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온도는 우리는 무엇으로 느낄 수 있는가

차가움을 따뜻함으로 적응하는 시작의 용기

by 여지행

찬물에 적응하려면 발끝만 담그며 시간을 끌지 않아야 한다. 물을 따뜻하게 만들려 애쓸 필요가 없다. 해야 하는 건 단 하나, 온몸을 던지는 용기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마다 똑같은 순간을 맞는다.

“아 차가워. 와 너무 추운 거 아니야?.”그러나 잠시뿐이다. 막상 몸을 담그고 1분, 2분만 더 버티면 곧 익숙해진다.

물은 변하지 않았다. 변하는 건 내 감각이다.

마음이다. 나도 찬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순간의 저항감이 크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놀 때면 아이들은 아무 주저함 없이 들어간다. 아이들은 다르다. 놀고 싶은 마음이 추위를 이긴다. 불편함을 지워버린다.

보호자인 내가 오히려 더 민감하다. 주저한다. 나는 내 체온이 물에 맞춰질 때까지 기다린다.

과연 이건 추위를 견디는 인내심의 문제 일까,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는 나의 마음의 문제일까?


스무 살 무렵의 일이다.

수영 강습 첫날, 물이 너무 차가워 친구들과 함께 입구에서 머뭇거렸다. 선생님은 우리를 야외로 내몰았다. 그날은 눈이 내리던 겨울이었다. 2분을 떨다 다시 불려 들어갔다. 강제로 입수했다. 놀라웠다. 물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따뜻했다. 그때 알았다. 온도는 절대적인 게 아니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바뀐다.


삶도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처음의 불편함 때문에 시작을 미룬다.

그리고 불안 때문에 포기한다.

그러나 몸을 ‘퐁당’ 담그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주저하는 몇 초보다, 빠르게 뛰어드는 용기가 더 따뜻한 결과를 가져온다. 새로운 일도 마찬가지다.


낯선 환경은 차갑지만 누구에게나 불편하다. 그러나 시간을 두면 달라진다.

차이는 줄어들고 결국 내 것이 된다.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입수의 순간’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버텨내야 한다.


우리는 결국 적응한다. 그 용기를 내어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차가움은 따뜻함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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