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8월 5일의 악필 편지

by 낮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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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온통 실패와 시행착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절절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성공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능력도 있어야 하고, 얄궂게도 그 능력은 도저히 노력으로 성취할 수 없을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주위 환경이나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요. 이런 것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행여 잠깐은 성공의 달콤함을 맛보더라도 오래 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실패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내가 그 실패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일 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그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직면하고 그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반대로 가치없는 성공도 있겠지요. 그 성공의 경험으로 내가 성숙하지 못한다면, 실패보다 의미없는 성공이 될 겁니다.


결국 삶의 어느 한 순간도 무의미한 것은 없어요. 내가 그 삶의 순간마다 그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느냐, 혹은 부여할 수 있느냐가 문제일 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많이 실패해보아야 해요. 성공은, 우리를 안주하게 만들거든요. 성공의 달콤함은 삶의 매 순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찾을 동기를 앗아가곤 합니다.


바꿔 말하면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게 꿈을 성취한 삶보다 의미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실패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이 충분히 치열하기만 했다면요. 그런 치열함이 1등급이 찍혀 나온 성적표를 보장해주진 않아요. 잘 나가는 의사나 수학 선생님의 삶을 보장해주지도 않아요. 그러나 당신이 당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장해주겠지요.


학원에서 아이들 앞에서는 하지 못한 말을, 선생이라는 명찰을 벗어버린 지금 조심스레 적어 봅니다. 저는 당신이 시험을 많이 망쳐 보길 바라요. 벼락치기 밤샘 공부도 해 보고, 반대로 시험 전날 눈에 벌개지도록 게임도 해 보길 바라요. 찍은 문제가 운 좋게 몽땅 맞는 경험도 해 보고, 답안지에 답을 밀려 써보기도 해 보길 바라요. 친구와 떡볶이를 걸고 유치한 성적 내기도 해 보길 바라요.


그럼으로써 저는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아 보길 바라요. 알량한 성적표 따위가 당신을 가두게 하지 마세요. 꿈 따위가 당신을 불행하게 하도록 두지 말고, 그것들을 삶의 도구로 삼으세요. 우리를 가둘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 뿐이라는 것을 당신의 삶이 이미 당신에게 가르쳐 주고 있겠지요. 지금 여기, 당신의 삶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당신이 귀를 기울일 수 있기를 바라요.


웹사이트 링크를 통해 편지를 보내 주세요. 답장으로 악필 편지를 매주 목요일 저녁 6시에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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