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를 다시 살린 것은

포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놓지 않았기 때문에

by 하얀 오목눈이

어느 날 문득

왜 아직도 이 길 위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잘하고 있어서도 아니고,

항상 좋아서도 아니며,

누구에게 증명하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일을 놓지 못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이것만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지 않으면

말이 마음에 닿지 않았고,

말하지 않으면

생각이 오래 머물 곳을 찾지 못했다.


나는 늘

글과 말 사이에서

숨을 고르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무 기대 없이 쓴 문장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글을 읽고 오늘을 버텼어요.”


그 한 문장이

내가 그동안 쌓아온

모든 불안과 의심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완벽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에 잠시 머무는 일이라는 걸.


꿈은

나를 빛내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를 살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걸.


이제 나는

이 일을 계속할 거라고

크게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오늘도 조용히

한 문장을 쓰고,

한 문장을 말한다.


그렇게

나를 다시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