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하는 건방진 생각이 있다.
'나는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아무나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는. 하지만 나름의 기준이 있다.
1.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인 사람.
2. 이타심 있는 사람.
3. 적당히를 아는 사람.
이 중에서 3. 적당히를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 다른 말로 풀어하자면 선을 잘 지키는 사람인데, 인간은 선을 잘 넘는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이 선이란 것이 상대적이라서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선의 기준이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기에, 본인 스스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깊이를 판가름해야 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이 매우 어려워 종종 실패를 하곤 했다. 나는 꽤 선이 낮은 사람이다. 웬만한 일에는 실망도, 화도 잘 내지 않는다. '그럴 수 있지'가 탑재되어 나와 타인을 분리시켜 생각한다. 그래, 나는 아니지만 너는 그럴 수 있지. 그렇기에 내게 있어 선을 넘는다는 건 개인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은 상대에 대한 이해도는커녕 배려심조차 부재인 이기적인 인간이란 뜻이다. 이때가 되면 가차 없이 인연을 끊어내는데 더러 아픔도 함께 느낀다. 또 한 번 인간에게 실망을 한다. 그 순간이 아프다. 끊어진 사람만큼 끊어낸 사람도 아프다. 그러니 누구든 너무 원망하지 말자.
사람과 단절이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았을 때 상대방을 탓하기보다 내가 그에게 어떤 잘못을 했고 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는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