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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 소비 중계석 Dec 14. 2023

도태(淘汰)되지 않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세상은 변한다.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이 변한다. 사람을 따라 사회가 변하고 경제도 환경도 변한다. 


 ‘왜 나 같은 사람은 배려하지 않냐?’며 따라가지 못하고 남은 삶을 원망하며 살 것인지, 변화무쌍한 세상에 발맞춰 배우며 매일매일 흥미진진한 삶을 살 것인지. 지금의 삶부터 노후에 내가 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변하는 세상과 함께 걸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1937년생인 내 어머니를 예로 들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격은 이 시대의 인생은 참고 인내하며 견뎌내는 삶이었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족을 부양하고 지키기 위한 생계유지를 위해 열심히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아끼고 절약하는 삶이 뼈에 새겨지는 매일매일을 살았다. 자신을 위해서 배우고, 즐기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내 어머니가 늘 하는 말씀이 있다. 
 “내가 공부했으면 박사가 됐을 거다.”
 
 힘든 시대에 생존을 위해 공부하고 싶은 바람은 가슴 저 깊은 곳에 미뤄두고 산 미련과 아쉬움, 늙고 지친 육체만 남은 때 뒤돌아본 삶이 힘겨움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푸념이다.
 
 물론 2023년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노년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내 어머니의 삶의 환경이, 그분의 삶을 살아온 방식이, 살아온 시대에 그분이 손을 뻗어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이었을 뿐이다.
 
 곁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짐을 하게 된다.
 “심심하게 살지 말아야지.”
 “자식에게 부양 부담 안기지 말아야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 있게 늙어야지.”
 
 신체 나이 90을 바라보는 내 어머니의 재미거리는 TV와 집안 살림뿐이다. 늙고 노쇠한,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몸과 마음 때문에 자유로운 외출도 하지 못한다. 맘껏 누리기엔 부족한 경제 상황은 자식 앞에서 주눅 들고 눈치 보게 한다. 
 
 난 저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 잡아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재미와 편의를 놓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어 늙어갈 몸은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해질 것은 뻔하다. 이때 나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 놓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고 싶다. 


 나의 재미와 나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내 생계를 내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노후 준비를 한다고 해도 치솟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준한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놔야 한다. 
 
 노후는 앞으로 닥쳐올 미래다.
 이때 지금 내가 그리는 미래의 삶을 살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배워야 한다. 
 
 빠르게 발전해 가는 디지털 활용 능력을, 내가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노화된 몸이 움직이지 못해도 생계와 품위,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배우고 익히고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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