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봄 좋아하지 않는다.
아 꽃이 고운건 제외하자.
봄을 싫어하는 데는 내가 촌놈인 이유도 있다.
봄 되면 농삿집은 바쁘고 땀내 흙내 먼지 내 나기 시작한다. 복사꽃이 참 곱지. 그렇지만 나는 물 오르기 시작한 복숭아나무껍질 냄새가 공기 중에 퍼진 먼지 섞인 봄 공기에 또 일철이구나 싶어서 한결같이 서글펐다. 우리 애가 만 4세인데 얜 어린이집에라도 가지 난 그맘때 오빠랑 언니는 학교 가고 엄마가 밭일 가면 종일 혼자였다. 그렇게 강하고 쓸쓸하게 자란 탓인지 봄은 잘못한 거 없는데 40이 훌 넘어도 혼자 서글프다. 5월쯤 되면 나은 거 같다. 5월에 노는 날이 많아서 그런가. 아 지금은 5월도 싫다. 애가 너무 많이 논다구. 아주 불평 늘어진 아줌마놈 그 잡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