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은 그 짧은 생애의 말년에 기독교 변증론을 저술하려고 하였으나, 건강이 좋지 못하여 결국 위 변증론의 집필을 완성하지 못하고 채 만40세가 되기 전에 요절하였다.
그런데 그의 사후에 그가 남긴 여러 단편들이 발견되었고 이를 유고집으로 엮어서 나온 것이 파스칼의 팡세(생각)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파스칼
회심 때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이 느꼈던 감격을 잊지 않기 위해 양피지에 이를 기록하여 죽을 때까지 자신의 옷 안쪽에 꿰매고 다녔다는 파스칼(옷을 갈아입을 때는 기존 옷의 위 메모를 떼서 다시 갈아입는 옷에 꿰매었다고 전해진다).
여러 번역본이 있어서 어떤 것으로 살까 고민하다가, 팡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래 지금까지 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가르치면서 평생을 팡세 연구에 몰두하였다는 어떤 교수의 번역본이 최근에 출간되어 위 번역본을 선택하게 되었다.
분량이 4백 몇십 페이지에 육박한다. 하루에 10~20페이지 정도씩 읽으면 한 달 안에 완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00년의 시간을 거슬러 파스칼과 내가 만나게 될 시간이 무척 기대된다(아무 상관없는 얘기지만, 구약성서의 마지막 책인 말라기 이후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때까지의 시간도 약 400년인데, 신학에서는 위 말라기 이후 예수님 탄생 이전까지의 기간을 '암흑기'라고 칭한다).
이 가을을 파스칼과 함께.
아래 사진은 오늘 강릉지원 재판 가는 길에 하늘이 너무 이뻐서, 마치 선물과도 같은 하늘이어서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