건데 무스타파는 튀르키예의 3,000,000만 명의 수험생 중 120위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다른 룸메도 300위여서 둘다 전핵 장학금을 받는다고...

그러면서 Koc university가 튀르키예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라고 말했다.

그래... 너네가 왔으니 그럴만 하네... 대단하다...

나 정말 대단한 친구들 사이에 껴있었구나ㅋㅋ


피자를 다 먹고 무스타파가 자신의 캠핑 사진과 튀르키예의 숨은 명소들을 쫙 보여줬다.

내가 그만 봐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도 계속 보여줄 정도로 착하고 열정 뿜뿜인 친구이다ㅋㅋ.

덕분에 튀르키예라는 나라는 정말 모든 곳이 예쁘고 아름답고 다 볼려면 한 달도 택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냥 파묵칼레, 카파도니아, 페티예, 안탈리아로 만족해야겠다ㅎㅎ.

오늘 피자를 사준 게 고마워서(비슷하게 내기는 했지만) 내일은 내가 점심을 사기로 했다.


어제, 오늘 총 20곳의 제조사에 공동구매 제안을 드렸는데 6곳에서 답장이 왔다.

아마, 평일인 내일이 되면 더 많은 제조사에서 메일이 올 것 같다.

대략 10곳 중 3곳이니, 30%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6곳 중 2곳만 성사해도 50정도 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무스타파와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학교 바로 앞 카페(?)음식점 같은 곳에서터키 전통 음식이라는 KUYMAK을 먹었다.

치즈+버터를 끓여서 빵과 함께 먹는건데 내 룸메 두 명은 정말 좋아한다더라.

맛은 치즈,버터가 맛이 없을 수 있겠냐만은 내 입맛에는 조금의 소금이 들어갔다면 덜 느끼하고 감칠맛도 더 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 빵도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까먹었다.

무스타파 말고 다른 룸메 이름도 계속 까먹고 무스타파가 말해 준 빵 모양도 까먹고 정말 새대가린가 싶다.


튀르키예 처음 왔을 때는 저 빵 찍어먹는 게 진짜 적응 안 되고 밥을 계속 먹고 싶었는데 이제 어느정도 적응이 된 것 같다.

아니면 KUYMAK이 도저히 밥이 생각나지 않는 맛이어서 그런가.

중국도 그렇고 튀르키예도 그렇고 차가 발달한 나라의 음식은 상당히 느끼한 것 같다.

그리고 저 빵. 내 거는 초코빵, 무스나파 거는 치즈빵이었는데 초코빵이 초코가 거~의 없다.

8리라니까 이해해 줘야하나.

치즈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웬만하면 치즈가 안 들어간 햄버거를 선호하는 나지만 저 빵만큼은 초코빵보다 치즈빵이 더 맛있었다.

무스타파 최애빵이라더라.


좀 쉬면서 일주일 일기를 쓰다보니 어느세 저녁 먹을 시간이다.

규리가 어제 중국마켓에서 굴소스와 훠궈 재료들을 사와서 오늘은 고기와 기타 부재료만 준비했다.

처음엔 규리랑 민준이만 고기를 사러 갔는데 주로 가는 마켓에 얇은 고기가 부족하다 해서 내가 정육점까지 가서 추가로 고기를 더 사왔다.

저 고기를 썰으시는 프로의 모습! 소고기 500g에 230리라(약 16,000원)밖에 안 한다!

이 집은 스테이크까지 겸하는데 꽤 맛집이다. Koc university 대학 주변까지 올 관광객은 없겠지만 혹시 올 일이 있으면 꼭 가시길. 주소가 궁금하면 댓글 달아주길 바란다.


땅콩소스로 고기소스를 만들고 마라탕 소스를 넣으니 제법 훠궈 맛이 난다.

사실 마라탕은 오늘이 처음이긴 한데 역시나 내 입맛과 찰떡은 아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마라탕 대란이 났는데도 내가 안 먹은 이유가 있지.

그래도 오랜만에 매운 맛에 고기를 익혀 먹으니 별 맛없는 케밥 먹을 때보다는 훨 나았다.

고기는 1.2kg을 샀는데 다 먹어갈때쯤 되니 정말 배불렀다.

고기로만 배를 채운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완전 Flex했다.


여담으로 훠궈를 계속 끓여야 하는데 식탁에 앉아 끓일 수가 없으니 네 명이서 인덕션 앞에 옹기종기 모여 고기를 계속 익혀 먹었다ㅋㅋㅋㅋ.

아마 튀르키예 친구들이 아시안 4명이서 뭐하나?하지 않았을까ㅋㅋ.

중국당면은 물에 불려놓지를 않아서 계속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넣었었는데 도저히 익지를 않아서 끝까지 익은 중국당면을 먹지 못했다.

운이 좋은 몇명은 한 두개씩 먹었지만 나는 운이 없던건지 간절하지 않았던 건지 입에 넣지도 못했다.

먹지는 못하는데 냄비 밑에는 왜그리 눌러붙는지 마지막에는 타는 냄새까지 나서 다 먹고 국물을 버리고 나니 음식물 쓰레기로 보이는 형체가 한가득 눌러붙어 있었다.

한번 끓이고 닦았는데 여기는 철수세미도 없어서 승엽이가 한동안 고생했다.


밥을 다 먹고는 승엽이랑 규리와 함께 B1층에서 과제를 했다.

요즘 한국 학교에서도 Chat GPT를 이용한 과제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과연 Chat GPT로 과제를 해도 들키지 않을까?궁금해서 한번 해봤다.

과제 주제가 지난 크리스퍼의 역사에 대해서 강의를 했는데 이 거에 대해서 자유롭게 기술하고 자신의 의견을 쓰는 거여서 Chat GPT가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는 과제였다.

그래서 Chat GPT를 쓰고도 1시간 반이나 걸렸는데(한 페이지만 쓰면 됐다.) 크리스퍼의 역사에 대해 요약할 때는 아주 유용했다.

심지어 처음에는 짧게 알려줘서 워드 한 페이지 분량정도로 길게 알려 달라니 늘려주기까지 했다.

물론, 아직은 부족하기도 하고 인터넷에 있는 정보만 취합해 주는 거지만 데이터가 쌓이고 기술이 더 발전하면 혼자 실험하고 논문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ㄷㄷ.


그리고 튀르키예 역사 발표과제...

한 학기에 한 번 하는 건데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다음주로 신청했다.

책을 읽고 ppt를 만들어 발표하는 건데 난 영어 못해요ㅠㅠ...

영어로 책을 읽다가는 하루가 꼬박 걸릴 것 같아 파파고 번역기로 일단, 다 한국어로 바꿔났다.

사실 나 혼자 했다면 다 읽고 ppt도 만들었겠지만 역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셋이 모이니 웃고 떠드느라 한 3페이지 읽고 올라왔다ㅋㅋ.

목요일 발표니 월요일엔 진짜 완성해야지...

영어로 6~7분 발표에 교수님이 영어로 질문도 할텐데ㅠㅠ.

하... 다음주가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하필 한 주의 마지막 수업시간 발표여서 진짜 이것만 하면 바로 파묵칼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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