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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희 Mar 18. 2024

한국에서 글로벌 서비스 만들기

글로벌 IT팀 로고샵의 700만 다운로드 제품 개발기



안녕하세요. 백희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팀 PIXO의 Product Owner이자 Logoshop Squad Lead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Logo Shop은 전 세계 사람들, 특히 북미 사용자들이 즐겨 쓰는 모바일 로고 디자인 서비스입니다. 오늘은 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투자 없이 매출 성장을 만들어 낸 로고샵의 탄생 배경과 최근의 제품 철학을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합니다

로고샵은 비디자이너이면서 소자본, 무자본 창업을 꿈꾸는 많은 개인들이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에 로고가 허들이 되는 디자인 시장의 비효율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2월 탄생한 서비스입니다. 디자인 지식이 없다면 로고 디자이너나 업체를 찾는 데에 시간을 써야 하고, 의뢰를 받은 다자이너가 의도를 이해하고 디자인 아웃풋을 적절히 낼 수 있는 말로 잘 설명해야하죠.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있고 실제로 단번에 마음에 드는 로고를 받아보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아주 조금의 수정이나 더 다양한 시안을 요청하기만 해도 그 횟수에 따라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 있고요. 그러나 여기에 작은 개인이 투자할 비용과 시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특히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자본이 없는 상태라면 더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디자인 툴을 배워 사용하자니 허들이 높습니다. 로고샵의 첫 등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로고샵은 현재 비디자이너가 산업군이나 선호하는 스타일 기반의 템플릿으로 로고의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마음에 드는 템플릿을 선택해 로고 디자인을 시작하거나 범용적인 로고 사이즈 캔버스에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아예 빈 캔버스도 가능하죠. 물론 로고 디자인에 다양한 색상 조합을 적용하고 느낌을 볼 수 있는 ‘Auto Color Variation’ 을 사용하거나 에디터에서 편집 중인 로고와 목업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어 로고의 실효성과 무드를 매 에디팅 순간마다 확인하고 확신을 얻을 수 있는 ‘Mockup visioning’ 을 이용할 수도 있어요. 개인이 로고 디자인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프로덕트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로고샵에 처음 합류 했을 때, 로고샵은 ‘저렴한 비용으로 로고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 라는 출시 당시 정의된 mvp 단계의 문제는 이미 해결된 상태였어요. 디자인 시작부터 취득까지의 과정에 도출되는 사용자의 고민을 어떻게 쉽고 간편하게 해결하느냐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로고샵을 시장에 선 보였던 초기 상황과는 다르게 Adobe와 Canva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모바일 디자인 카테고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마케팅 디자인 툴’을 표방해 기능 출시에 속도를 붙이며 로고 서비스 1위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로고샵의 서비스 구성과 주요 Flow, 에디터 구성을 아이콘과 템플릿 컨셉만 살짝 바꿔 카피한 후발주자들도 꾸준히 등장하는 추세였고요. 생성형 AI를 탑재한 서비스들은 덤이었어요. 로고샵은 결국 구체적인 방향성과 타겟 고객을 깊게 분석하는 시간 없이 시장 표준 에디팅 경험을 맞추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몇 해 전, 구독 모델을 주요 BM으로 변경하면서 ‘로고 디자인만으로 사용자들이 유지될 수 있어?’ 라는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사실 유지되는 사용자들이 없지 않습니다. 구독하는 사용자가 적지도 않아요. 구독을 갱신하는 사용자들도 있죠. 그러나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가치를 느껴 돈을 지불하는 사용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문제를 더 해결해주면 우리에게 남을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당시 저는 가장 먼저 스쿼드의 메이커들과 박 터지는 시장 상황을 침착하게 바라보고 ‘로고 디자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이점을 기회로 만들기’ 로 했습니다. 시장 내 글로벌 대기업들이 선택하는 종합 마케팅 디자인 서비스를 따라가고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기업의 체급과 속도, 브랜드 인지도 등 다양한 면에서 경쟁력이 크다고 보지 않았거든요. 로고 디자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본질을 찾는 것이 키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알지 못하는 사용자들을 파헤치는건 필수이고요.


로고 디자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이점을 기회로 만들기

초기 단계를 벗어나 성장한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결국 고객이 가치를 느낀 본질적 경험이 있습니다. 제품이 아무리 크게 성장하더라도 그 본질적 경험을 잊거나 등한시 하지 않고 제품의 근본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 처음에는 잘 해결했던 문제의 본질을 잊고 사용자의 voc를 해석 없이 수용하거나 사업적 판단만으로 기능을 덧붙이기 시작해서 고객이 느끼는 제품의 가치가 불명확해지고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점차 서비스가 주는 사용 가치가 희석되어 신규 사용자는 ‘무얼 위한 서비스인지’를 직관적으로 그리기 어렵고, 기존 사용자는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복잡해지는 서비스에 변심하고 이탈하기 쉽습니다.


로고샵도 [로고 디자인을 비디자이너도 쉽게, 적은 비용으로] 라는 본연의 문제을 더 잘 풀어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분명 돌파구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이 글 서두에 말씀 드렸던 Auto Color Platte과 Mock-up Visioning이 순차적으로 로고샵에 탄생했어요.


먼저, 로고 디자인 시 고려해야 하는 여러 요소들 중 색상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어요. 이미 많은 디자인 서비스들이 컬러 조합을 다양하게 제안하고 캔버스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은 흔했지만, 로고샵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로고는 곧 브랜드 이미지를 상징하기 때문에 컬러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시각적 무드가 중요하죠. 지표 상으로도 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사용자들의 기능 리텐션과 사용률, 사용 패턴을 살펴 보았을 때 각 개별 요소에 대한 컬러 변경 액션이 상당한 수준이었거든요. 전문 디자이너가 이미 조화롭게 구성한 컬러 조합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터치 한번에 무드를 계속해서 변경할 수 있다면 컬러 지정을 위해 해야 하는 반복 작업과 조합을 위해 멈칫하는 시간이 절감 될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품질은 덤이고요.

다양한 컨셉 팔레트를 기반으로 variation을 쉽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편, Mock up visioning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준비된 목업으로 하여금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게 하는 기능입니다. 에디터의 변경 사항이 실시간으로 목업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사용자는 디자인을 하는 매 순간 자신의 로고 (=즉 꿈)가 어떤 모습으로 고객과 만날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로고 메이커들 중 이 기능을 갖춘 케이스는 저희가 유일하고 마케팅 디자인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들에서도 가지고 있지 않은 로고샵 만의 차별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로고샵에 적합하게 도입할 수 있을지를 팀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고객이 ‘비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에디터 내에서 맞이할 여러 부정적인 생각을 뽑아보기 시작했어요. 고객의 입장에서 제품에 던질 수 있는 무한한 네거티브들을 도출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영감을 얻는게 꽤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때 깨달았습니다. ‘캔버스 위의 결과물이 너무 단순해서 이걸 그대로 사용해도 될지 확신이 없다’, ‘사실 비디자이너이고 관련 흥미가 없다면 디자인 작업 자체에서 동기부여를 얻기 어렵다’ 등이 공통된 의견이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Mockup visioning의 방향을 구체화 했습니다.


로고는 다른 디자인 소재들에 비해 필연적으로 단순한 디자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상징하는 그래픽과 타이포그래피의 조합이고 때때로 슬로건이 붙는 정도에요. 취향과 산업에 따라서는 그래픽은 고사하고 텍스트로만 이뤄진 경우도 있습니다. 로고라는 디자인은 단순할 수 밖에 없는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단순성으로 인해 비디자이너인 유저가 자신의 디자인 능력과 결과물의 품질을 의심하는 일로 연결되게 하지 않고 싶었어요. 그래서 의심이 생길 수 있는 디자인 작업 중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디자인을 독려하는 Mockup visioning을 넣게 되었고요. 기능 내의 콘텐츠 소재 역시 Universial 한 일상 사물들을 중심으로 국가 by 국가를 잘 타지 않는 것들로 골랐습니다.

에디터 내의 Mock up 아이콘을 선택하면 실시간으로 디자인이 반영된 여러 mockup image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릴리즈 이후 변화했던 점은 서비스 내에서 유저가 발생시킨 Save 이벤트를 통해 측정 중인 Daily Activation이 눈에 띄게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특히 미국 유저들을 대상으로 목업에 반영되어 있는 물품들의 주문을 의뢰하고 싶다는 사용자 문의가 쏟아졌다는 것입니다. 같은 시기 완성된 로고 디자인을 스티커처럼 디자인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My Asset’의 mvp를 서비스 내에 릴리즈하게 되면서 비즈니스 카드를 로고샵 내에서 만들어 주문하고 싶다는 voc는 두배였고요. 로고 디자인의 본질을 건드는 단 몇 번의 시도로 그간 포착할 수 없던 새로운 기회들이 창출된 것이죠.

실제로 유입된 voc 중 한 건을 발췌


가치를 느끼는 고객 파헤치기

같은 시기, 저는 사용자를 알아보는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간단한 인앱 서베이들을 여럿 진행하고 voc를 분석했습니다. 이 시간의 완료 조건은 ‘우리에게 가치를 느껴 비용 지불에 망설임이 없는 사용자를 특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꽤 재밌었어요. 우선 북미 유저들 비중이 많은 것은 그간의 데이터로 단번에 확인했습니다. 남성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대체로 5인 미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Local Business Owner였습니다. 산업군은 상상초월이었어요. 트럭 운전수, 건설 용역 업체, 양계장, 목공, 세차장까지. 제 일상과의 접점이 크지 않은 이들입니다.

구체화된 유저 퍼소나는 신체 특성상 손가락이 동양인 여성인 저보다는 굵고 클 것이라는 점. 그래서 작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큰 손가락으로 디자인을 하기에 세밀한 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인사이트가 있었어요. 사업 시작이나 운영을 위해 필연적으로 로고와 부수적인 디자인이 필요하지만 책상에 앉아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만든 로고를 활용하여 2차, 3차 디자인을 제작하고 사업장이나 근무 환경 내에 빠르게 적용하고 싶어한다는 니즈도 발견했고요. 자신의 비즈니스를 브랜드로 이해하고, 그 존재감을 그들의 고객에게 뽐내고 싶어했죠. 이들에게 디자인은 아주 감각적이어야 한다거나 최신 디자인 동향이 반영된 트렌디한 무드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장의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수익 창출과 고객을 확보하는 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용되기만 한다면 제 역할을 다 해내는 것입니다.

슬프게도 과거, 로고샵이 시장 스탠다드를 쫓기 위해 갖추었던 마케팅 템플릿들은 감각적이거나 사용자들의 산업군이 고려된 케이스는 없었어요. ‘로고를 만드는 사용자들 중 마케팅 템플릿이 필요한 사용자들은 얼마나될까?’를 테스트해보고자 기존의 마케팅 템플릿으로 탭을 구성해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 당연하죠. 우스개소리로 ‘달걀 판매를 위한 가격표나 포장재가 필요한 사람이 구독했는데, 미드센츄리 가구 세일 템플릿이 어떻냐고 물어보면 누가 사용하겠느냐’에 대해 이야기 나누곤 했어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용자를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라고 회고합니다. 지금 로고샵 내에 개인화 서비스가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최근 로고샵 스쿼드가 주목하는 것

지금 저희 팀은 작년에 누적된 경험들을 토대로 북미권역의 비즈니스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어느 범위를 일컫는지에 대해 리서치하고 비즈니스 레벨과 산업군, 디자인 주기 별로 카테고라이징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동아시아나 유럽권 사용자의 경험까지 고려 범위로 확장하는 것은 잠시 멈추기로 했어요. 분명 문화적 차이에서 반응하는 템플릿의 비주얼 무드, 기호와 텍스트 요소에 대한 경험 선호도, 산업군 내의 소규모 사업장의 모습 등의 차이로 야기되는 디자인의 특성이 다르다고 판단했거든요. 목표는 북미 유저가 편집 가능한 비즈니스용 디자인의 정확한 제안과 실효성입니다.


북미 사업장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디자인 카테고리는 로고 제작이 완료되면 Draft 100여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기능도 테스트를 앞두고 있어요. 앞으로는 손가락이 큰 사용자들을 위해 조정과 조절이 필요한 Variation의 모든 케이스는 그것이 어떤 단위이든 전부 원터치로 풀어내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이 있습니다. 반면 AI로고메이커는 생성을 해내는 instant logo design은 비교적 후순위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다른 비즈니스와는 다른, 본인의 비전이 담긴 Unique함을 극도로 선호하거든요. Auto Logo Generator를 런칭해 테스트 해보았을 때에 로고에 애착이 형성되지 않아 매출 전환도 낮았고요. 주 매출 발생 국가인 북미보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국가의 선호도가 뚜렸했습니다. 저희에게 지불하는 유저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전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 군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 디자인을 효율적으로 하는데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팀과 함께 5년 이상 케케묵은 현재의 에디터 경험을 새로운 경험으로 변화 시키는 것을 높은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여러 실험들을 위해 기능을 붙이느라 그동안 최적화를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좋은 경험의 에디터로 개선하는 것이 연내 목표에요. 좋은 사용성과 명확한 서비스 브랜드로 Business Owner가 ‘사업장에 쓸 수 있는 디자인은 로고샵’ 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필요 상황 마다 로고샵을 선택하게 만드는 전략을 취할 것입니다.


동시에 ‘비디자이너’이면서 ‘주기적으로 그래픽 디자인이 필요한 타겟 고객’이 정말 글로벌 시장 어디에도 없는지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금방 진출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데이터와 인사이트들이 쌓이고 있어요.

로고샵은 자본력이 많은 누군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새로운 꿈을 펼치는 과정에서 디자인이라는 과업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출발선과 속도의 차이를 줄이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로고샵을 통해 세계의 작은 비즈니스들이 디자인 파워로 하여금 세상에 지속적으로 인상을 남기는 그 날을 꿈꿉니다. 앞으로 로고샵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오늘은 최근 디스콰이엇에서 요청을 받아 직접 작성한 담당 제품 소개글을 공유합니다. :) 

원문 링크는 여기(https://disquiet.io/@elyhely0330/makerlog/01-한국에서-북미향-디자인-서비스-만들기-픽소의-로고샵-스쿼드가-제품을-만드는-방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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