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기획가 Aug 22. 2023

코칭 실패 사례-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코칭의 이해


KAC 인증 준비반 수업을 들었을 때 일이다.

이 수업은 전문코치의 슈퍼비전 하에 수강생들끼리 번갈아 가며 고객-코치 역할로 모의코칭을 하고 코칭 후 관객 역할의 수강생의 피드백, 전문코치의 피드백을 받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 수업을 들을 때 5명이 함께 수강했는데 나를 포함한 4명은 예전 오프라인 교육에서 20시간 함께 수업을 들었던 동기였다. 즉,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사적인 대화도 나눈 경험이 있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상태였다.


하루는 내가 코치, 다른 수강생이 고객 역할을 맡아 모의 코칭을 진행했다. 고객 역할의 수강생은 우리가 흔히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인 '식단관리'를 준비해 왔다. 이론 시간에 배운 대로 STAR 모델을 따라서 질문을 했고 타깃 단계의 질문인 고객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물어봤다.

워낙 자주 다루었던 질문이기에 몇 킬로 감량에 성공한 모습, 건강해진 모습, 연예인 000가 떠올라요 등등의

대답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응답이 없었다.

수업 중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전화가 끊어진 것인가 싶어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제 말 들리시나요?" 물었는데 갑자기 흑흑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수련 중인 초보 코치로서 전혀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고객이 눈물을 흘리니 나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리고 곧바로 이 고객이 왜 우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것 같았다. 예전 오프라인 수업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시험관 시술에 몇 번 실패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은 식단 관리를 잘해서 임신에 성공한 모습, 주변의 축하를 받는 모습일 것이고 그러기엔 현실과의 캡이 너무 커서 서러움이 울컥 올라왔다는 것을 나 역시도 3번의 시험관 시술 경험이 있기에 그 기간 동안 겪었던 좌절과 비참함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고객의 심리상태는 짐작했지만 나는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번 모의코칭을 프로세스와 시간을 지켜 완료할지, 아니면 비록 프로세스는 망하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읽을지. 매뉴얼을 벗어난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응용럭이 부족한 나는 이 상황에서 전자를 택했다.

다행히 고객도 '죄송하다'는 말로 빨리 안정을 찾았고 전형적인 코칭의 프로세스를 밟아나갔다. 하지만 코칭 대화는 겉돌았고 무미건조했다. 말하는 도중에도 스스로 '이건 망했다' 생각이 들었다. 시협에서 채점 포인트인 15분 이내로 코칭을 끝냈지만 개운하지 않은 기분이었다.


버거운 15분이 지나고 피드백의 시간.

예상한 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객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해 아쉬웠다는 의견이었다. 로봇같이 대응한 나 자신도 무척 한심스러웠지만 이것이 실제 상황이 아님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에 수업을 담당하신 전문코치의 조언은

시간 내에 프로세스를 모두 밟지 못하더라도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였다. 고객이 눈물을 흘릴 때, 잠깐 기다려주고 그때 흘린 눈물은 어떤 의미였는지 물어보고, 충분히 공감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하여 코칭을 마무리해야 한다면 오늘 대화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 하나만 짚고 간다면(또는 실천한다면) 어떤 것을 시도해 보겠느냐고 물어보고 대화를 종료하면 된다는 팁을 얻었다.


아~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구나. 큰 깨달음을 얻었고 체한 거 마냥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코칭에서는 무엇보다도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를 다시 키운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