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것도 하나의 용기

오늘을 넘긴 사람에게 보내는 기록

by 하얀 오목눈이

우리는 흔히

용기라는 말을

대단한 선택이나 결단에 붙인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시작하는 순간,

크게 외치며 나아가는 장면들.


하지만 살다 보니

그보다 더 많은 용기는

아주 조용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를

그냥 견디는 것.

도망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그게 바로

버티는 용기다.


누군가는

“그건 용기가 아니라 그냥 참는 거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참는 데도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당연하다는 듯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붙잡고 있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속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

자주 지치고,

가끔은 물러서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도

결국 다시 일어선다.

거창한 정의감이 아니라,

“이건 아니다”라는 마음 하나로.


그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우리는 매일

대단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을 넘길 뿐이다.


그래도 출근하고,

그래도 해야 할 일을 하고,

그래도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그 반복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닳아가지만,

동시에 조금씩 단단해진다.


육중완의 〈RUN〉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 노래는

앞으로 달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지금 속도여도 괜찮다.

그래도 멈추지는 말자.”


그 말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버텨본 사람은 안다.


오늘도 누군가는

눈에 띄지 않는 용기를 쓰고 있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는 자리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하루를

끝까지 살아내며.


그러니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아도 된다.


버티는 것도

분명 하나의 용기다.


그리고 그 용기를 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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