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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민 Aug 02. 2022

정리 : 작은 도시, 문화로 관계인구와 고향세 풀기

작은 도시 영월의 지역문제를 문화로 읽기 part 5.

인구소멸이라는 지역의 문제를 문화로 풀어보려는 포럼이 영월에서 열린다. 관계인구 확대를 위한 영월문화도시 정책포럼. (2022/08/03)

인구가 늘어야 세수가 느는데, 지방정부는 죽어라 열심히 해도 인구가 줄어들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관계인구’라는 개념이고, 늘어나지 않는 재정에 대한 대책이 ‘고향사랑기부금(고향세)’이다. 물론 기부자에 답례품을 제공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부수적인 효과.     


고향사랑기부금은 기부자가 살고 있는 도시에 내야 할 세금을 기부처인 도시로 옮기는 세수 이전효과를 꾀하는 법안이다. 그런데 인구 3.8만 영월처럼 작은 도시가 어떻게 해야 고향사랑기부금을 많이 걷을 수 있을까?      


2008년부터 고향납세 제도를 실시한 일본에서, 홋카이도는 비슷한 인구(5백만 명대)의 후쿠오카현이나 효고현에 비해 2.7~4.2배 많은 고향납세를 거두는 이유를 홋카이도의 매력적인 답례품만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영월은 비교우위의 매력적인 답례품을 발굴해 제공할 수 있을까?      


지난 단체장선거에서 고향사랑기부금 전국1등을 공약으로 내건 고흥군의 경우, 일본 토치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 야쿠르트 배달원이 노인 안부 확인 서비스를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것처럼, <고향사랑 부모님 안부 확인 서비스>와 <어르신 침구류 공공 세탁 서비스> 같은 재미있는 답례품 아이디어가 관심을 받을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조건에 홋카이도 만큼 고향사랑기부금을 많이 받을만한 곳은 어딜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제주도인 듯싶다. 하지만 그 이유를 귤이나 한라봉 같은 지역특산품으로만 설명하기보다 독보적인 제주의 도시(브랜드)이미지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홋카이도가 그렇듯이.          


제주출향민이 엄청 많고 그들이 고향을 너무 사랑해서 기부금을 많이 낼거라 예상하는 것이 아닌, 고향이 아니라도 거기에 이주해 살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육지사람들이 그리는 제주의 이미지 때문에 비록 제주가 고향이 아니더라도 기부를 하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홋카이도의 연간 기부건수는 거주 인구보다 많은 576만 건이고 후쿠오카현은 인구의 절반도 안되는 242만 건이다 (물론 거주민이 고향세를 내는게 아니다. 예를 들어, 수원사람은 경기도나 수원에 내지 못한다).     


다시 영월, 아니 작은 도시들.

영월은 교육이나 일 때문에 대도시·수도권으로 떠나는 사람이 많지만, 영월이 좋아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도 꽤 되는 도시다. 하지만 영월의 도시(브랜드)이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거나 혹은 차별화되지 않았다. 많은 작은 도시들이 그럴 것이다.      


도시브랜드자산 중 지역의 특별한 문화적 가치와 연계된 도시브랜딩의 필요성은 작은 도시들이 관계인구나 고향사랑 기부금을 상대적으로 적은 출향민에게만 기댈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고향이든 아니든 사람들이 원하는 곳은 작아도 반짝거리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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