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브프라임과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에서 주택 담보대출을 모기지론이라고 한다. 그중 대출자의 신용이 우량한 등급의 모기지론을 프라임 모기지론이라고 한다. 프라임 모기지론보다 아래 등급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고 한다. 즉, 상대적으로 비 우량한 주택 담보대출이다. 이러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여러 개를 모아서 하나의 pool로 만든다. 여기에 수학적인 작업이 들어갔다. 여러 대출 채권의 공분산이 음수라고 가정하였다. 이 가정으로 서브프라임 대출채권의 변동성이 pool에 모이면 리스크가 작아지게 된다. 그래서 신용평가사들이 기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대출의 신용등급 보다 pool에 모인 채권의 신용등급을 더 높은 등급을 주었다. 쉽게 얘기해 비우량 채권이 우량 채권이 된 순간이다.
여러 대출 채권의 공분산이 음수라는 가정은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같은 낮은 등급의 신용자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차에 따라 대출을 잘 갚을 수 있고 대출을 못 갚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불경기 일 때이다. 불경기에는 낮은 등급의 신용자들이 유사하게 대출을 못 갚게 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리스크가 갑자기 높아진 것이다. 비우량과 비우량이 만나서 불량 채권이 된 것이다.
처음에 공대생인 나에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는 단순히 월스트리트와 신용평가사들이 합작으로 만들어 낸 탐욕의 결과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금융을 공부하고 업무 경험이 쌓이면서 그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시련을 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모순되게도 내가 가 금융을 공부할 때마다 내가 금융을 공부하게 된 계기를 상기시켜 주면서 나의 금융 공부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