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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28. 2024

[왜 43. 생명은 모두 소중합니다]

-채상병의 죽음을 '조그마한 사고'로 보는 아이히만에게

생명에는 크고 작음이 없습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큽니다.

   

대통령실에서 해병대 채상병 죽음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했답니다.

정말 어이없습니다.

채상병 부모의 입장에서 1초라도 생각을 해 보았는지요?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고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지요?

소중하고 소중한 생목숨을 잃고 싸늘한 죽음을 맞이한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보았는지요?

채상병 부모에게는 아들이 하늘이고 땅이고 모두일 것입니다.


하늘 같은 소중한 생명의 죽음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하는 사람들은 짐승보다 못한 것들입니다.          

부모는 자식과 떨어져 있는 동안 늘 노심초사하며 걱정합니다.

더군다나 병사의 생명을 깃털처럼 가볍게 여기는 상황에서

군대를 어떻게 믿고 보내겠습니까?     

군대를 보낸 부모의 마음은 제대를 하여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염려할 것입니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 눈이 와도 걱정

햇빛이 따가워도 걱정, 바람이 불어도 걱정합니다.     

더군다나 목숨을 잃은 큰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인식하는

이런 정권의 군대는 누구도 안심하고 보내지 못할 것입니다.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수사단장을 항명죄로 몰아가고

죽음의 책임이 무거운 수사단장의 책임을 묻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여 해외로 도주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임기훈 국방비서관은 국방대 총장이 되었고,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은 사단장으로 승진하고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충남 천안갑 국민의 힘 후보가 되었으며

임종득 국가안보실 2 차장은 경북 영주양양봉화에 공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채상병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으려 했던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항명죄로 몰려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에서 영화감독은

 ‘진실의 문’과 ‘망각의 문’을 다루고자 했다고 합니다.

항상 큰 사건을 작은 사고로 여기며

진실을 덮고 망각의 문으로 들어가는 행태를 보며 참을 수 안타까움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진실 규명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건의 진실을 알아야 원인을 알 수 있고,

그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사건을 수습하고 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참사, 채상병의 억울한 죽음 등

많은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로 여기고 진실을 덮어 감추고 망각의 문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또 다른 사람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되풀이됩니다.       


사람은 느끼며 생각하고 뜻을 세워 판단하며 살아갑니다.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고 함께 느끼는 것을 어진 마음(仁)이라 합니다.

이성으로 생각하며 올바른 의지를 세워 판단하는 것을 옳은 마음(義)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모진 마음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진 사람들,

아무런 생각 없이 무사유(無思惟)로 불의를 부끄럽지 않게 행하는 악인들.

무수히 많은 한국의 *아이히만 망령들이 살아 날뛰고 있습니다.

악의 뿌리는 무사유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생명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조그마한 사고’라고 생각하지 말고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크다는 것을 생각하여 판단하고

소중한 생명을 또 잃지 않도록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길 바랍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의 무사유와 악의 평범성을 지적했습니다.

전체주의의 기원도 악의 평범성과 무사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멀쩡하게 생기기는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살아가는 아이히만 같은 사람들이 참 많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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