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 흐르는 두 곡의 시간
나는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할 때,
거의 항상 음악을 틀어놓는다.
집중을 위해서라기보다,
마음을 먼저 제자리에 앉히기 위해서다.
그중에서도 자주 찾게 되는 곡이 있다.
다섯손가락의 〈풍선〉,
그리고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이 두 곡을 틀면
작업실의 공기가 조금 달라진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보다
먼저 마음이 풀어진다.
〈풍선〉을 들으면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던 시절로 돌아간다.
어른이 되기 전,
세상이 아직 무겁지 않았던 시간.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비교해야 한다는 기준도 없던 때.
그저 하루가 길고,
웃음이 이유 없이 나오던 시절의 공기.
머라이어 캐리의 크리스마스 노래는
또 다른 방식으로 나를 편안하게 한다.
겨울 특유의 설렘,
창밖이 어두워질수록 더 따뜻해지는 마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괜히 좋은 하루였다고 말해도 될 것 같은 기분.
나는 그 음악들을 틀어놓고
글을 쓴다.
완벽한 문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괜찮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
취미라는 건
거창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성과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나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주고,
다시 숨 쉬게 해주는 것.
음악이 흐르는 동안
나는 잠시 작가도,
사회초년생도,
꿈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한 사람일 뿐이다.
아마 그래서
이 취미를 쉽게 놓지 못하는 것 같다.
세상이 나를 자꾸 어른으로 밀어낼 때,
음악은 조용히 말해준다.
“괜찮아,
잠깐쯤은 돌아가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