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아와 과부들이 와서 먹고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신명기 14장 29절) -
뉴욕에서 Bank of America를 다니던 Frank 라는 분이 계셨다. 그 분은 9. 11. 사태 때 친구를 잃게 되었고,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의 장례식장은 수 많은 고아와 양로원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가득 차 있었고, Frank는 그 분들이 친구의 죽음을 너무도 슬퍼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어떻게 그 많은 분들이 자기 친구를 아는 것인지 궁금하여, Frank는 장례식장에 참석한 고아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어떻게 자기 친구를 아느냐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들이 답하기를, 그 친구 분이 죽기 전까지 평생 동안 자신들을 가족처럼 돌보아 주었다는 것이었다.
Frank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고, 자기가 지금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이 맞는지, 자신의 장례식에는 과연 누가 와서 저들처럼 슬퍼해줄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Frank는 자신도 남은 인생을 베풀면서 살기로 결단하고, Bank of America를 사직한 후, 아내와 어린 자녀들과 함께 뉴욕주 북쪽 끝에 있는, 양로원들이 있는 Buffalo로 이주를 하게 되었다.
위 Frank가 바로 내가 2006년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uffalo로 교환학생을 갔을 당시 만나게 되었던 Frank 장로님이다.
Buffalo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을 하는 동안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Frank 장로님과 양로원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였는데, Frank 장로님은 양로원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꺼져가는 촛불이라고 하시면서 친부모님처럼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 드렸다.
당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나는, 봉사활동은 내가 가진 무언가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있는 사랑을 더불어 나누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을 주러 갔다가, 매번 더 큰 사랑을 받고 오게 되었다.
Frank 장로님은 봉사활동이 끝나면 항상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사람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를 하였고, 어린 자녀를 먼저 재운 후 사모님께서 늘 라면, 만두 등의 맛있는 야참을 만들어서 우리를 대접해주셨다.
그 때의 기억들이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따뜻하고 그립게 남아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Frank 장로님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도 조금이라도 Frank 장로님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를 가장 크리스마스답게 보내는 방법은 성탄절의 주인이신 예수님의 뜻대로 보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선물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때,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가족이 없어서 유독 더 외로울 고아들을 돌보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고 또 그것이 가장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답게 보내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육원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이 총 몇명인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를 물어보았는데,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장난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남자 아이들은 로보트 같은 장난감을 가장 좋아하고, 여자 아이들은 예쁜 장난감을 가장 좋아하며, 레고는 남녀 구분 없이 애들이 다 좋아하는데 가격이 비싸서 애들이 개별적으로는 가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보육원에 있는 물건들은 그 대부분이 공용이고, 심지어 장난감도 공용 장난감이 많아서, 자기 자신만의 장난감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였다.
전화를 끊자마자 동대문 완구 종합시장으로 달려갔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서울 시내는 전반적으로 매우 한산하였는데, 서울 시내의 애기들이 다 여기 와있었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애기들이 저마다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완구점에 와서 잔뜩 들뜬 표정으로 장난감을 고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런 평범한 일상이 누구에게는 평생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부러운 장면일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저려왔다.
미취학 영유아 25명(남자 15명, 여자 10명), 초등학생 19명(남자 14명, 여자 5명) 합계 44명의 애기천사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구니에 담고 또 담았다.
처음 두 보따리를 계산대에 올려놓자, 판매원이 계산을 하려고 하길래, 아직 한 보따리를 더 사야한다고 하고는, 한 보따리를 더 가져오자, 웬 총각이 애기 장난감을 이렇게 많이 사냐고 물어보아, 오늘 하루 애기천사들을 위한 산타 클로스가 되기로 하였다고 답하였다.
세 보따리의 장난감을 차에 싣고 곧장 보육원으로 달려가서 나이별, 성별에 맞게 장난감을 분류한 후 비대면으로 전달을 하고는 집으로 왔다. 코로나로 인해 애기들을 직접 만나서 전달해줄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눈을 마주보며 한 명, 한 명 장난감도 전달하고 머리도 쓰다듬고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그게 가장 아쉬웠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영화를 보면 마지막 장면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나온다.
"서로 사랑하는 건 주님의 얼굴을 보는 것"
남은 인생동안 나도 어떻게든 Frank 장로님처럼 더 사랑하도록 노력하여, 서로 사랑함으로 주님의 얼굴을 보고 싶다.
이 땅에서 상급을 다 받으면 하늘에서 상급이 없기에, 당초 이 글은 쓰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선한 일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