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성영 변호사 Apr 21. 2023

<'불편한 편의점' 그리고 부모님과의 나트랑 여행>


지난 독서모임에서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읽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위 책의 아래 세 군데 글귀를 인용하면서, 곧 부모님을 모시고 나트랑 여행을 가게 되는데, 아래와 같은 마음으로 가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다"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다"


나는 위 책을 읽기 전까지, 나트랑에 가서 뭔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으로 효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길 자체가 행복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도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이며,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에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다.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은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했던가?


위와 같이 마음을 먹고 여행을 떠나게 되자, 거짓말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공항으로 가는 길, 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일, 비행기에 세 명이 나란히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기내식을 먹는 일 그 자체가 하나 하나 행복으로 다가왔다.


나트랑의 한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쇼핑카트에 담긴 쇼핑백을 택시 뒷트렁크에 싣고 부모님 먼저 택시 뒷자리에 타시라고 한 다음, 쇼핑카트를 다시 쇼핑센터로 가져다놓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택시 기사가 운전을 하다 말고 휴대폰에 뭐라고 베트남 말로 말하더니 자신이 말한 것이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있는 화면을 웃으면서 내게 보여주었고, 그 화면에는 아래의 번역된 한국말이 기재되어 있었다.


"나는 당신이 부모님께 효도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쁩니다"


나는 예전에는 효도를 부모님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고, 부모님을 즐겁게 하고, 부모님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나트랑 여행을 통해, 어쩌면 효도는 날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효도하는 그 자체가 내게 큰 기쁨이고, 아직은 건강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여행을 가는 그 길 자체가 다른 누구에게보다 바로 나에게 무엇보다 큰 행복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모님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것 외에 더 바랄 것이 없다.

작가의 이전글 탈북민 할머니의 선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