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연한 말하냐고?
어릴 적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다. 조금 유치하지만 영화를 좋아했는데 보고 싶은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였다. 요즘이야 넷플릭스등의 OTT가 있지만 어릴 적엔 주말의 명화를 보는 게 고작이었다. 비티오 테이프를 볼 수 있던 게 언제더라.. 아무튼 그때도 미성년자라서 볼 수 없는 것이 많았다. 뭐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뜨뜻 한 영화를 보려는 게 아니고 왜 미성년자 관람 불가로 분류된 건지 이해 못 할 것도 많았다.
학교에서 받는 체벌도 정말 싫었다. 요즘이야 매 맞는 일이 없었겠지만, 건망증도 심하고 주의가 산만한 편이라 준비물을 빼먹는 일이 많았다. 부모님은 절대로 챙겨다 주시지 않는 분 들 이어서 그대로 혼났다. 출석부로 머리 얻어맞기 뒤에 가서 서있기 가끔씩은 운동장 달리기... 그런데 숙제 잊어버리고 오는 것( 안 한적은 없다) 준비물 잊어버리는 것이 그렇게 혼나야 할 일인지 납득 못했다. 결국 두고 다니는 버릇은 고쳤다. 벌 받을 때 느낀 수치심 덕인가?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시간이 이리 빨리 흘러갈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10대는 10킬로 20대는 20킬로 30대는 30킬로의 속도로 시간을 간다는 말이 정말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었다. 부모님이 나이가 많이 드시고 몸마저 불편해 지신 후 나 역시 몸이 불편한 채로 나이 먹으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부쩍 생각이 많아졌다.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의 유한함이 느껴져서 정신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 나라는 나이 든 사람들의 설자리를 자꾸 좁혀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몸은 약해졌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쌓아준 연륜은 무시해서는 안된다. 배움이 짧건 길건 지금의 시간은 나이 든 분들의 덕이다. 수저로 계급을 나누던 것도 나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돈 많은 부모 밑에서 잘 지지받으며 살지 못해서 부모가 내게 무얼 요구하느냐? 돈 많은 부모가 반드시 좋은 부모도 아니란 것은 알지 않는가.
살던 동네에 며칠 전에 다녀왔다 자주 가던 분식점에서 동네 유지 한분이 고독사한 이야기를 들었다. 재산을 자녀들에게 일찍 나눠준 분이었다. 성격이 좀 까칠하던 분인데.... 집에서 쓰러지셨는데 일찍 발견해 주지 못했단다. 분식점 아주머니 왈, " 자식한테 다 쏟아줄 필요 없어 자식에게 인생은 각자도생 하는 거라 가르쳐야 해" 나야 뭐 자식이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사람이니.. 아무튼 요양원에서 벌어진 노인 학대에 관한 기사를 보도한 유튜브를 보고 든 생각이다. 뉴스 속 그 노인들에게도 젊고 빛나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나이 들어 몸이 아파지고 요양원이라는 곳에서 죽지 못해 살게 될 것이 자신의 운명이 될 거라 생각했을까?
가끔 나도 아버지가 힘들다. 몸이 아플 때는 정신이 맑지 않으신 아버지 대하기 버겁다. 그러나 내 부모이기 이전에 한 세대를 대표하는 어른이었던 분에 (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 아니다) 대한 예의는 끝까지 지킬 거다.
https://www.youtube.com/live/0Ytga7wwkOo?si=40XEyvjSxwKcpG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