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미션에 충실한 남매

유치원에서도, 집에서도 루틴 실천 중인 너희들

by 홍윤표

3월 첫 주, 우리 남매는 각자의 반에서 새로 만난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적응'을 키워드로 생활을 하였습니다. 실은 우리 남매에게 있어 '적응'이란 키워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었습니다. 맞벌이 부부라 이른시간에 제일 먼저 등원하는지라 당직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고 살아왔기 때문이죠. 씩씩하게 유치원 적응을 잘해주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하면서도 못내 짠한 마음을 숨길수가 없네요. 그래도 다행인 건 유치원 생활이 재미있는지 하원하고 나서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보면 미주알고주알 친구들 이야기를 전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결혼 3개월 차라는 TMI까지 포함하여 말입니다. 하하하.

7살 소망이는 '나는야! 우리 유치원 탐험대장'이라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지라 규모가 꽤 큽니다. 입소 전 상담을 받았을 때나 명사 특강이 있어 방문했을 때도 느낀 건데 5층 건물을 유휴 공간 없이 알차게 활용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탐험할 거리를 만들어 수업을 기획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흥미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월이라 그런지 학교에 내야 하는 각종 동의서가 많아서 차곡차곡 챙겨 원에 보냈고 아이들 양치 및 세면도구, 수저세트도 전부 새것으로 갈아서 보내주었습니다. 청결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 조건이니 말입니다.

5살 구름이도 4살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뒤로하고 열심히 유치원 친구들, 선생님과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글 읽고 쓰기가 서투르기에 한글과 숫자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덕분에 둘째는 이제 막 자신의 이름을 알아볼 수 있는 글씨로 쓸 수 있게 되었고 숫자도 1-10까지 셈하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째인 오빠의 도움으로 수십 개의 티니핑이 나오는 노래 가사를 틀리지 않고 외울 정도로 듣기, 말하기 능력은 갖췄으나 아직 읽고 쓰는 데에는 어려움을 보이더군요. 자라나는 과정이니 절대 조바심 내거나 걱정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느긋한 마음으로 관찰하려 합니다. 다 때가 있기 마련일 테니까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보통 아이들은 하원 후 씻고 간식 먹으면서 저녁 먹기 전까지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 때는 자기가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패드를 이용해 그림 그리기, 파닉스 등을 합니다. 아이들이 어느 시점부터 패드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와이프와 상의한 후 합리적인 제품으로 패드를 사 주었습니다. 당연히 애플리케이션 다운이나 유튜브 시청 등에는 키즈 락을 걸어 부모님이 관리하고요. 첫째는 유치원에서도 패드로 수업을 하는 게 기억이 났는지 요즘 파닉스 공부에 맛을 들였습니다. 책에 있는 50일 치 내용을 다 한 번에 풀어보고 싶다는 것을 옆에서 진정시키고 진도를 맞춰 주고 있습니다.

둘째는 요즘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집에 오자마자 혼자 시무룩해있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그러더니 "나 뚱뚱보 되기 싫어!"라고 소리를 치더니 엄마 아빠의 위로 속에서도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죠. 혹시라도 유치원에서 누군가의 놀림을 받았거나 선생님의 급식 지도 속에서 트러블이 있나 싶어 전화를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구름이 오늘 급식 정말 잘 먹어서 다 같이 박수 쳐줬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본인의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발생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날 이후로 둘째는 좋아하던 간식도 스스로 조절하고 야채 식단도 엄마와 상의해서 구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5살밖에 안 된 아이가 벌써부터 의지를 갖고 목표를 위한 노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속으로 많이 놀랐던 부분입니다. 딸이라서 그런지 외모에 대한 인식이 좀 더 빨리 온 게 아닌가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3월 첫째 주 적응기를 갖는 동안 첫째는 수영을, 둘째는 문화센터 내 아뜰리에 수업을 들으며 또 하나의 새로운 배움의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저는 유치원 등, 하원 및 문화센터 수업까지 아이들을 태우고 실어 나르며 열심히 라이딩 생활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덕분에 육아 선배이신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하고 아이들 아침, 저녁 반찬도 함께 공유하면서 나름 아빠 노릇을 재미있게 하는 중입니다. 다음 주는 또 어떤 평온함 속에서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오늘입니다.


구름이와 소망이의 유치원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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