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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Feb 28. 2024

[루잰 수필] 멀티 하려면 체력부터.

그냥 반성문.

 나의 제일 강점이 '멀티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시간적 의미의 멀티 플레이어, 분야별 의미의 올어라운더. 모두 내가 가장 자신 있는 키워드였다. 2023년 1년을 꼬박 겪었던 번 아웃을 다행히 잘 끝내고 2024년 갑진년을 맞아 다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야심 차게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짐했었다. '멀티'의 끝을 보겠다고. 


  듀*링*라는 외국어 어플로 매일 5개 외국어를 게임처럼 즐기면서 젬 얻기, '맨발 걷기'와 관련한 별도의 SNS 계정을 2개 열어서 콘텐츠 만들고 운영하기, 기존의 강의 진행하며 확대 안 구상, 2024년 사단법인의 목적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서 3개 작성하며 며칠 연속 새벽까지 작업하기, 공모전 계획서 제출하기, 올해 계획하는 포럼 기획을 위해 회의하고 펀딩을 위해 사람 만나기 등의 많은 일들을 동시에 진행해 왔고 스케줄 관리가 필수니 폰 캘린더, 굿노트, 노션 등으로 동시에 일정을 관리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그 와중에 좋은 지인들과 만나 소통하는 일들도 소홀하지 않았다. 나는 늘 이런 방식으로 일을 몰아치며 해왔었다. 


  그랬는데 지난주 수요일부터 조짐이 이상하더니 목요일부터 감기 징후가 와서 그날 쉬었어야 하는데도 저녁 식사 모임에 다녀왔다.(지인 생일모임이어서 필참).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부터 본격적인 감기몸살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증상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내가 주최하는 미리부터 예약해 놓은 모임이 있어 낮에 모임과 함께 담금주를 마셨는데 그리고 나서 말 그대로 장렬히 전사할 수밖에 없었다. 밤새도록 구토와 설사, 입으로밖에 숨을 못 쉬니 입의 건조, 발열, 인후통과 뒷골이 땡기는 극심한 두통 등에 시달렸다. 일을 해야 하니 약은 먹으면서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더니 더 심하게 온 것 같다. 그럼에도 월요일과 화요일에 정해진 일정이 있으니 일정을 소화했고 어제는 오후 4시에 일정이 마무리되어 집으로 바로 들어와서는 그냥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오후 6시에 경우 일어났는데 왼쪽눈의 핏줄이 모두 터져서 복싱경기 후 선수 모습을 보는 듯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다시 기절했다가 오늘은 하루 종일 쉬면서 식사도 하고 땀도 내면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그랬더니 이제서야 몸의 탁기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오늘은 수요일. 지난주 수요일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그 사인을 무시했더니 이렇게 일주일을 엄청 고생했다. 늘 이런 패턴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게다가 체육시설 운영관리를 총괄하면서도 1년에 한 번 병원을 갈까 말까 건강체질이었던 나도 이제 정말 나이가 드는 가 보다. 


  이런 식으로 나이를 느끼는 것이 참 싫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나는 나이로 인해 무언가를 못해 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재작년 어공직을 퇴직하고 서울시의회 채용면접 시 나이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이게 무슨 소리냐며 결코 인정하지 않았던 것도 그래서이다. 그러다가 작년 번아웃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많은 부분 객관화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이제는 내 나이가 이제 어떤 과정에 있는 나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한 번씩 아프면서 나이를 느끼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제는 더욱더 세심하게 체력도 관리해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지. 


  TV를 틀어 보니 여배우 4명이 캠핑을 가는 예능프로그램이 나온다. 그중 한가인 배우가 재미있다. 엄청나게 몸을 관리하는데 운동, 비타민 복용, 좋은 음식 복용, 나쁜 음식 절제 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교해 보니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은 열심히 했는데(그것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에 감사하다) 좋은 음식 먹고, 나쁜 음식 안 먹고 이런 것은 없었다. 당연히 영양제 이런 것들도 복용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운동은 당연히 꾸준히 해야 할 것이고 음식도 좀 조심하면서 몸의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다. 또 중요한 것은 일의 속도와 강도도 조절해 가면서 나의 체력을 갉아먹으면서 일하지는 말아야 하겠다. 


  이제 눈도 조금씩 떠지고 호흡도 살만해져서 두런두런 반성의 마음을 펼쳐본다. 

  건강체질로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이제라도 관리할 수 있도록 사인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내가 원하는 일들을 내가 원하는 시기까지 잘 이뤄낼 수 있도록 체력 잘 관리하도록 하자. 

몸이 건강이 마음의 건강을 만들고 마음의 건강이 정신을 건강을 이뤄낸다는 것. 잊지 말자.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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