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좀 작게 말해줄래?

참 재미있는 이야기이긴 한데 아빠 귀가 좀 아파서

by 홍윤표

아이들의 유치원 등, 하원을 도맡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서로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것을 ASMR 삼아 운전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들끼리 역할극을 하면서 혼신의 연기를 다 하는 것을 듣고 피식 웃기도 하고, 짧은 이동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피곤한지 선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짠해질 때도 있죠. 그런데 늘 저에게 긍정적인 요소만 제공하는 편은 아닙니다. 둘이 차 뒤에서 서로 장난치다가 장난이 거세져 싸움으로 번지는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아빠가 하지 말라고 하면 곧장 태세 전환하기는 하는데 요새는 아이들이 좀 커서 그런지 귀가 상당히 아픕니다. 특히 하원 후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하려고 할 때는 정말 우퍼가 있는 것처럼 귀가 멍해질 때도 있고요. 좀 작게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첫째 소망이는 본격적으로 '나'를 탐색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집에 와서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정보와 메시지를 스스로 정리하며 발표 자료를 정성스레 만들었는데요. 요즘 들어 수영을 주 3회 배워서 그런지 수영을 배우기 전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살이 붙은 게 느껴집니다. 확실히 삼시 세 끼를 다 챙겨서 먹으려 하고 전과 달리 틈틈이 간식을 스스로 꺼내 먹는 게 큰 변화이고요. 요즘 들어 밤에 다리 아프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보니 키가 크려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3개월 차에 접어든 수영이 정말 재미있다고 하니 아빠가 육아시간을 어떻게든 써서 라이딩을 해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는 저녁 먹고 8시쯤만 되어도 금세 졸리더라고요. 하하.

둘째 구름이는 이번 주 유치원에서 만든 릴스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원에서의 교육활동을 릴스로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는데요. 5살 반 학생들의 '기본생활습관형성'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예시 자료를 우리 구름이가 주인공이 되어 소개해주었습니다. 집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옷걸이에 옷 걸기, 가방과 신발 예쁘게 정리하기 등을 야무지게 선보여 아빠 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둘째가 어느 날부터 피아노를 배워보고 싶다고 하여 동네 음악학원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해 색깔로 독보를 대신하는 데 처음 다녀오더니 꽤나 재미있어하더군요. 이제 슬슬 사교육 시작하나요. 엄마 아빠가 돈을 허투루 쓰면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했던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박물관에 가면 또 엄마 아빠가 굿 리스너가 되어야 합니다. 유치원에서 배워 온 각종 인문, 자연과학 지식을 미주알고주알 엄마아빠에게 설명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우리 아이들 덕분이지요. 이 시기에 아이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아 고민이라는 글도 종종 접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그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너무 열과 성을 다하다 보니 말할 때의 데시벨 조절을 공공질서와 연계하여 자주 설명해 줘야겠다고 다짐한 하루였습니다. 다음 주는 또 어떤 일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요즘은 예전에 비해 좀 기대가 많이 되네요.

소망이 와 구름이의 유치원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