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듣는 내 몸뚱이
담이 왔다.
제대로 왔다.
계기랄 것도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에 일어나 주방으로 가
커피를 타기 위해 컵을 꺼냈고,
믹스 커피 2봉을 털어넣고 ,
물을 부었고 그저 살살 젓고 있었을 뿐이다.
’잘 섞여라~‘하면서 젓던 중에
갑자기 오른쪽 목 뒤부터 날개뼈까지
근육 강직이 느껴지면서,
뭔가 빡 당겨지는 느낌이 났다.
그리곤 고개가 안돌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목은 점점 더 안돌아간다.
통증이 꽤 심하지만,
그래도 뭐, 이정도 쯤이야, 하고는 빨래도 돌리고,
널고, 개고, 산책도 하고 갖가지 일을 다 했는데,
그러고 나니 진짜 목이 안돌아간다.
‘잉...?’
꽤 당황스러웠다.
원래 내 몸은 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프지만,
이건 좀 많이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아침에 먹는 약을 털어 넣어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
누워 있어도 그 부위에 자극이 가면
통증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추가투약.
그래도, 차도가 없다.
나 참... 이 몸뚱이도 꽤나 고집이 센 편인가보다.
나아질 생각을 안한다.
20대에 나는 꽤나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잠자는 것, 먹는 것을 줄이면서 너무나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여느 20대였다.
허나 내 맘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게 늘
스트레스고 약점이라 생각했는데,
그래서인지 점점 몸은 안좋아졌던 거 같다.
지금이야,
내 상태를 어느정도 다루고 이해하고
몸을 움직이는 편이지만,
꽤 오랜만에 이런 식의 답답함으로
성질머리 발동중...
해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은데,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려해도
조금만 고개가 떨궈지면 디스크까지 난리다...
총체적 난국.
에라이.
오늘은 걍 쉬라는 건가...?
그치만, 맨날 쉬는데...
하며 내면의 내가 서로 싸운다.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결국,
아파도 참고 해야한다는 책임감 강한
자아가 이겼다.
늘 그래왔듯이.
그래서 이렇게 브런치 글도 쓰고 있는 것이다.
안그랬으면 지금 아프다고 뒹굴고 있겠지..?
참는 게 이력이 나긴 했는데,
뭔가 오늘은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라
좀 낯설다.
언제 괜찮아 지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담주에 해야할 공부들을 쭉 생각해본다.
하여간, 얌전히 쉬질 못한다.
이러니 내 몸이 그만 좀 하라고 파업하나 싶기도.
그치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불안하다.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어서.
뭐든 해야만 할 것 같아서.
그래야 내가 이 몸을 데리고 굶어죽진 않을테니.
때문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맘 한 켠에 남는다.
아픈 몸으로 이 세상을 살기엔 세상이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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