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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18. 2021

보카 - 긍정 형용사 부사 단어 숙어

오렌지 주스도 오렌지 4%만 들어가도 오렌지 주스라고 쳐주는데 내 셀카에 4%만이라도 내가 들어가 있으면 내 사진이라는 짤이 인터넷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었다. 약간의 보정, 약간의 밝기나 색상의 조정만 더해도 사진의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 보인다. 마찬가지로 남편을 볼 때 어떤 필터를 사용해서 보느냐에 따라 남편의 이미지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같은 행동을 하는 남편도 좋은 남편으로 만드느냐, 천하의 나쁜 놈으로 만드느냐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렸다.


결혼사진 스튜디오촬영 할 때 내 인생 최고로 예쁜 메이크업에 최고로 비싼 드레스 입고도 수천 장씩 찍고 20장 건지는 것처럼, 남편에게 수천 번의 기회를 주고 20번 잘하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 이걸 꼭 기억하자. 내 최고의 모습, 최상의 상태, 최고의 배경에서 사진사와 최고급 카메라, 직원 여러 명이서 도와줘서 만든 모습도 수천 장을 찍어야 20장 건지는데, 그렇게 스드메 해서 2,3백 투자하는 건데, 시부모님께서 남편에게 2,3억 들여 키웠으니 수천번이 아니라 수천만 번의 기회를 줘야한다. 


그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다. 그가 좋은 사람이니까 결혼을 결심했지 그렇지 않았으면 결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긴장이 풀리는 일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을 보이는 생활 속에서, 평범하디 평범한 모습도 남편이다. 내가 원하는 남편의 모습도, 남편이 미래에 언젠가는 될 수 있는 모습도,  남편이 가진 끝없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모두 포함한 좋은 남편의 모습도 모두 남편이다. 




그러니 남편이 할 수 있도록 남편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인내심을 갖고 남편이 좋은 남편임을 서서히 증명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야 한다. 남편의 진심을 믿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믿고, 나의 선택을 믿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남편이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을 그르쳤다 하더라도, 손해를 봤다 하더라도, 그가 그 실패를 통해 배울 기회를 충분히 줘야한다.


물론, 그냥 쉽게 넘길 수 없는 실수나 잘못도 있다. 그것을 정하는 것은 나의 판단이다. 내가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인지를 기준을 잘 세우고 있어야 한다. 사회의 통념이나 다수가 공감하는 선이나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내가 결정할 문제이다. 




만약, 남편이 단 한번이라도 내가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면, 나를 기쁘게 만들어주는 데 성공했다면, 폭풍칭찬을 해주자. 당신이 잘 할 줄 알았다며 당신을 믿었다며 당신이 최고라고 정말정말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주자. 당신은 원래 좋은 사람이라고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며 당신과 결혼한 것이 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칠리소스에는 칠리가 1 들어가면 토마토는 4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도 이름은 칠리소스다. 무엇이 나를 나라고 불리게 만들까? 무엇이 남편을 남편이라고 불리게 만들까? 나는 남편을 뭐라고 부르고 있는가? 나는 남편을 뭐라고 정의내리고 있는가? 남편에게 어떤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가? 나는 남편에게 어떤 아내가 되고 있는가? 한번쯤 고민해볼 만하다.


열 번 중 단 한 번만 잘했어도 한 것은 한 것이니 충분히 칭찬해줄 만 하다. 필터셀카도 내 셀카인 것 처럼 남편을 보는 내 눈에 콩깍지를 씌워서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남편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남편이 이미 그렇다고 칭찬하고 고마워해 준다면 그런 모습을 더욱 이끌어 낼 수 있다.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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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말 ~~한 사람이에요. 

항상 나를 위해 ~~ 해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내가 행복하다고 / 사랑받는다고 / 특별하다고 등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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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나는 연락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하루에도 여러번 생각날때마다 카톡을 주고받는 것에 의미를 두는 편이었다. 반대로 케이는 내 퇴근시간에만 카톡을 하루에 딱 한 번 보낸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내 퇴근시간에 맞춰서 문자하려고 알람까지 맞춰놓는 그런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라는 걸 생색을 생색을 있는데로 낸다면? 하루종일 연락 한 번을 안하고 답장도 거의 없었으면서? 이거를 노력이랍시고 한거냐, 그게 무슨 연락을 자주한거야? 넌 그때 빼고는 하루 왠종일 연락도 없잖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넌 항상 그렇지, 네가 그러면 그렇지 뭐 라는 평가는 오히려 상대를 낙담하게 만들 수가 있다. 나는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그게 이런 평가를 받다니. 그럼 내가 노력하는 이유가 대체 뭐지? 어차피 최선을 다해봤자 고마워하지도 않는데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항상, 언제나, 맨날, 매번, 절대로, 같은 빈도부사는 어쩌면 가능성이나 잠재력에 한계를 두는 말로 들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사실만이라도 말해주자. 그래, 너가 내 퇴근시간에 문자를 보냈구나. 더 나아가서 내 퇴근시간에 맞춰서 문자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퇴근시간이 더 즐거워졌어. 라고 예쁘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나에게 매일 연락하는 사람이야 *^^* 나는 당신에게 문자를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 *^^* 까지 계속 강조할 수 있다.


남편에게는 꼭 표현해야지 알아먹는다. 나쁘진 않네 가 아니라 이렇게나 잘했다니 정말 놀라워! 이정도면 됐어 뭐 가 아니라 이렇게 까지 해내다니 당신이 너무너무 자랑스러워!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 당신은 훌륭한 남편이야 *^^* 무슨 말이든 곧이곧대로 알아듣는 사람에게 장난으로라도 밉다 싫다 하지 않기.


그리고 딱 한 번이라도 나에게 문자를 한다면 그가 문자를 계속 하고 싶어할 정도로 기쁘고 반가운 티를 팍팍 내주기. 나와 문자를 하면 자신이 기분 좋아진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기. 그가 자발적으로 나에게 문자를 하고 싶어지도록 도와주기. 내가 원하는 상황을 충분히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다.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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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연락도 없다가 퇴근 시간에 딱 한 번 문자하면서 니가 무슨 연락을 잘해?

-> 그래, 너가 내 퇴근시간에 문자를 보냈구나. 

-> 내 퇴근시간에 맞춰서 문자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퇴근시간이 더 즐거워졌어.

-> 당신은 나에게 매일 연락하는 사람이야 *^^* 나는 당신에게 문자를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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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도 안하고 돈 번다고 생색내는 남편의 모습이 꼴 보기 싫을 때도 있다. 나도 똑같이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는데 자기만 힘든 줄 알고 집안일도 하나 안하는 게 눈엣가시일 때도 있다. 그래서 번 돈 만큼 일한 시간만큼 수치상 정확하게 반반 나눠서 집안일을 나누거나 벌금제를 시행하거나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또 다른 접근법으로, 나도 돈벌어서 생활비를 반씩 내지만, 남편도 똑같이 일해서 나머지 반을 내는 것이니 그가 일 한 수고로움을 인정해줄 수도 있다. 남편의 기여도조차 없었다면 우리 생활비는 반토막 나는 것일 테니 덕분에 이정도 될 수 있었다고 말해줄 수도 있다.


집으로 퇴근하긴 했으니까 고맙다고 할 수도 있고, 하루종일 일하긴 했으니까 수고했다고 먼저 손 내밀 수도 있다. 남편은 자신이 번 돈을 우리 가정의 생활비로 가져다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당연하게 여길 수도, 감사하게 여길 수도 있다.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면서 온갖 더럽고 치사한 꼴 당한 노동의 값이다. 그 소중한 돈을 가정을 위해 쓴다. 고맙다고 한 마디 해주는 거 돈드는 것도 아닌데 까짓거 할 수도 있다. 


내가 일한 수고는? 이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칭찬을 받기만하고 자기가 잘난 줄만 아는데? 반감이 들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노력은 내가 알고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남편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자아가 충족된 후 나의 수고로움도 헤어려 줄 여유가 생길 것이다. 내가 먼저 그 선순환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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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일하냐 너만 돈버냐 너만 힘드냐 

-> 당신이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우리 공동 생활비로 이번 달도 잘 살 수 있겠어요.

->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 당신은 정말 열심히 일해요. 하루종일 나가서 일하느라 수고했어요. 고생이 많았어요. 

-> 당신이 우리집에서 중요한 사람인 만큼 회사에서도 당신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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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안일을 안하는 게 불만이라면 작년에 화장실 청소 딱 한 번 했더라도 그 날 일을 호들갑스럽게 기억해주기. 유난 떨며 고마워 하고 그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계속 자연스럽게 주입시킨다. 남편이 99번 잘못하다가 딱 한 번 집안일을 도와주었다면, 그리고 그것도 실제로 일어난 일이니 사실이긴 하니까, 그 상황에서 고맙다고 충분히 표현하기. 


그리고 남편이 내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믿어주면, 내가 행복할 일을 스스로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이런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으며 장기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원하는지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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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떻게 집안일을 한 번을 안하냐

-> 당신은 나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요 

-> 지난 번에 당신이 집안일을 맡아서 했을 때 정말 고마웠어. 덕분에 내가 시간이 나서 쉴 수 있었거든. 

-> 당신도 일하고 와서 힘들었을텐데 그 일을 처리해주니 너무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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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에 한 번 선물을 사올까 말까 한 사람이라도, 내가 들들 볶아서 억지로라도 선물을 사왔더라도, 나를 위해 그 선물을 사온 그 마음을 헤아려주기.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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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렇게 비싼 걸 사와. 필요도 없는거 왜 샀어. 이런 쓸데없는 거 사오지 말고 돈으로줘.

-> 우와~ 이렇게 좋은 선물을 준비해 줘서 고마워요. 정말 감동이에요. 

-> 당신이 이 선물을 사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나를 위해 가장 좋은 물건으로 골랐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행복해요. 당신에게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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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을 챙기는 말만 주구장창 하는 경우 듣기 싫을 수도 있지만 그가 패륜아가 아니라는 증거로 삼는다.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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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우리 부모님은 안중에도 없어? 어떻게 시부모님만 챙기려고 해?

-> 당신이 부모님을 챙겨드리는 마음이 정말 예뻐요. 당신은 정말 좋은 아들이에요. 

-> 어머님 아버님이 당신을 무척 자랑스러워 하실 거에요.

-> 나와 먼저 이 일에 대해 상의해주고 내 의견을 물어봐 줘서 고마워요. 우리 부부의 일은 우리가 독립적으로 결정한다는 점이 나에게는 정말 뜻 깊은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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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한 약속을 잊어버린 경우



          언어감지          ⇌          배우자 충족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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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잊어버렸어? 넌 항상 그렇지 뭐.

-> 당신은 원래는 세심하게 신경쓰고 사소한것도 기억을 잘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되고 싶어하는 건 사실이니까) 이번에 바빠서 잊어버렸구나. 

-> ~~ 했을 때 잊지 않고 ~~ 해줘서 정말 기뻤어. 당신이 이런 디테일까지 기억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를 많이 배려해준다는 게 느껴져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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