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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Mar 21. 2022

​여덟 번 웃고

빅 픽처 2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신점 복기. 이것도 퇴사 전에 내가 엄청 심심해했는데 같이 근무하던 사무실 직원들끼리 선생님을 출장으로 모셨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철학의 세계.


이 분께서 해주신 말씀도 거의 다 맞았는데 진짜 대박적으로 소름 돋는 건 바로바로 지금 내가 하는 직업을 맞춰버리신 것이다! 그 당시 이민 가면 취업허가가 나오기 전까지 거의 1년을 놀고 취업허가가 나온 다음에 이력서를 뿌릴 때에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감을 잡지 못했었는데 이제 보니 이 선생님께서 맞춰버리심.


그리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조건부 행복. 내가 남편을 내버려 둬야 행복하다는 상상도 못 했던 전제 조건. 선생님 저희의 미래를 알고 계셨나요...!!! 이미 다 듣고도 행동을 못했던 과거의 나 ㅠㅠ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분이 오셨다. 외모가 굉장히 평범(?)하셔서 의외였음. 내 차례 올 때까지 엄청 떨면서 기다렸는데 좋은 말씀만 거의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 얘기할 때에는 내가 아니라 내 옆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말씀하시는데... 뭔가 진짜로 보이시는 건가 싶었다. ㅋㅋㅋㅋㅋ


회의실에 들어가면서 인사드리고, 나를 처음 딱 보자마자 내 성격을 줄줄이 읊어주시는데 나는 일단 얼굴 생긴 거와는 다르게 눈치 보는 거 싫어하고, 고집도 있고, 약간은 이기적이기도 하다고. (이것들은 내가 요새 신경 쓰여서 고쳐야 하나 계속 고민했던 성격들) 한 번 마음먹으면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있고.




그리고 남편은 1.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반듯하고 2. 가정적이며 생활력도 강하고 3. 교수나 연구 쪽으로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남편이 자존감도 높고, 말도 굉장히 예쁘게 하며, 자기 계발도 끊임없이 하는 사람이라고. 시부모님께서도 굉장히 가정적이고 화목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시부모님 되실 분에게도 굉장히 사랑받을 거고 우리 부모님도 남편 좋아할 거라고 하심.


남편이 주관이 뚜렷하고 은근히 고집도 세고 집요한 면도 있어서 내가 자존감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화목할 거라고. 남편이 다정다감하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애들도 좋아해서, 특히 아기 키울 때 밤에 똥기저귀 갈아주고 아기 캐리어 한 손에 들고 다니면서 다 키워줄 거라고 하셨다. 나는 냄새에 예민해서 못(?) 안(?) 할 것이라고 함.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 아니면 네가 만나겠어? 라고 하시는데, 좋은 사람 인증받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이건 완전 별표 다섯 개짜리 ★★★★★ 완전 대박 소오오오름 이었던 것은 남편이 글을 쓸 때 문장 하나를 만들더라도 수식어 등에 상당히 신경 쓰며 신중하게 쓰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이거 완전 딱 맞음.




우리는 만나도 공부만 하지 다른 재미는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우리의 만남이 정적이고 데이트도 거의 외식 정도뿐이라 완전 딱 맞음. 그게 우리 스타일에 맞고 뭐 재밌는 거 찾아 나설 성격도 아니니까 조용조용히 있는 것도 우리한테는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자식 복이 많다는 말도 또 나옴! (아싸) 그런데 자식 복이라는 것이 내가 기대한 것처럼 자식의 덕을 봐서 팔자 피고 뭐 이런 게 아니라, (ㅋㅋㅋ 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정정해주심) 자식이 속 썩이는 일 없이 알아서 잘 자랄 것이라고 그게 바로 복이라고 해주셨다. 더하여 인물이 아~~~주 잘생겼다고!!!!! 그래서 내가 앗 혹시 아들인가요? 했더니 잘생기고 이목구비 뚜렷해서 외모가 훌륭하다고 하심. 아들인지 딸인지는 말씀 안 하셨다.




그리고 중요하게 말씀해주신 건 내 직업. 내 사주에는 가르치는 일과 공무원일이 있다고. 그래서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선생 (임용고시 합격 후 발령 나는 선생님 말씀하시는 듯) 인데, 언론 쪽 사설이나 다른 글 쓰는 일도 잘할 것이라고.


내가 이것저것 알바를 엄청 많이 했는데 다 적응을 못하고 일도 별로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이라 하니, 내가 나에게 만족을 못하니까 그러는 거라고 하심. 세상을 보는 눈은 높아질 데로 높아졌는데, 실제 내 생활이 그에 미치지 않으니 만족이 안 되는 거라고. 그러면서 내가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남편이 버는 대로 생활은 잘할 수 있다고 하심. 그런데! 네가 일 안 하고 집에만 있겠어? 하는 것을 보면 뭔가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될지 안 될지는 말씀 안 해주셨다. ㅠㅠ 잘 돼야 할 텐데.




그리고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문서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처음에 남편이 외국인이라는 이야기를 안 드렸을 때 결혼하고 여기 근처에 집 살 거냐고 말씀하시면서 문서가 있다고 하셨다. (아마 비자 문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사는 언제 갈지 물어봤는데 내년에는 확실히 간다고(???) 내년요ㅠㅠ????? 그래서 내가 올해 가야 된다고 지금 비자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4월 말 5월 초에 나온다고 ㅠㅠ (대박 딱 맞음) 하반기에는 무조건 간다고 하심 (이거도 맞음)


결과적으로 좋은 쪽으로 거의 다 말씀해주셔서 같이 보신 다른 분들도 상당히 만족하신 것 같다. 다 하기 나름이겠지? 암튼 다 잘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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