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for diss
인사과 담당 조사관...
면담 내내 친절함과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다.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질문도 해주시며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됐었다' 며 위로도 해주시고
'직원의 입장을 이해한다' 는 공감까지.
그런데 막상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받아보니
악마의 편집에 억울해하던 방송 출연자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내가 신고한 사건 중 하나에 관해
조사관이 이런 신고를 많이 받아봐서 아는데
이러이러한 반응이 나올 거다.
사전에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냐
이런 식으로 질문해서 대답했는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치 내가 주장한 것처럼
그러니까 내가 한 말 quote 이긴 한데
사실상 신고 내용이랑은 상관이 없는 말을 써 놓음 ㅡㅡ
게다가 두 번째 신고에서는
중재에 참석하는 거 아니냐며, 신고 진행 할 거냐고 ㅡㅡ
중재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신고 다시 할 수 있다고 ㅡㅡ
두 번째 신고 조사 면담에서도
계속 중재를 통해서 해결하면 어쩌고 저쩌고
이 내용은 중재에서 다루는 내용 아니냐며 어쩌고 저쩌고...
아무래도 사측은 사측인 듯.
윗선에 보고하고
인사과에도 신고하고
노조 대변인 요청하고
정신과 진료도 보고
변호사랑도 상담해!
아무튼 그 신고 대상자들이 깽판 쳐서
노조 담당자도 배정받았고 ^^
조사관도 조사는 안 하고 계속 설득하려는 덕분에
노조에서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확실히 노조가 있고 없고에 크나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신고도 조사도 처음이니까
계약상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내 권리가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니
그냥 인사과가 하라는 데로 끌려다니기 마련인데,
노조에서 바로 개입해 주고
계약서에 무슨 항목 어디에 있는 내용 인용해 주시며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ㅠㅠ
나 담당자님께 좀 반한 것 같다.
이번에 깨달은 건
좋게 좋게 넘어가기? ㄴㄴ 나만 손해
내 바로 윗선에서 해결이 안 된다? 상위 부서 또는 책임자 ㄱㄱ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단계로 상신해야 한다.
물론 정식 절차에 따라
그리고 어제 신고하고 오늘 해결하길 바라는 건 무리고 ㅠㅠ
주기적으로 문제 상황 인사 고충 등 추가로 서면 보고하면서
두 달이고 세 달이고 일단 좀 기다릴 줄 알아야 함
오랜 시간 동안 해결 안 된 일이라
심각성을 강조할 수 있고
내 피해 사실도 더 커지니까
계속 기록 남기면서 증빙할 수 있어야 함
사실 억울해서 미칠 것 같은 상황에 처하면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진짜 뭐 같지만,
피해자가 가장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내가 피해자임을 상대에게 설득(?)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각각 다른 포지션을 취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어필하려면
내 업무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신고대상자들의 행위가 업무에 어떤 방해를 끼치고 있는지,
그로 인해 고객이나 타 부서에 얼마나 손해인지, 등
업무 내용에 관한 객관적인 수치로 접근하면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더 빨리(?) 깨닫는 것 같다.
중재인에게 어필하려면
일단 중재인이 누구인지, 어떤 백그라운드에서 오는 지를 확인하면 좋다.
대부분 중재인은 제삼자, 보통은 프리랜서일 확률이 높고,
프리랜서라면 당연히 개인 홍보/영업도 해야 하니까 웹사이트도 있을 듯.
중재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또는 현시점에서 가장 관심 있게 다루는 주제를
좀 내 상황에 맞게 응용해서 어필할 수 있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정신 건강
안전한 근무 환경
중재인이 직접 사용한 단어나 문장, 표현 방식을 알아두면
면담할 때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노조와는
근로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
그리고 근로기준법 같은 거 정독해 놓으면 훨씬 잘 통할 것 같다.
아무래도 노조는 근로자 편...이니까... 겠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아무리 이게 인용이 되든 안 되는
신고까지 한 마당에 그 직장에 오래 있지는 못할 것 같다.
아무래도 신고랑 조사 과정에서
리더십이나 인사과 등등
조직문화에 정 털리는 건 기본이고
한 번 마음이 뜨면
불합리한 것들만 보이기 마련인 듯.
그래도 일단 조사 결과에 따라
mental health accommodation 라든지
position reassignment 받을 수도 있고
severance package 두둑이 챙겨 간 선례도 있었으니
조사는 끝까지 가는 게 맞는 듯.
어차피 이직도 순식간에 되진 않으니 ㅠㅠ
그냥 이직 준비하면서 조사 결과 나올 때까지만 버티잣
일희일비 않기
좀 더 강해져야 돼 웃어넘길 수 있게
세계를 둘러봐 차고 넘칠 걸
어둠과 빛이 함께 존재해
그렇게 세상은 만들어져 굴러가
우뚝 서 버텨 균형감 잃지는 마
너그러운 한마디 그로부터 시작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