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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결 Feb 20. 2024

사랑은 독사과이다

나를 살리고 죽이는 그 사람, 사랑


사랑은 나에게 도피이다. 즐거운 일만 가득하고 내게 고민 따위는 없다는 듯이 하루를 잊기 바쁘다. 문장은 무뎌지고, 타인에 의지해 기쁨을 취하는 나날의 반복이다. 혼자가 되기가 두려운 건 아마 솔직한 내 마음을 정리하기 싫어서이다.

사랑을 믿지만, 때론 그 나약함이 나를 망설이게 한다. 사랑은 나를 나약하게 한다. 차분하고 멍을 때리며 묵묵히 글을 쓰던 날 뒤돌아 보게 한다. 밟히고 거슬리는 것들이 많아진다. 아이처럼 애정에 목마르고 옴쌀달싹 그 사람의 노예가 돼버린다.

 어찌 보면 나라는 사람이 부족할까 봐 혹은 내 마음이 가난해서 다 퍼주고 나면 불안해지는 걸지도 모른다. 빈 곳을 오로지 상대의 애정만으로 채우려 하는 나의 욕심이 집착이 되어 미운 감정이 된다. 내가 원하는 건 여러 명의 친구가 아니라 한 사람과 손을 맞잡고 내내 눈을 맞추며 나누는 대화이다. 또 따듯한 눈빛에 비치는 나를 보며 하루를 숨 쉰다. 조금이라도 전과는 달랐을 때 사나워지는 내 마음이 못났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좋은 걸 쥐었다는 생각에 놓으면 사라질까 욕심만 가득하다. 사랑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사랑은 고통이고 추하다. 사랑은 달콤한 향을 지닌 독사과이다. 유일한 해독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의  따스한 손길과 다정한 말들이 없다면 스스로 먹은 독에 매일 죽어가는 것. 그게 사랑이다. 나를 살리고 죽이는 것 그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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