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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Jean Aug 07. 2021

#1. 어떤 것이든 끝은 반드시 찾아온다

최근에 꽤 긴 시간 해온 일을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2년 3개월동안 해온 일이었는데, 

프리랜서로 전향한 이후로 수입이 없을 때 최소한의 주수입이 되어주었던 일이었습니다.

이 일을 지난 7월을 끝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마무리를 지으니까 시원섭섭하네요.


그 일은 바로 글을 쓰는 일이었는데, 참 힘들었어요.

일에 비해 수입이 적었기 때문에 일정한 수입을 얻으려면 박리다매로 일을 잡아서 해야했죠.

다행히도 일을 내가 원하는대로 가져가서 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했고,

간간히 대표님이 일을 추가로 주신 것도 있었기에 어쩔 때는 꽤 높은 수입을 얻기도 했어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너무 수입이 낮았죠.


그 일을 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 그 일이 회사 다니는 분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알바와 같은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프리랜서 수입이 일정치 않았고, 

심지어는 그 당시에 일하던 곳에서 급여까지 떼먹힌 적도 있어서 이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그때는 정말 이 일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남들은 알바로 간간히 하던 일을 저는 주 수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했어요.

그래서 하루에 10시간은 넘게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잠 자는데 5~6시간, 식사하는데 2시간, 그리고 일을 하면서 이동하는 시간이 1시간 반 정도.

다른 일이 없을 때는 12시간 넘게 일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내가 원하는 수입을 얻으려면 말 그대로 '하루종일' 일을 해야 했어요.

결국에는 밤을 꼴딱 새고 해가 뜬 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한참 들리고 난 뒤에야 쪽잠을 잤죠.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니까 나중에는 눈이 침침해져 앞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거든요.

"이 다음 일은 조금 있다가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잠깐 쉬는 형식으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회사 쪽에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정을 여러번 요청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수당이 깎인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언제 수정 요청이 올 지 몰라서 잠 잘 때도 태블릿PC를 머리맡에 둬야 했고,

가볍게 산책을 하더라도 항상 태블릿PC를 가지고 다녔어요.

갑자기 수정해달라고 요청이라도 들어오면 지하철 안에서 수정을 하거나

심지어는 바깥 계단이나 벤치에 앉아서 급하게 핫스팟을 쓴 채로 수정을 했었네요.

가끔 갔었던 여행이나 여름 피서때도 같이 갔었던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커피 한 잔씩 물리고 카페에서 급하게 일 한 적도 있었고요.

심지어는 2년 전, 조모상을 당했을 때에도 상주로 서있다가 손님이 조금 뜸할 때 

상주들이 쉬는 방에 들어가서 급한 일을 해주기까지 헀어요.

그때 진짜 많이 울었네요.


작년 2020년을 맞이했을 때, 올해의 나의 목표 1번이 바로 이 회사 일을 마무리 짓는 일이었어요.

몸과 마음이 지쳤고 괴로웠거든요.

하지만 이때 신은 저를 비웃기라도 한 듯이 더 큰 고난을 주었네요.

코로나가 터진 것이지요.

코로나가 터진 이후로 이 일 외에도 그나마 프리랜서로 뛰었던 일들이 모두 끊깁니다.

근데 조금 웃겼던게, 코로나가 이 일이 속한 분야를 간접적으로 활성화시키더라고요.

그래서 이 회사 말고 다른 회사들도 프리랜서로 계약해서 일을 했었어요.

그랬기에 이 회사에 주 수입을 의지하지 않아도 되었죠.

코로나로 인해 나는 본업과 조금 멀어졌었지만 이 분야의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었기에

작년에는 꽤 많은 돈을 벌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 일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다른 일들이 조금 불안정했거든요.

그에 비해 이 일은 어느정도 안정성이 있었기에 제가 놓치면 안 되었어요.


하지만 빨리 이 일을 정리하고 싶었기에,

이번 2021년에도 이 회사를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게 됩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더라고요.

내가 올해는 진짜 이 회사 일을 정리할 수 있을까?

올해도 이 일을 계속하면 어떡하지?

코로나와 같은 문제가 생겨서 이 일에 발목이 잡히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올 봄 부터 본업쪽에서 일이 조금 풀리기 시작하였어요.

그전까지는 면접의 기회 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는데요.

올 봄이 되어서부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몇 군데에서 출근하라는 합격통보를 받았어요.

그래서 5월부터 본업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그 이유로 인해 이 회사 일을 80%까지 줄이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계속 금전적인 사정이 갈수록 나아지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게 되어 7월에는 거의 이 일을 못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8월이 된 지금.

결국은 이 회사와 결별을 하게 됩니다.

이유는 더 이상 제가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지난 7월 마지막주는 이 회사일을 정리해야 했고,

8월 첫 주에는 이 회사에서의 정산과 본업쪽에서 해야 하는 프로젝트들에 열중해야 했어요.

다음주부터는 이 회사를 제외하고 제가 해왔던 일들만 하게 됩니다.

회사를 정리하면서 기분이 아주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요.

조금 허무하기도 하더라고요.

본업을 하기 전까지 하루에 10 ~ 12시간을 해오던 일이 없어지니까 굉장히 허전하더라요.

그 동안 미운정이 다 들었던 것일까요?


하지만 후련하긴 합니다.

언제쯤 끝날까, 나는 이 일을 끝낼 수 있을까?

너무 괴롭다고 느껴졌던 이 일이 끝났으니깐요.

그리고 이번 기회로 인해 어떤 일이든 끝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거기다 홀가분하다는 느낌도 드네요.

아쉽기도 하지만 너무 힘이 들었던 일이 하나 정리가 되었으니깐요.

이번 주말이 지나면 본업에 더 열중해야 하고,

그 외의 일도 열심히 해나가려고요.


참 힘든 일이었는데...

그래도 정리가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깜깜한 터널을 빠져나간 느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은 고마운 생각도 듭니다.

본업이 시원찮아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던 시절,

저에게 그래도 경제적인 도움을 주었던 일이니깐요.

그 2년 3개월동안 경제적인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주었기에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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