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자 시인이 2019년에 쓴 시로 '강릉사랑문인회'가 매년 발간하는 문예지, <강릉 가는 길>에 발표하였다.
그는 2012년, <창작수필>에 수필로 등단하였으며, 2019년에 도라지 꽃밭에서'라는 시로 <문학시대>에 등단한 시인이자 수필가다.
이 시는 2월 초, 제주도를 여행할 때, 눈 속에 활짝 핀 동백꽃을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을 시로 읊었다고 한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시인이 겪은 좌절과 고통을 참고 이겨내는 과정을 잘 묘사하였다. 어려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은 그대, 즉, 절대자인 하느님을 가리킨다고 느낀다.
시의 매 연에서 '그대를 생각합니다, 사모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표현한 시구를 헤아려 볼 때, 하느님에 대한 시인의 믿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하고 성숙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시는 세상일이 힘들고 괴로워도 믿음과 소망이 있으면 무난히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바람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던져주었다.
나는 대학 시절, 이 시인과 함께 농촌마을에 하계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다. 70년대 중반, 산골마을 초등학교 분교에서 숙식하며 일주일을 함께 보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기금은 일일찻집을 운영하여 마련하였으며, 남녀 대학생 30여 명이 농촌을 돕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고향 근처 산골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최근에 우연히 <문학시대>에 실린 '청춘 스케치'라는 시를 읽어 보고, 김미자 시인이 청춘 시절에 다녀온 봉사활동을 제재로 시를 썼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청춘 스케치
/ 金美子
카톡 창에 뜬
빛바랜 사진 한 장에
단숨에 수십 년을 뛰어넘는다
그래 그랬었...었지
산골마을 분교 앞 개울가
검게 그을린 땀투성이들
괭이며 삽을 든 채 웃고 있다
영영 떠나버린 친구도
이름이 생각나지도 않는 친구도
그날 그 순간
앳된 모습 그대로 웃고 있다
희끄무레 낡고 얼룩진
흑백 사진 한 장이 일으키는
싱싱한 바람을 따라나서면
푸르던 그 시절로 돌아가려나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나
나도 얼마 전, 그 빛바랜 사진을 보았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미 저세상으로 떠난 친구도 있고, 현재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친구도 있지만 모두가 웃고 있는 젊은 시절의 앳된 모습들이다. 작가는 아마도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청춘 스케치'라는 시를 썼다고 생각한다.
그 봉사활동을 다녀온 지 벌써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인이 발견한 흑백사진 한 장이 몰고 온 바람으로 그 시절의 청춘이 생각났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시의 마지막 연에 잘 나타나 있다. '푸르던그 시절로 돌아가려나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나'라고.
누구나 청춘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시절이 더욱 그리워진다. 빛바랜 사진 속에 웃고 있는 친구들이 그리운 것은 세월 탓만은 아닐 것이다. 김미자 시인과 내 친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