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어닝 Apr 10. 2023

AI와 교환학생

지금까지는 교환학생이 끝난 뒤 책 출판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일 전부를 적어왔다.

그러다보니 기본 3시간 이상의 글쓰기 시간이 필요하고 쓰잘데기 없는 말들이 많이 들어갔다.

이제는 간단한 내용들은 사진만 첨부하려고 한다.


작년까지 해외구매대행을 열심히 했었는데 시들시들 해지다 올해가 되어서는 거의 끊었다.

근데 오늘 갑자기 세관에 막혀있던 제품이 통관됐다는 연락을 받았다.(정확히는 어제)

정품의심 상품으로 걸려서 고객님들도 환불을 다 했는데 이제야 오해가 풀려 통관됐다니...

해외구매대행 상품은 반품이 어려워 차라리 물품을 못 받아서 환불을 요청하는 게 더 쉽다.

이걸 어떡해야 하나 싶어 일단 사업 소재지로 환불을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2분이 사신다고 하셨다.

럭키! 오늘도 일단 뭘 하면 해결은 얼추 된다는 걸 배웠다.


요즘 계속 글쓰기 숙제를 듣고 있다.

수십만 원을 들여 결제한 강의니 열심히 들어야지... 했는데 2달만에 숙제를 제출한다ㅎㅎ.

글쓰기는 진짜 언제 해도 힘들다....

근데 웃긴 건 어려워서 챗 gpt한테 물어보면 얘가 나보다 잘쓴다.

진짜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민준이와 승엽이랑 학교 주변 burger X라는 버거집에 왔다.

지난번에 배달로 시켜먹었던 집이 맞다.

시켜 먹었을 때는 절반쯤 먹으니 느끼했는데 역시 와서 먹으니 훨씬 풍미도 깊고 감튀가 맛있었다.

근데 다들 저 탁한 색의 소스 좋아하던데 나는 너무 달아서 싫었다.

그 앞에 케찹 비스무리 한 걸로 거의 먹었는데 뭔 소슨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히 케찹맛은 났다.


승엽이가 불가리아에서 사온 차와 기념품을 나눠줬다.

차 향이 진짜 좋아서 많이 마셔야지 했는데 일주일째 안 까고있다ㅋㅋㅋㅋ.

내일은 하나 까먹어 봐야지.


교수님 저 생전인데...

생물정보학을 내가 듣고 싶어서 선택하긴 했는데 코딩을(사실 아직 코딩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영어로 배우려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화요일 수업은 어찌어찌 따라갔는데 목요일이 되니 확 난이도 상승ㅎㅎ.

그래도 주변에 나처럼 멍 때리는 친구들이 많아서 좀 위안이 됐다.

문제는 목요일에 수업을 들으려니 PUTTY에 내 아이디로 로그인이 안 됐다.

화요일과는 다르게 도와주는 분도 없고ㅎㅎ 주변에도 못하는 친구들 많길래 그냥 교수님 코딩 구경했다.

다행인 건 끝나고 중간고사 날짜를 물어보니 이 수업은 시험이 없고 과제가 5,6개 나간다고 했다.

그래 차라리 과제로 내주시면 구글링이라도 가능하지ㅎㅎ.


오늘은 기필코 스테이블 디퓨전을 깔겠다!라고 다짐했는데...

그래서 민준이랑 승엽이가 양고기 먹자는 것도 거절하고 몇 시간을 거의 반나절을 쏟아부었는데 또 실패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쓸 수 있는 거냐고요...

나도 멋진 사진 만들고 싶어요! 도와줘!ㅠㅠㅠ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중에 서양여성에게 환상을 갖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양남성 애들이 동양여성에게 편견에 갖힌 시선을 갖는 것처럼,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보는데 일단 나는 튀르키예에 와서 그런 환상이 많이 깨졌다.

무엇보다 오늘은 운동을 하러 갔는데 내 옆에서 아주 몸매가 좋은 여성이 런닝머신을 뛰고 있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달리기 시작했는데 30초만에 정지를 누르고 잠시 나왔다.

와... 냄새가 많이 살인적이어서 진짜로 헛구역질이 나왔다.

뛸 곳이 거기밖에 없어서 숨을 고르고 다시 뛰었는데 혹시 그거 아는가?

우리 후각은 냄새에 대한 역치가 매우 낮아서 냄새의 변화를 기가 막히게 알아채지만 금방 피곤해져서 시간이 좀 지나면 그 냄새를 잘 못맡게 된다.

이런 경험은 다들 많이 했을거다.

하!지!만! 나랑 같이 거의 30분은 뛰었는데 20분이 될 때까지 적응이 안 돼서 몇번 고개를 돌려 헛구역질을 했다.

남성에서 나는 냄새가 확실히 더 쎄긴 하지만(내 룸메를 보면) 슬렌더가 아닌 좀만 살집이 있다면 바로 땀내 이상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오늘도 공동구매 제안을 엄청 놓고 그만큼 수많은 거절을 당하면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여기서 이렇게 돈만 벌려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방에만 처박혀 있는 게 내가 추구하는 삶인가?

내가 여기서 얻어가는 것이 있는가?

답은 전혀 없다였다.

생활력은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것을 보고 사람을 만나면서 배운다는 내 신조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추가적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튀르키예가 이번학기를 모두 온라인으로 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처음에는 프라하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포기하고(환불 불가능) 독일-프랑스-스페인으로 가려했는데 그러면 이동거리가 너무 길고 짐도 많고 독일과 프랑스를 너무 찍먹만 하는 것 같아서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으로 바꿨다.


그래서 행복한 여행을 꿈꾸며 운동을 하는데 충격적인 메일이 왔다.

마케팅 교수님이 다음주는 우리 모두 대면참석하라 한 것!

이거는 터키 교육당국의 발표와는 다르다.

터키 교육당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모두 제공하라 하였다.

나도 여행을 못가나? 그냥 말씀드리고 가야지!라고 멘붕하고 있는데 단톡방이 난리가 났다.

번역기를 돌리면 알겠지만 한 친구는 욕까지 했다ㅋㅋ.

그도 그럴 것이 중간고사는 온라인 시험인데 온라인 시험이 싫다면서 중간을 제외하고 기말고사에 모든 전범위 시험을 보겠다는 내용도 있어서였다.

여행자인 나로서는 시험을 한 번만 봐서 좋지만 성적이 중요한 여기 친구들 입장에서 50%가 넘는 성적이 하루만에 결정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결국 친구들의 동의까지 받아 한 친구가 대표로 교수님께 메일까지 보냈다ㅋㅋ.

나는 여행만 갈 수 있으면 돼ㅎㅎ


저녁에는 한국인 다같이 모여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계란은 내거 가져오고 떢은 규리가 가져왔다.

떢이 1인분 양밖에 없어서 소세지를 좀 사와서 넣었고 지난번에 마라탕을 해먹고 남은 면이랑 중국당면을 넣었다.

알고봤더니 우리가 소면이라고 생각했던 게 쌀국수 면인줄은 꿈에도 모른채...ㅎㅎ

민준이는 안 먹는다 해서 셋이서만 먹었다.

지난번에 중국당면이 딱딱해서 못 먹은 기억이 있어서 중국당면 불리기에만 온 신경을 기울였다.

소스도 고춧가루를 사는 걸 깜빡해서 다른 친구들 서랍에서 조금씩 빼왔다.

한국이라면 절도라고 느끼겠지만 규리가 여기 친구들에게 쌀을 도둑맞은 적이 있고 공용 서랍장에 물건을 낳두면 조금씩 없어져서 우리도 양심의 가책이 좀 줄어든 거 같다.

이래서 주변 분위기가 중요한가 보다.


문제는 고춧가루와 고추장만으로 떡볶이 맛을 낼 정도로 우리가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는 거.

그래서 미원을 왕창 넣고 중간에 물도 왕창 버리고 하면서 어찌저찌 만들었다.

처음에 파기름을 내고 떡볶이를 끓였는데 파기름맛이 대단했다.

소스를 아무리 때려넣어도 파기름 맛이 강해서 마라탕을 먹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탕이 돼서 어떻게 될까 했는데 면과 떡을 넣고 끓이다 보니 얼추 비주얼이 갖혀졌다.

장을 봐오고 양배추를 안 사왔다는 것을 깨닫고 사오려 하다가 안 사왔다.

하지만 완성될쯤 아쉬워졌고 후에 민준이까지 내려와서 규리와 민준이가 사러갔다.

근데 한참을 지나도 안 와서 결국 떡볶이가 다 만들어지고 그 위에 데코로 몇 개 넣었다.

저건 하나도 안 익어서 결국 못먹었다.


다같이 먹었는데 결과는 대성공!

한국에서 이 떡볶이를 돈 주고 사먹었다면 한소리 했겠지만, 여기는 튀르키예다.

이것도 감지덕지고 실제로도 맛있었다.(미원을 때려넣어서 그런가?)

중국당면도 이번에 쫄깃하고 익었고 떡볶이에 간도 잘 배서 튀르키예에 온 뒤 몇 안되는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가졌다ㅎㅎ.

물론 치우는데까지 3시간이나 걸려 후회는 했다.


다 먹고 승엽이와 산토리니 가는 계획을 세웠다.

시렌체에서 사온 와인과 함께ㅎㅎ.

도저히 이 와인을 애들 앞에서 당당히 먹을 위인은 못돼서 텀블러에 음료수처럼 따른 뒤 마셨다.

근데 여행갔을 때는 몇잔을 연속으로 먹어도 안 취했는데 여기서 조금 홀짝 했다고 취한 것 같았다.

갑자기 판단력이 흐려지더라.

술은 그때그때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결국 정해진 일정은! 5월 10일~14일 아테네 2박, 산토리니 2박이다.

이날까지는 내가 이탈리아를 갈 계획도 있어서 귀국편은 예약을 안 했는데 비용 계산하고 내 체력과 일정 고려하면 안 될것 같아서 나중에 돌아오는 것도 끊었다.


공도구매 제안이 계속 까이고 있다.

거의 100분 가까이에 제안을 넣고있는데 그 누구도 승낙을 안 한다.

답답한 마음에 단톡방을 관리하고 계신 방장님께 SOS를 청했더니 글이 좋지 않고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피드백과 함께 개선방향 말씀해 주셨다.

요즘 돌이켜보면 스테이블 디퓨전도 그렇고 공동구매도 그렇고 원래의 나라면 쉽게 포기해야 하는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있다.

튀르키예여서 시간이 많아서 그런건지 할 게 없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여기와서 배워가는 것중에 끈기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저녁은 다른 버거집에서 더블치킨패티 버거인가? 먹었는데 별로...

평점이 좋다고 다는 아닌 것 같다.

맛 설명은 그냥 드라이 하다. 한마디로 뻑뻑ㅠㅠ.

이날도 6시간 연강을 듣고 스테이블 디퓨전 깔기에 도전했지만 또 실패ㅎㅎ.

그래도 아카라이브라는 좋은 커뮤니티 알아서 팁을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우와!!!!!

드디어 스테이블 디퓨전을 깔았다.ㅠㅠ


대체 이놈이 왜이렇게 스테이블 디퓨전에 집착하는지 궁금하신 분이 계실 것 같아 설명하면

스테이블 디퓨전은 내가 명령어만 입력하면 본인이 그림을 그려주는 도구이다.

이건 다른 사이트에서 만든 프롬프트 명령어를 가져와서 적용한 모습인데 저 명령어대로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나오는 식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걸로 그림을 그린다면 수익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계속 만져보고 있다ㅎㅎ.

깔긴했는데 내 맥북 사양으론 돌리기 힘들어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한 장씩 뽑아내고 있다.

인스타와 유튜브를 시작하긴 했는데 잘 되려나...

이놈 덕분에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 시원하게 2주 까먹었다.

다음주에 놀러가니까 용서하지. 에휴 내 소중한 2주ㅠㅠ.

코랩으로 돌리고 싶은데 자꾸 오류나서 일단은 힘들게 내 컴으로 돌리고 있다.


저녁으로 원래 고기 구워먹으려 했는데 규리를 제외한 나머지가 안 먹느다 해서 그냥 가라웰에서 닭고기 시켜먹었다.

배고플 때 먹어서 그런지 더 꿀맛이었다ㅎㅎ.

밥을 먹고는 민준이방에 모여 여행일정을 짰다.

일단 안탈리아는 올익스클루시브(?)로 여행을 다 짜놔서 가고 오는 것만 짜면 됐다.

지난번에는 버스로 가자고 했던 두 놈이(이번엔 나 혼자서라도 비행기 타고 가겠다고 밝혔다.) 같이 비행기를 타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그래... 10만원 이상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몇 만원인데 우리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자.


카파도키아 여행도 짰는데 일정은 그대로고 이것도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문제는 카파도키아가 국내선인데도 시간대고 새벽이거나 늦은 저녁으로 극과극이어서 새벽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제주도는 비행기가 쉬도때도 없이 있는데 여기는 왜 안 그러는지 모르겠다ㅠㅠ.

국내선 비행기 가격이랑 영국 비행기 가격이랑 비슷한 정도니 말 다했지...


토요일, 오래만에 이스탄불 여행을 했다.

10시에 톱카프 궁전으로 출발해서 11시 반쯤 아야소피아 근처 마도에서 점심을 먹었다.

카이막을 먹으려 들어간 곳이었는데 저렇게 세트로 시키지 않으면 카이막을 주지 않는다 했다.

여기서부터 삔또가 좀 나갔는데 여기 룰이리 이해하려 해도 영어를 쓸 수 있는데도 우리를 보고 계속 터키어로 응대하던(후에는 영어로 해줬다.) 직원의 모습에 기분이 많이 상했었다.

심지어 마도는 서비스피를 받는 곳...

이게 과연 서비스피를 받을 수 있는 직원교육 효과일까?


딸기는 한국딸기가 맛있다 맛있다 말만 들어 봤는데 확실히 한국 딸기가 맛있다.

과일은 신선해 보이는데 당도가 적었고 살구는 턱이 아플정도로 딱딱했다.

구운 식빵은 맛있었어서 카이막이랑 꿀을 발라 먹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7000원정도 되는 가격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한국인인 우리 입장에서지 매번 느끼는 거지만 튀르키예 물가는 현지인에게 정말 살인적이다.


날씨가 좋아 아야소피아 앞에서 한 컷 찰칵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저 뒤로 보이는 게 전부 아야소피아를 보기 위한 줄이다.

깃발을 든 단체 관광객팀 수 개가 길게 늘어져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아야소피아는 창문이 열려있는 게 아니어서 저녁에 가든 낮에 가든 똑같다.

굳이 낮에 볼 필요 없으니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이라면 늦게 가시길 추천드린다.

우린 줄을 전혀 서지 않고 들어갔었다.


목적지인 톱카프 궁전으로 왔다.

저 뒤에 보이는 줄이 들어가려는 줄이다.

사진은 나오면서 찍은건데 아야소피아를 다 보고나서 여기로 오나보다.

표를 끊는 줄은 길었어도 들어갈 땐 줄을 그닥 서지 않았는데 나오고 보니 긴 줄이 늘어섰었다.

톱카트 궁전은 뮤지엄 카드가 있으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었다.

뮤지엄 카드는 현지 학생만 만들 수 있어서 아마 외국인이면 뮤지엄 패스를 끊어야 할 것이다.

며칠 여행에 1500인가? 더 길면 2000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톱카프가 500리라고 다른데도 비싼편이라 알차게 여행한다면 끊을만 하다.

현지인이 30리라에 다 갈 수 있으니 가격 차는 크지만...

다시 한번 느끼지만 튀르키예는 자국민 우대가 심하고 외국인 차별이 좀 있는 것 같다.

너무 심하자나ㅠㅠ


톱카프 궁전은 좀 실망한 게 궁전이래서 멋진 성이 하나 있을줄 알았는데 박물관 갔는 곳이었다.

옛 유물이 좀 있었고 왕의 거실(?) 같은 느낌으로 꾸며진 곳이 있었다.

그래도 옛 오스만 제국의 생활양식이나 유물 등을 볼 수 있으니 이런데에 관심이 많다면 들려볼만 하다.

우리는 셋 다 관심이 없어서 그렇게 썩 만족한 곳은 아니었다.


우리가 만족한 건 걷다보면 나오는 보스포루스 해협이었는데 멀리 갈라타 타워가 보여서 장관이었다.

유물 보는데 절반 여기 절반 정도의 관광객이 있었다.

그만큼 톱카프 궁전은 전혀 다른 매력의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었고 멋진 배경을 보러 올만한 곳이었다.

근데 500리라면... 난 안 온다...

이스탄불에 다른 볼거리도 많고 시간이 남아서 오면 모를까 내가 여행객이라면 후순위로 미뤄놀 것 같다.


다음으로 간 곳은 귈하네 공원.

주변에서 물을 사마셨는데 바가지 가격일 거라 생각한 거와는 다르게 그냥 주변 시세랑 비슷하게 받았던 게 뜬금없이 기억에 난다ㅋㅋ.

여기도 튤립이 예쁘게 자라나서 절경을 이루었는데 만족보다는 실망을 한 곳이었다.

꽃들과 함께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꽃들을 그냥 방치해 논 곳은 거의 없고 다 울타리로 막아놨었다.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계란꽃으로 뒤덮인 곳뿐이었고 알록달록 예쁜 꽃들과 사진을 찍기는 포기해야 했다.

여기도 외부인이 올만한 장소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말에 가족여행 올만한 한강같은 곳이었다.

우리는 30분정도 앉아서 힐링을 하다 사진 몇 컷 찍고 이집션 바자르로 이동했다.


들어가진 못해도 울타리가 안 쳐져 있는 곳이 군데군데 있긴하다.

이집션 바자르에서는 31번 집을 갔다.

31번집이 뭐야? 하겠지만 초록창에 검색해보면 유명해서 바로 뜰 것이다.

디저트를 파는 곳이고 아저씨가 한국어를 잘한다.

심지어는 가게에 영어로 가격이 적혀있고 그 아래에 한국어로 한국가격이 따로 적혀있다ㅋㅋ.

지난번 시렌체 와인아저씨와 비슷한 경우였는데 우리는 당한적이 있기 때문에 좀 경계했다.

그러나 로쿤 하나를 먹고 경계심이고 뭐고 다 풀렸다.

카이막 로쿤이었는데 먹자마자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저씨는 기세를 잡았다 생각했는지 한국인 입맛에 맞는 로쿤들을 계속해서 잘라 시식하게 만들었고 우리는 정신없이 먹었다.

중간에 애플티도 한잔 타주셨는데 달콤한 로쿤과 새콤한 애플티라니...

아저씨가 작정하고 우리를 천국의 길로 인도한 게 틀림없었다.

어차피 민준이가 로쿤을 사러 들린거기 때문에 로쿤 1kg을 사서 나왔다.

주변에 다른 가게도 들어가서 시세 파악해보니 싼 편이긴 하더라. 굿굿


바자르를 좀 더 둘러보면서 내 캐리어를 사러 다녔다.

기내용 작은 캐리어, 내 마지노선 가격은 3만원! 리라로 400리라가 좀 넘는다.

처음에 간 가게에서 400리라를 부르니 너무 쉽게 맞춰줬다.

이건 아닌 것 같아서 300을 부르니 안 된대서 그냥 간다하니 쿨하게 보내줬다.

뭐지? 300은 진짜 아닌건가?

몇 군데를 더 둘러봤는데 400 밑으로 깎기 힘들었다.

그러다 한 곳에 가서 또 300리라를 부르고 있는데 승엽이가 장사하는 청년에게 TMI를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락크(튀르키예 국민 양주?)먹으러 갈거다. 너 락크 알아?

그 친구는 모른다 했다.

생각해보니 이슬람 교도들은 술을 안 마시니 모를 수도 있고 라마단 기간에 술 얘기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승엽이가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우리 눈이 예쁘다면서 양옆으로 찢었다!

튀르키예에 처음 와서 당해보는 인종차별이었다!

기분 나쁜 것 보다는 참... 그냥 황당해서 어이가 없었다.

우리는 똥은 상대하지 말자는 주의여서 바로 그 자리를 나왔다.


걷다보니 기분이 점점 나빠지긴 했는데 그냥 이상한 친구겠거니 생각했다.

처음 왔을 때 당했다면 튀르키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을 수도 있는데 괜찮은 걸 보면 내가 이곳에 와서 많은 도움을 받았나 보다.

캐리어는 다른 가게에서 현금으로 330리라(약 23000원)에 구매했다.

300은 절대 안 된다는 걸 보면 그 가격에 팔면 남는 게 많이 없긴 한가보다.


저녁을 먹으로 위구르 식당에 들렀다.

규리가 정말 맛있다고 한 곳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음식을 먹으려 했는데 되는 음식이 자꾸 없다 해서 볶음면 하나랑 간짜장처럼 부어먹는 면 하나씩 시키고 만두를 시켰다.

만두도 구운만두를 먹으려 했는데 안 된대서 찐만두 시킨건데 나중에는 갑자기 구운 만두를 들이밀면서 먹을래?라고 물어봤다.

이럴 거면 왜 안 된다 했을까?라는 생각과 우리가 호군가? 이미 만들어 놓고 팔 곳 없으니 우리보고 사라고?라는 생각이 어우러져서 거부했다.


음식도 진짜 오래 걸렸는데 5시 반쯤 가서 6시 반쯤 음식을 받은 것 같다.

구글리뷰에는 오래 걸린다고 적혀있다고는 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줄 몰랐다.

근데 가게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전혀 불편해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서ㅎㅎ... 우리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계속 기다렸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사람들 얼굴이 다들 현지인 같아서 이게 그들의 문화인가 노력하려 했다.

음식이 나오는 순서도 특이했는데 민준이의 부어먹는 면요리가 먼저 나오고 천천히 먹어도 다 먹을 때쯤 우리 볶음면 음식이 나왔다.

맛은 부어먹는 면요리 승! 볶음면은 좀 짠 편이었다.

부어먹는 게 담백하고 그냥 한국스러운 맛이났다.


만두도 볶음면을 절반정도 먹으니 나왔는데 맛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의 잡내가 엄~~~~청 났다.

민준이가 양을 엄청 좋아해서 잡내가 나도 잘 먹는데 민준이도 당황할 정도의 맛이었다.

나는 돈도 아깝고 볶음면이 간이 쎄서 어느정도 중화시켜 주기에 눈 딱감고 먹었다.

씹다보면은 적응이 되긴 하는데 문제는 처음 씹었을 때 육즙이 터지면서 양 잡내가 확 올라온다...와우...

진짜 어질어질 한데 다 먹고 화장실 가니 튀르키예 사람들 몸에서 나는 냄새가 확 나서 진짜 토 하고 나올뻔 했다.

웬만큼 비위가 강하고 양을 좋아하지 않으면 쉽게 도전하지 않길 바란다.


민준이는 기숙사에 가고싶다 해서 나랑 같이 돌아왔다.

승엽이는 쇼핑을 더 하기로 했다.

기숙사에 와서 드디어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만든 사진을 가지고 인스타를 올리고 유튜브를 만들었다ㅎㅎ.

나중에 잘되면 홍보하러 오겠다.


새벽 3시 45분에 알람이 미친듯이 울린다.

내 룸메거다. ㅅㅂ 진짜 적당히가 없다 이놈들은.

나는 알람을 끄고 화장실에 갔다.

5분 뒤에 다시 울렸나 보다. 들어와보니 룸메가 알람을 끄고 있다.

5분뒤 또 울린다...하...

짜증나서 너 알람 계속 울린다. 지금 4시다. 빨리 꺼라. 하니 알람을 그제서야 끈다.

내가 반수를 하면서 느낀 건 상위학교, 즉 공부를 잘하는 애일수록 사회성이 떨어질 확률이 월등히 높아진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아이가 나올 확률이 높다.(아닌 친구도 많다는 얘기다.)

얘네는 단체생활을 하면 당연히 자기 알람에 다른 사람이 깰 걸 알면서도 이기적으로 이렇게 맞추고 깨지도 않을까?

(하나 알려주자면 얘 알람 맞추고 자기 손에 안 닿는 곳에 낳뒀다.)

어제도 얘 문자 소리랑 알람소리에 깼는데 성격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오늘도 아침에 깨자마자 스테이블 디퓨전이랑 놀고(손에 익히기 까지는 많이 만져봐야 한다.) 잠깐 여행 일정좀 들여다 봤다.

5시 반에 서라벌에 한식을 먹으러 가기로 해서 나만 5시에 나와 사리예르에서 유심을 충전했다.

9G를 충전했는데 구글번역기로 recharge data를 써도 그게 뭐냐고 되물어서 시간이 좀 걸렸다.

알고보니 내가 유심을 새로 사야되는 사람으로 안 거였다.(당연히 그런 사람이 많을테니)

겨우 유심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알아듣고 내 현지 터키번호를 보여주니 그제야 알겠다 했다.

이번에는 여행갈 일이 많아 튀크키예 데이터는 9G만 충전했다.

지난 달 25G 충전한 것도 10G 조금 넘게 썼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서라벌의 반찬은 지난번보다 훨씬 맛있어져 있었다.

특히 장조림이 추가됐다!

우리는 나오기 전부터 모든 반찬을 싹싹 긁어먹기 시작했다.

오늘 무슨 날인지 한식을 먹으로 온 현지인도 정말 많이 보였다.

내가 빵이 주식인 현지인이면 이런 음식 입에 안 맞을 것 같은데...ㅎㅎ

뭐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니 맞는 사람도 있나보다.

저 콩자반은 한국 콩자반이랑 다른데도 똑같은 맛을 내서 신기했다.

시금치, 김치, 계란말이 등 다 한국의 맛이 느꼈졌다.

저기 가리키고 있는 음식은 분명 냄새는 고추냄새가 나는데 먹으니 오이장아찌 맛이 나서 신기했다.

아맏 두개를 같이 섞었나보다.


그리고 받아본 김치찌개!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었고 밥 2공기를 먹었다.

넘나 맛있다ㅎㅎㅎㅎㅎ.

승엽이랑 내거는 더 맵게 해달래 했는데 고춧가루를 매운 걸 쓰는 것 같다.

먹자마자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확 올라왔다.

그래도 이맛을 느끼려고 김치찌개 시킨거지ㅎㅎ.

와우 방금 먹고 왔는데 보니까 또 침고이네.

사실 배추김치가 지난번에는 맛이 오늘보다 떨어졌어서 김치찌개도 다른 음식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오늘은 썩 괜찮은 김치찌개가 나왔다.

여기에 반찬리필도 우리가 반찬이 부족한 걸 보고 알아서 채워넣어 주셔서 백반을 먹는 느낌으로 한끼 맛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행계획 세우고 있는데 한국으로 여행가고 싶네ㅋㅋㅋㅋ.


작가의 이전글 한국이나 여기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