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쁜 이야기 Dec 01. 2022

나를 품어 준 사람들

2. 나를 품어 준 고양이들

세상의 욕망과 거꾸로 가겠다고 개기던 시절.


끊임없이 들어오는 돈에도 감사할 줄 모르고

자발적 가난을 살겠다며

끊임없이 빈털터리가 되었던 시절.


주인 잘못 만나 추운 옥탑에서 쌩고생한  냥이들.


정말 돈이 끊어져 보고 나니

돈벌이의 감사함과

성실함의 위대함과

가난의 생활화를 알게 되고


여우도 굴이 있고 새들도 둥지가 있는데

머리 둘 곳도 없으셨다던 주님과 함께라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

노래하던 이상적 자유 추구를 벗어나

이제는

따라 하지 마라. 내 멋대로 산다. 주의와 거리두기에 성공.


삶의 밸런스를 어느 정도 찾아가며

사회와 가족 안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부터의 행복에

충분히 충분한

어른이...

조금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사랑에. 책임을. 끝까지. 지는 거구나.

라는 걸 알기까지....



세상 물정 모르고

코로나가 닥치기 전까지

나 혼자 수행한다! 를 연출했던 철딲써니 주인을 따라

함께 동반해준 냥이들.


내 수행의 동반자였던 영민하고 교양 바른냥 시라 ♥


지능이 좀 모자라지만 사랑 많은 냥

 지금은 초기 치매인 마일이 ♥


5년 내내 이불 위에 오줌 싸는 버릇 못 고치더니

이사 와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개화 기적 쇼크를 선보인

 말리지 마라. 내 멋대로 산다 냥.  씨엘로♥


맨 처음 중성화를 시켰을 때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에 생각했지....

좀스럽지만 위대한 변명을.


고양이들끼리만 살면 알 수 없을

차원 높은 사랑을

인간에게 받는 거니까... 양해해줘.


너희끼리만 살면 혓바닥으로 털 핥아주는 것

서로 곤충이나 쥐 잡아 주는 것

추울 때 함께 뭉쳐 덜덜 떠는 것이 최선의 사랑이겠지만


나와 함께 살면

같이 이불 덮고 자고 맛있는 캔을 따먹고

자전거도 타보고 차도 타보고

여행도 가보고... 세상 좋은 거 웬만큼은 누릴 수 있니라.


하지만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시라를 갑작스레 천국에 보내고 나서 알았어.


내가 키워 준 게 아니라

너희가 변치 않는 사랑으로

참 희한한 인간 하나를 동행해 주고 있었다는 걸.


나를 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하느님께 쓰는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