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정체성’은 ‘개인의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과 믿음으로 구성된 자아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이라고 정의된다. 출처 : 퓨처 셀프 223p
지금 현재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엄마?... 는 그다지 아닌 것 같고, (살림을 게을리하고 있으니)
독서가?라고 하기엔 나보다 더 많이 책을 읽는 독서가들 앞에 명함도 못 내밀겠고, 자기 개발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월등히 개발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게으른 살림을 살지만 밥도 하고 반찬도 하고 빨래도 하고 정리도 하고 엄마의 역할을 완벽하게 놓을 수 없다.
어렵게 책 읽기를 시작하고 2년째 꾸준히 책을 읽어오고 있다. 대단한 독서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독서가 수준을 입문, 초보, 중급, 고수로 나눈다면 아마 초보 독서가는 되지 않을까 싶다.
자기 개발 쪽도 뚜렷하게 뭔가를 이뤄 놓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기 계발에 대해 몰랐던 때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자기 계발러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정체성은 한 가지가 아니다. 아주 다양한다.
‘엄마’라는 이름 안에는 다양한 정체성이 포함되어 있다. 요리사가 되었다가 청소부가 되었다가 세탁기가 되었다가 반 의사가 되기도 하고 요양보호사가 되기도 하고 돌봄 선생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아내, 딸, 며느리 등의 역할까지 1인 9역에 맞는 정체성을 상황에 맞춰 수시로 바꿔가며 꺼내 쓰고 있다.
자기 개발을 하는 사람으로 자기 계발에도 힘쓰고 있다. 자기 개발을 처음 할 때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보며 공부했고 지금은 책을 읽으며 자기 개발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며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서가라는 정체성이 더해졌다.
2011년에 방영된 <뿌리 깊은 나무>라는 드라마를 볼 때 세종 이도와 정기준이 나눈 대화 중 정기준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
“백성이 글을 알면 읽게 될 것이고 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즐거움을 알게 되면 결국 그들은 지혜를 갖는다. 누구나 지혜를 가지면 쓰고 싶어 진다. 무엇을 위해 쓰겠는가? 욕망이다.” 출처 :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정말 드라마 속 정기준의 이야기가 맞는 걸까? 자기 개발을 하기 위해 공부하면서 명확하지 않지만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긴 했지만 1년 내내, 몇 년을 글을 써 본 적은 없었다. 자기 계발이 되다 보니 내 성장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독려하고 싶었다. '당신들도 할 수 있다.'라고
물론 아직도 성장 중인 나의 글 솜씨, 말주변은 유능한, 실력 있는, 앞서간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읽고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글 쓰는 작가’이라는 정체성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그냥 ‘글 쓰는 사람’이지만 말이다.
정체성.
그건 꼭 한 가지여야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중에 부각되는 것, 또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서 개발된 것이 나의 대표 정체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정체성을 모르겠다고 할 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정체성을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