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멈추면, 비로소 하루가 보인다

취미가 일상이 되는 순간

by 하얀 오목눈이

음악은 늘 내 작업의 배경이었지만,

가끔은 문득

노래가 멈춘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곡이 끝나고

잠깐의 정적이 찾아올 때,

그제야 내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지금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보인다.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 덕분에 버텼던 날도 많았다.

마음이 무거울수록

볼륨을 조금 더 올렸고,

그 안에서 나를 숨겼다.


하지만 요즘은

노래가 끝난 뒤에도

급하게 다음 곡을 누르지 않는다.


잠깐의 공백이

의외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키보드 소리,

창밖에서 지나가는 차 소리,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그 소리들 사이에서

나는 오늘의 나를 만난다.

잘 해냈는지,

조금 지쳐 있는지,

아니면 아무 이유 없이 괜찮은지.


취미라는 건

언제나 나를 들뜨게 만드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떤 날은

나를 차분하게 내려놓게 하고,

어떤 날은

지금 이 자리에서 충분하다고 말해준다.


음악이 흐를 때도 좋지만,

멈췄을 때조차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 것.


그게 아마

내가 이 취미를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다.


오늘도

노래를 한 곡 틀고,

한 곡이 끝나면

잠시 멈춘다.


그 사이에

내 하루가 조용히 숨을 쉰다.


여러분은 작업할 때 음악을 틀어두는 편인가요,

아니면 조용한 정적을 더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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