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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미 Sep 04. 2022

이공계를 위한 금융강의

1. 금융이란?

 복수 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경영학 수업을 들어 본 적 없는 공대생이라면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금융에 대한 기초지식을 접하게 되었다. 나와 처지가 비슷한 이공계생이라면 금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쪽 세계로 진입하려면 적잖게 헤맬 것이다. 그 이유는 이공계생에게 금융은 그동안 배워 본 적도 없는 미지의 영역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공계에서 금융권에 간 선배들도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과생을 위한 맞춤형 금융 강의가 필요하다. 이공계생은 수학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금융을 접하면 수학적 접근에 매몰될 수 있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이 편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금융을 수학적으로만 접근하면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볼 수 있다. 그래서 공대생을 위한 금융 기초지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주제로 금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논의해 보자. 금융이란 단어보다 재무(Finance)란 단어를 개인적으로 더 선호해 앞으로 주로 재무라 통칭하겠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를 3가지 얘기해 보면 토지, 노동, 자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하면 그 제품은 경제적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 돈을 받고 판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경제적 가치 있는 재화인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우선 공장이 필요하다. 공장을 짓기 위해서 가장 먼저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 토지이다. 공장이 있으면 이를 가동하기 위해 사람이 필요하다. 즉 노동이 있어야 공장을 비로소 가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지를 사고 공장을 짓고 임금을 주고 원재료를 사려면 돈이 필요하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돈을 자본이라 얘기한다.

 개인적으로 재무는 자본을 생산에 투입하기 위한  의사결정 활동이라 정의하고 싶다. 이 개념을 가지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금융 관련 활동을 살펴보자.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식투자를 하면 회사와 동업관계가 된다. 한 배를 타는 것이다. 나의 여윳돈을 회사에게 줘 공장도 짓고 사람도 뽑아 더 많은 생산을 하게 만드는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만약 회사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면 주식보다는 은행 예금을 선택했을 것이다.

 다른 예도 생각해 보자. 기업이 대규모 공장을 개설하려 하고 있다. 공장만 완공되면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무한히 사 줄 수요처가 있다면 기업은 아마도 채권이나 은행 대출을 받아 공장을 지을 것이다. 확실한 이익은 혼자 독식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반면에 성공과 실패 확률이 50대 50이면 주식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것이다. 위험할 땐 혼자 보단 동업 관계가 좋다. 이렇게 기업이 필요한 자본을 채권이나 대출로 조달할지 아니면 주식으로 조달할지 의사결정도 재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재무(Finance)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의사결정과 연관이 되어 있다. 따라서 꼭 금융을 업으로 삼지 않더라고 세상을 살아 가는데 필수지식이다. 공대생은 순박하다.  자신의 분야는 잘 알지 몰라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잘 모른다. 그래서 열심히 기술을 개발해 인류에 기여하더라도 그 기술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가끔 언론 등에 소개되는 엔지니어 사장님 중에 무차입 경영을 매우 자랑스럽게 자랑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면 한 분야에 최선을 다하셔서 좋은 기술을 남기신 공로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그분이 재무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있었다면 자식 같은 기술이 더욱 빛을 발하도록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도 많다. 기업을 경영하는데 무차입 경영은 합리적 의사결정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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