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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부 Oct 26. 2022

나는 여기 있기 아까운 거 같아

나만 좋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반복하나요?

상사한테 멘탈이 탈탈 털리고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동료가 슬그머니 다가와서 책상 위에 비타민 음료를 올려줬다. "요새 일이 힘든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고마웠다. 한동안 '여기엔 괜찮은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만 좋은 사람이고, 나만 여기에 있기 아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을 수 있는지 싶은 생각이 든다.


내가 좋은 사람이 돼서, 이곳을 '좋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그러니까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려고 애쓴다는 것은 결국 나에게 참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것이 결국 자기위로라고 해도, 그런 위로는 그 자체로 좋은 게 아닌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거 아닌가? 견딜 수 있게 하는 힘 아닌가?



꼭 회사가 아니라도,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친구들의 좋은 점을 찾기. 그들이 그 좋은 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


어제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대화에 끼어들 때마다 자꾸만 유치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있어보이는 것, 나도 잘 모르지만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 말하거나, 특별하거나 괜찮아보이기 위해 내뱉는 말들... 내가 그런 말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기에 적는 것만큼이나 간결할 수 있다면, 단정하고 분명한 사람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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