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정말 '복'일까.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없어진 지 오래,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 경험을 갖고 있는 듯하다.
퇴사가 결정되고 나면 인수인계를 확실히 하고 끝마무리를 빈틈없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평소 열심히 하던 업무들이 전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이제 곧 아무것도 아닌 남의 일이 될 것들.
일에 대한 후련함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짜릿한 건 평소 마주하기 힘들었던 직장상사나 동료와 매일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다니던 직장에서 곧 퇴사한다는 지인에게 물었다.
"며칠 있으면 퇴사하시는데 기분이 어때요? 너무 좋지 않아요?"
답장은 예상 밖이었다.
"잘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 사수한테 카톡이 왔는데 너무 감동해서 펑펑 울었지 뭐예요ㅠㅠ"
그 사수는 친절하고 화를 내는 법이 없는, 거의 완벽한 분인 듯했다. 심지어 연차도 그 친구 스케줄에 맞춰서 낸다고 했다.
그런 천사 같은 사수가 카톡으로 '그동안 잘 못해준 게 생각나서 너무 미안하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분과 일하셨다며, 그것도 큰 복이라고 말했다.
인턴이었기는 했지만 나도 첫 직장에서 정말 좋은 분들과 일 했다.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서투른 나에게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여성으로서 저렇게 멋지게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 주신 분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소위 말하는 '걸 크러쉬'에 걸맞은 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일하던 물류 팀원은 인턴까지 총 4명이었는데, 모두 여성이었고, 팀장님은 빠르게 승진하셔서 젊은 나이에 차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계셨었다.
그곳에서 정말 '팀워크'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그때는 자주 있던 회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재밌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수, 좋은 팀원을 만나는 것은 한 사람의 '복'이나 '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60% 이상은 본인의 기준과 판단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보는 창은 내 마음을 따른다.
나도 누군가와 일을 하든, 관계를 맺든, 그들의 장점을 더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헤더 출처: 무한도전 2016 무한상사 스틸컷